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담당관, 관련 공무원 신고 의무 위반사항 조치 예정

최영보 양평군의원은 지난 30일 제292회 양평군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양평군 공직사회의 청렴 감수성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판했다.

지난 30일 최영보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는 모습
지난 30일 최영보 의원이 5분 자유발언을 하는 모습

최영보(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 양평군의 청렴 감수성이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허가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축사회로부터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도 문제지만, 이와 같은 사례가 매년 관례적으로 반복되었고, 그동안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 의원은 “건축 허가를 구하는 건축사회가 허가 담당 공무원에게 표창장을 주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더구나, 표창을 하면서 행사에 참석한 군수에게 표창받은 공무원을 잘 봐달라 부탁하는 대목에서 본 의원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중략) 저는 이런 행사가 수년 동안 관례적으로 지속해 왔고, 양평군에서 공무원이 초청되어 표창까지 받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감사팀은 철저한 조사를 하기 바랍니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날 받고 바로 돌려줬다는 말이 사실이길 바래봅니다. 양평군 청렴도 향상을 위해 간부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해 모든 공직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청렴하면서도 유연하게 적극행정을 펼쳐줄 것을 당부드리며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 사안을 조사 중인 감사담당관 관계자는 “(기프트 카드를) 바로 돌려줬더라도 저희한테 신고를 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그런 의무를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조치할 예정”이라며 “지역건축사회에는 자세한 경위를 확인하고 청탁금지법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조치를 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5분 발언 전문이다.

5분 발언

5분 발언

존경하는 윤순옥 의장님 그리고 동료 의원 여러분, 또 양평군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전진선 군수님과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무거운 마음으로 5분 발언을 신청하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1월 26일, 국민권익위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우리 양평군의 청렴도는 전년도 2등급에서 4등급으로 추락했습니다. 심히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또 며칠 전 한 언론에서 양평군청 허가부서 공무원이 지난 1월 12일,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축사회 회장 이취임식장에서 표창장을 받고, 부상으로 기프트 카드를 받은 사실이 보도되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 양평군의 청렴 감수성이 심각한 상황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합니다. 허가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직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건축사회로부터 금품을 받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사실도 문제지만, 이와 같은 사례가 매년 관례적으로 반복되었고, 그동안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문제가 된 그 날 행사장에 군의원의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건축사회에서 허가 담당 공무원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건축 허가를 구하는 건축사회가 허가 담당 공무원에게 표창장을 주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더구나, 표창을 하면서 행사에 참석한 군수에게 표창받은 공무원을 잘 봐달라 부탁하는 대목에서 본 의원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그날 현장에서 느낀 바로는 표창을 받는 당사자인 공무원들도 그리 즐거운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오리려 내가 왜 여기에 나왔지? 하는 표정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저 역시도 남의 잔치에 잔치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장식품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이런 자리가 얼마나 어색한 자리인지, 상황을 바꾸어보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양평군청 허가과 공무원들의 단체 회식 자리에 건축사회 회원을 초청하고 이를 군민의 관점에서 지켜보면 어떤 느낌이 들겠습니까!

저는 이런 행사가 수년 동안 관례적으로 지속해 왔고, 양평군에서 공무원이 초청되어 표창까지 받는 것에 대해 지금까지 아무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봅니다. 본 의원이 양평군의 청렴 감수성을 문제 삼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본 의원은 이번 기프트 카드 수수 건으로 문제가 된 공무원도 양평군도 청렴 감수성의 희생자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3월 18일 발표된 국민권익위의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보고서를 보면, 외부인인 민원인이 경험한 부패 경험도는 0.31퍼센트였습니다. 다시 말해 일반 주민들은 1,000명의 공무원 중 3명의 부패 공무원을 경험했다는 뜻입니다.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는 부패사례가 드러나면 최대 15%의 감점이 내려지는 조사방식이기 때문에 997명의 공무원이 청렴해도, 단 3건의 부패 사실이 드러나면 4등급으로 떨어질 수 있습니다. 본 의원은 우리 양평군의 99.7퍼센트의 청렴한 공직자들이 이번 일로 상처받지 않고 평소처럼 묵묵히 소명을 다할 것을 믿습니다. 또 이번 청렴도 평가 보고서를 보면 ‘기관장‧고위직의 관심과 노력이 모든 영역에 광범위한 상관관계 존재’ 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본 의원도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본 의원은 지난 3월 7일, 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양평군 청렴도 대책 회의에서 군수님이 하셨다는 ‘거북이와 뽕나무’ 우화를 공무원들에게 전해 듣고 귀를 의심했습니다. 오늘 이 본회의장에 참석한 공직자 대부분이 그 회의의 참석 대상자였으니 분명히 기억하시리라 봅니다.

군수께서는 한 효자가 병든 어머니를 위해 거북이를 잡아가던 중 뽕나무 밑에서 잠시 잠이 들었는데, 거북이가 “나는 잡혀가도 걱정이 없다. 어떤 불로도 나를 삶을 수 없다”라고 자랑하자 뽕나무가 “나를 땔감으로 쓰면 그 어떤 것도 삶을 수 있다”라고 자랑한 것이 화근이 되어 뽕나무와 거북이가 죽음을 맞게 되었다는 우화를 소개하며 청렴도 대책 회의 참석 공무원들에게 ‘보안이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셨다는 내용입니다. 양평군의 청렴도가 2등급에서 4등급으로 떨어진 것이 공무원들이 보안을 지키지 못해서 벌어진 일처럼 들리는 대목입니다. 

청렴의 의무보다 보안의 의무가 강조되면 양평군의 청렴도는 영원히 4등급을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본 의원의 생각입니다.

언론 보도 직후, 제 주변에서 ‘신문에 난 거 누가 신경이나 쓰냐’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들려옵니다. 감사팀은 철저한 조사를 하기 바랍니다. 거짓은 거짓을 낳는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날 받고 바로 돌려줬다는 말이 사실이길 바래봅니다.

양평군 청렴도 향상을 위해 간부 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해 모든 공직자가 한마음 한뜻으로 청렴하면서도 유연하게 적극행정을 펼쳐줄 것을 당부드리며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저는 이번 임시회와 오는 6월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양평군의 청렴 감수성 문제를 철저하게 따질 것을 이 자리를 빌려 군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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