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회 새누리당 독식구조 깨져… 정병국 장악력 ‘의심’

의장단 선출 당일인 1일까지만 해도 박명숙 군의원이 군의회 의장에 선출된 것은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종식 의원이 의장이 될 것이란 모두의 예상을 깬 것이 첫째 충격이었고, 첫 여성 의장 탄생이라는 것이 둘째 충격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이면에 당론을 둘러싼 암투가 도사리고 있었다. 한 전직 군의원은 “의장과 부의장을 독식하려던 새누리당이 보기 좋게 당한 것”이라며 “여의도에서도 보기 힘든 정치적인 술수가 판을 뒤엎어버렸다”고 분석했다.

관심은 과연 누가 이런 판을 짰느냐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박명숙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박현일, 송요찬 두 의원이 손을 잡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예상치 못하게 의표를 찔린 가운데 ‘야합’이란 표현을 쓰고 있다. 이 분석에 의하더라도 박명숙 의원을 선택한 4표 가운데 이들 3명 외 내부 반란표가 1명 더 존재한다. 새누리당은 이 1표까지 찾아내 책임을 물을 태세다.

새정치민주연합 쪽에서는 새누리당 내부의 분열로 본다. 무리한 당론 결정이 낳은 반발이라는 것이다. 수적 우위로 의장단을 독식하려던 반의회적인 태도가 화를 불렀다는 입장이다. 본인들이 기획한 것이 아니냐는 새누리당 쪽의 의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새누리당이 박명숙 의장을 제명함에 따라 군의회는 새누리당 대 야당‧무소속 5대2 구도에서 4대3 구도로 변했다. 새누리당내 반란표 1명까지 탈당한다면 구도는 3대4의 여소야대 구도로 급변한다. 여기까지 계산해보면 이번 사태는 우연이라고 보기는 좀 힘들다.

이번 사태로 새누리당은 큰 상처를 입었다. 당론을 정하고도 당론이 깨지는, 다수당이면서도 당론을 관철시키지 못하는, 역습에 손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병국 의원의 장악력과 지도력 또한 의심받게 됐다.

반면 김선교 군수는 의회와의 관계에서 운신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이면서도 김선교에 반감을 가지는 새누리당의 영향력이 의회에서 약화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독식할 수 없는 구조, 새누리당 내에 반란표가 숨어 있는 4대3 구도는 다수당을 다수당이 아니게 만드는 절묘한 구도다. 의회가 토론과 타협의 장임을 생각하면 군민에게도 절대 나쁜 구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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