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원 이사회, 7:1로 기노준씨에 ‘표 몰아주기’
‘50점 격차’ 준 추천위 면접심사 ‘무효’ 불씨
(재)세미원 이사회(이사장 김성재 부군수)가 결국 양평군청 4급 서기관 출신의 기노준씨를 대표이사로 의결했다. 군민들은 세미원의 정상화를 염원하고 ‘관피아 척결’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양평군이 ‘관피아 협치’를 계속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미원은 지난 21일 양서친환경도서관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노준 전 세미원 사무국장을 대표이사로 의결했다. 이사회에는 김성재 이사장 권황주 배로농원 대표, 김윤중 군 관광진흥과장, 손기용 물소리길협동조합 이사장, 이부영(전 양평부군수) 경기도시공사 부사장, 이훈석 세미원 대표이사, 전영호 양서면장, 최성호 양서면체육회 명예회장 등 이사 8명이 참석했다. 윤재윤(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불참했다. 이사회 표결 결과 기노준씨가 7표를 받아 1표에 그친 홍정석(전 경기도의원) 현 세미원 이사를 누르고 대표이사가 됐다. 기씨는 이사장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며, 오는 28일부터 임기 2년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앞서 세미원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식 전 군의원)는 지난달 7일 서류심사를 통해 11명의 응모자 가운데 5명을 선발했다. 이어 지난달 14일 면접심사를 실시해 기노준·홍정석씨를 1·2위로 추천했다. 당시 본지 취재 결과 최 위원장이 1·2위 점수 격차를 무려 48점을 둬 심사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추천위원 4명의 평가가 반영되지 못했고, 위원들의 배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곧바로 추천위의 ‘비밀주의’와 ‘무책임’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최 위원장은 이에 더해 지난 14일 본지와 한 통화에서 홍정석씨를 겨냥해 “여성은 세미원 대표이사를 맡기에 부적합하다”고 밝혀 성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추천위원은 “부적절하고 편향적인 심사 결과는 무효이며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현일 군의원은 군정질문에서 이사회의 대표이사 선출 중지와 함께 추천위의 평가 점수 공개를 요구했다.
이 같은 결과에 관피아 척결과 운영 정상화를 요구해온 세미원 노동조합은 분노를 넘어 허탈해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7:1이라는 표결 결과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며 “세미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관피아 척결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앞으로 단체협상 등을 통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