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원 이사회, 7:1로 기노준씨에 ‘표 몰아주기’

‘50점 격차’ 준 추천위 면접심사 ‘무효’ 불씨

 

(재)세미원 이사회(이사장 김성재 부군수)가 결국 양평군청 4급 서기관 출신의 기노준씨를 대표이사로 의결했다. 군민들은 세미원의 정상화를 염원하고 ‘관피아 척결’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양평군이 ‘관피아 협치’를 계속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훈석 세미원 대표이사가 자살을 암시하는 편지를 쓰고 잠적한 지 24일 만인 지난 21일 공식적인 자리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이사가 세미원 이사회에 참석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그는 촬영을 하자 큰 소리로 “왜 찍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미원은 지난 21일 양서친환경도서관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노준 전 세미원 사무국장을 대표이사로 의결했다. 이사회에는 김성재 이사장 권황주 배로농원 대표, 김윤중 군 관광진흥과장, 손기용 물소리길협동조합 이사장, 이부영(전 양평부군수) 경기도시공사 부사장, 이훈석 세미원 대표이사, 전영호 양서면장, 최성호 양서면체육회 명예회장 등 이사 8명이 참석했다. 윤재윤(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불참했다. 이사회 표결 결과 기노준씨가 7표를 받아 1표에 그친 홍정석(전 경기도의원) 현 세미원 이사를 누르고 대표이사가 됐다. 기씨는 이사장 임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으며, 오는 28일부터 임기 2년의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앞서 세미원 대표이사 추천위원회(위원장 최영식 전 군의원)는 지난달 7일 서류심사를 통해 11명의 응모자 가운데 5명을 선발했다. 이어 지난달 14일 면접심사를 실시해 기노준·홍정석씨를 1·2위로 추천했다. 당시 본지 취재 결과 최 위원장이 1·2위 점수 격차를 무려 48점을 둬 심사공정성을 두고 논란이 됐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추천위원 4명의 평가가 반영되지 못했고, 위원들의 배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곧바로 추천위의 ‘비밀주의’와 ‘무책임’ 행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최 위원장은 이에 더해 지난 14일 본지와 한 통화에서 홍정석씨를 겨냥해 “여성은 세미원 대표이사를 맡기에 부적합하다”고 밝혀 성차별적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훈석 대표이사는 추천위원회의 잘못된 심사를 규탄하고 세미원의 정상화와 전문경영인을 원한다는 세미원 노조의 집회 현장에 나타나 집회를 하지 말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한 추천위원은 “부적절하고 편향적인 심사 결과는 무효이며 재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현일 군의원은 군정질문에서 이사회의 대표이사 선출 중지와 함께 추천위의 평가 점수 공개를 요구했다.

이 같은 결과에 관피아 척결과 운영 정상화를 요구해온 세미원 노동조합은 분노를 넘어 허탈해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7:1이라는 표결 결과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며 “세미원 정상화를 위해서는 관피아 척결이 반드시 우선되어야 한다. 앞으로 단체협상 등을 통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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