지난 8일 필자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이메일로 지역주간신문 발행인들에게 보냈다.‘국회 탄핵표결이 예정된 내일은 국가의 명운이 걸린 날입니다.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한 표를 행사하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와 우리 자손의 미래가 결정됩니다.그런데 아직도 많은 국회의원들이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국민 전체의 눈치를 보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을 선출해준 지역 유권자의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한편 지역 유권자들은 자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탄핵안에 대해 어떻게 표결할 것인지 알고 싶어 합니다. 그들이 탄핵안에 대해 찬성
“세미원 계속 쑤실 거예요? 그런다고 바뀔 것 같아요? 이훈석 대표 나가면 뭐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나본데 턱도 없는 소리마세요. 어차피 관피아들 낙하산으로 내려올 텐데 그걸 진짜 모른단 말입니까?”이훈석 대표의 예산 전횡에 따른 감사원 감사 착수로 세미원 취재를 시작하던 지난 9월, 세미원 한 여성직원이 한 말이다. 그땐 그 말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설마’했다. 불길한 예상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신문을 만든 지 5년이 지났건만 양평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아주 순진했거나 능력이 모자란 게 분명하다. 그 직원의 가소로움이 묻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37 크고 현란한 간판이 거리의 경관을 지배하는 간판공화국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행정관청에 의한 대대적인 간판정비사업이 적지 않게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그 방식은 대부분 아크릴과 LED를 이용한 획일적인 디자인이다. 디자인이나 색깔, 글씨체도 거의 동일하다. 단지 크기만 줄이고 불법간판을 정비하는 데 집중한 것 같다.그러나 이러한 간판정비사업에 대한 평가는 좋지 않다. 벌써 2008년경부터 반성이 나오고 있다. 당시 서울의 도시경관 정책을 총괄하는 권영걸 서울시 디자인서울총괄본부장은 어느 신문과의 인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이 ‘학교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운영기관인 9개 광역문화예술교육센터(이하 광역센터) 대신 대학을 포함한 민간단체를 선발․운영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공모에 들어가자 파행운영,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학교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은 지난 2000년 실업문제 극복의 일환으로 국악강사를 학교에 파견하는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후 예술가를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연수를 실시해 학교현장에 예술 강사로 파견해왔다. 현재 진흥원과 광역센터는 국악강사를 파견하는 국
배잔마을 아래 대평저수지를 끼고 도는 341번지방도인 대평로 변에서 신라고분군 다음으로 눈여겨 볼 곳이 있으니 바로 임진왜란과 관련이 있는 기념물인 임진의병전적지공원이다.육군 병력을 9번대로 나누고 해군 등 총 20여 만 명을 동원하여 조선을 침략한 왜군은 부산포에 침입한지 단 20일 만인 5월 3일 서울을 점령하였다. 서울에 제일 먼저 입성한 왜적은 고니시(小西行長,이하 ‘소서행장’이라 한다)가 이끈 일본군 1번대였다.왜군1번대에 부산첨사(釜山僉使) 정발(鄭撥)이 맞서 싸웠으나 패하여 전사하였고, 왜군은 이어 동래부를 침공하였는데
배잔마을 아래에는 1962년 축조된 넓이가 10㏊에 이르는 대평저수지가 있다. 이 저수지를 끼고 341번지방도인 대평로가 절운고개와 연결된다. 대평저수지를 끼고 도는 대평로변 50여m에는 두 가지 눈여겨 볼 곳이 있다.한 곳은 도로변 산기슭에 있는 대평리 고분 2기다. 양평 대평리고분군이라 하는데 대평리에서 망미리로 향하는 대평저수지 도로변의 독립가옥(양평군 지평면 대평로 151)으로부터 약 50m 지점의 도로와 지평면 대평리 산23-1번지 산기슭사이에 위치하고 있다.2015년 10월28일 고분1호분에 이어 2호분의 발굴을 완료한
2016년 12월9일 국회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의결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이 전체 국회의원 300명의 3분의1을 넘는 상황에도 234명이 찬성했습니다. 이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의 직이 정지됐고, 새누리당은 탄핵 결과에 대한 찬반으로 나눠졌습니다.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직에서 끝이 난 것은 아닙니다. 국회가 의결한 대통령 탄핵은 단지 그의 대통령 직을 정지했을 뿐입니다. 그를 대통령 직에서 끝나게 하려면 헌법재판소가 국회의 탄핵이 정당하다는 심판을 해야만 합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에서 물러나는
농가소득 증대는 오랫동안 우리 농정의 가장 중요한 목표였고,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연구자와 현장의 농민들도 농가소득 증대를 가장 중요한 농정과제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타결 및 각종 FTA의 체결과 함께 지속적으로 확대된 농산물 시장 개방에 따라 농가소득 증대(안정)는 농식품부 정책사업의 추진과정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성과지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 2000년대 초반, 당시 농림부의 국장 한 분이 ‘
요즘 관광상품으로 체험프로그램이 대세다. 보고 듣고 사먹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직접 뛰어 들어 온몸으로 전해지는 짜릿함과 뿌듯함이 더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체험프로그램을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고 당해야 하는 입장은 죽을 맛이다. 요즘 온 국민이 당하고 있는 ‘나라 말아먹기 체험’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은 분노와 혐오, 절망감, 자괴감, 무기력 등을 망라한 ‘우울증 종합체감세트’다. 조롱거리가 된 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국제적 쪽팔림은 덤이요 후유증도 추가다. 원인은 사람 잘못 뽑아 생긴 일이다. 양평도 ‘세미원’의 대표이
‘지식(GSEEK, www.gseek.kr)’은 경기도가 만든 무료 온라인평생교육 포털이다. 기존 ‘e-배움터 홈런(Home-Learn)’과 창조학교의 온라인 강좌를 통합했다. 도민, 나아가 전 국민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참여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학습과 소통의 장이다. 또한 상호학습에 최적화된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도민이 직접 자신의 강의를 꾸려 온라인 학습자가 될 수 있는 마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다.‘지식’은 홈런, 창조학교의 기존 강좌들은 물론 신규강좌를 선보인다. 기존 강좌는 오는 31일까지 ‘지식’과 함
큰아이가 배낭여행을 간다고 해서 용감하게 따라 나섰다. 영어도 힘들고 체력도 힘들고 무엇보다 걸리는 식구들이 너무 많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오겠냐 싶어 용기를 냈다. 중년의 뻔뻔함이 용기를 내는데 도움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믿음직스럽게 자란 큰 딸이 결정적 의지가 되었다. 남편의 주도로 몇 번 가족여행을 간 적은 있지만 단 둘이 나서기는 처음이라 서로 의지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가족이야기도 많이 하고 우리 집 동물들과의 추억거리, 주변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 등 관심사가 겹치니 레이더에 들어오는 것을 공유하는 재미가 쏠쏠했다.그중 단연
지금까지 마을 발전을 위한 여러 요소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마을발전의 단계론적 접근을 언급했습니다. 마을은 가장 먼저 생활공동체로서의 기반을 형성해야 하고, 두 번째로 학습공동체로서 마을의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세 번째 단계로 두 가지의 기초위에 경제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이번 회에는 마지막 단계인 나눔 공동체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사람은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꿈꿉니다. 하지만 ‘행복은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라는 것도 연재를 시작하면서 말씀드렸습니다. 더불어 가장 큰 행복감을 느낄 때는 바로 자신의 존재감
55회 민주가 일류 사기꾼이 되었다구? 세상의 모든 싸움이 이처럼 어이없는 싸움이라면 이 세상은 과연 이상적인 세계일까? 사람 사는 맛이 없는, 너무 단순하고 지루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는 이제 그런 내가 싫을 때가 있다. 그런 무거운 의식 속에 갇혀온 것이 후회스럽다. 요즘은 가벼워지고 싶다. 대구에서 공장을 태우고 서울로 올라와 셋방살이를 할 때다. 그때 나는 리어카 배추장사를 하고 있었는데, 옆방에 세 들어 사는 술집 아가씨가 나를 오라버니라고 부르며 무척 따랐다. 그녀도 양심을 지키느라 직장 생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36 대구에서 가볼만한 특색 있는 거리 중 하나가 대구약령시다. 약전골목이라고도 불리는 이 곳은 조선조 효종 때부터 한약재와 약초를 파는 시장으로 개설되었다. 과거에는 봄과 가을에 한 달씩 열렸지만 오늘날에는 상설화된 전통시장이다. 더구나 거리의 한편엔 대구에서 제일 오래된 교회인 대구제일교회가 옛 건축물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함께 볼만하다.약령시장 뒤편으로 간판이 비교적 예쁘게 정비된 골목이 있다. 간판정비사업이 행해진 곳 치고는 비교적 개성 있는 간판들이 있다. 어느 음식점의 경우 부식된 철판의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촛불시위는 1987년 6월 항쟁을 떠올리게 한다. 박근헤 정부에서 발생한 부정부패와 권력남용은 6월 항쟁이 아직 현재 진행형임을 증명해준다. 민주주의는 저절로 정착되는 것이 아니라 시련과 저항을 통해서 완성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부패한 권력층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국민과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인지는 분명해 보인다.6월 항쟁에 직면한 당시 노태우 정권은 소위 6·29 선언을 통해 성난 민심을 가라앉혔다. 당시 6·29 선언에는 대통령 직선제, 기본권 보장, 언론자유 보장, 정당 활
아름다운 마을을 찾아가는 여행 35 일본 교토는 17개의 세계문화유산을 가진 도시다. 그도 그럴 것이 1600년경 도쿄로 수도를 옮기기 전에는 거의 계속하여 일본의 황궁을 비롯한 통치기능의 중심이었기 때문이다. 역사적 전통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문화예술과 결합해가는 도시다. 나는 개인적으로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교토를 첫 번째로 꼽는다.교토의 거리는 아름답다. 교토 거리의 아름다움의 첫 번째 상징은 기온거리다. 기온은 하나미코지(花見小路)를 중심으로 옛 요정건물을 그대로 보존한 거리다. 밤이면 옛 건물을 그대로 사용한
54회 사단장님 고마워요 나는 착하다는 말을 들으면 소름이 끼쳐요. 착하다는 말은 이 사회를 떠나라는 말과 같아요. 이 사회에서 살 능력도 없고, 살 필요도 없다는 말이죠. 그런데 왜 이처럼 장삿속은 밝은지 모르겠어요. 도대체 나는 누굴까요? “오늘 지휘관들이 모인 자리에서 사단장님이 글쎄 춘천옥 말씀을 하시더라구요.”“무슨 말을?”“사장님의 사업정신이 놀랍다구요. 특히 신용에 대해 자랑하시던데요. 그러니 우리들보고 사장님의 그 정신을 본받으래요. 그러면 성공한다구요.”“내가 존경하는 장군이시지. 매사에 철저한 지휘관이시구.”그들이
배추에서 받아낸 씨앗을 다시 심으면 어떻게 될까요? 2대째 정체불명의 잡초, 3대째 온갖 벌레의 공격으로 초토화, 4대째 괴상한 모양의 배추, 끝내 배추 씨앗에서 배추를 수확하지 못한 한 농부의 5년간의 실험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경악했던 기억은 ‘도대체 GMO란 뭘까? 또, GM작물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을 갖게 했습니다.석과불식(碩果不食), ‘씨 과실은 먹지 않는다’는 뜻으로, 고 신영복 선생께서 평생 마음에 품고 살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유명해진 말입니다. “농부는 굶어 죽어도 씨앗을 베고 죽는다.
고개이름인 패현(敗峴), 그 고개가 있는 마을인 패현리(敗峴里), 또 다른 고개이름인 구질현(仇叱峴), 산 이름인 고라산(古羅山)은 모두 지금은 쓰이고 있지 않아 사라진 지명(地名)이다.패현(敗峴)을 의역하면 ‘패한 고개’이다. 「하동정씨익위공파족보」(2010년 간행) 횡간보 13쪽 정응린(鄭應麟)기사에 보면 ‘同年(壬辰)五月八日殉節砥平古羅山下敗峴里敗峴自敗峴之名自此始矣〔정응린은 1592년(임진) 5월8일 지평 고라산 아래 패현리에서 순절하였는데, 패현이란 이름은 이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적혀있다. 이는 1725년(영조1) 10월
단테의 신곡은 인생의 중반기에 들어선 주인공이 속세에서 방황할 때에 한 시인을 만나 그의 안내로 지옥과 연옥, 천국을 일주일동안 순례하는 것이 그 줄거리다. 첫 연은 이렇다.‘인생의 중반기에서 올바른 길을 벗어난 내가 눈을 떴을 때는 캄캄한 숲 속에 있었다. 그 가열하고도 황량한, 준엄한 숲이 어떤 것이었는지 입에 담기조차 괴롭다.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진다. 그 괴로움이란 진정 죽음과도 같은 것이었다.’생의 고달픔을 시적詩的으로 표현한 책이다.그 삶에서 조금 벗어난, 얼마 전 오빠가 세상을 떠났다. 그도 평생 몸서리처지는 삶을 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