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운영위 “‘이종식 의장 선출’ 당론 어겼다” 분개
의장단 독식하려다 자중지란, 군민신뢰 땅에 떨어져

새누리당 양평운영위원회가 2일 박명숙 군의회의장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 1일 실시한 군의회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야당과 야합이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일부 운영위원은 “새누리당의 탈을 쓰고 선거에서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사람들”이라는 극한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새누리당 양평운영위원회(위원장 심재만)는 2일 공흥리 당사에서 운영위원회를 소집하고 박명숙 의장을 제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날 군의회 의장단 투표 결과 박명숙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기 때문이다. 복수의 새누리당 군의원들에 따르면 당초 의장단은 이종식 의원을 의장으로, 박명숙 의원을 부의장으로 하는 ‘당론’이 이미 정해졌다. 하지만 결과는 이와 달랐다. 박명숙 의원이 의장으로 선출됐고, 부의장은 새누리당이 아닌 새정치민주연합 박현일 의원에게 돌아갔다. 여야 군의원 혹은 제3의 인물 등 보이지 않는 야합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결과에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자중지란’의 결과라는 비난이 쏟아졌고, 야당 군의원이 부의장에 선출된 것에 대한 책임 시비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군의원들은 의장단 선출을 앞두고 줄곧 “야당에 부의장 몫은 없다”고 공공연하게 밝혔던 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새누리당 양평운영위원회의 입장은 강경하다. 문제가 확대되자 박명숙 의장은 결국 스스로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박 의장은 이날 운영위원회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박화자 군의원 편에 탈당서를 전달했지만, 운영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탈당’이 아닌 ‘제명’ 조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운영위원회는 박 의장에 대한 제명 의결서를 3일 경기도당에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 1일 의장에 선출된 박명숙 의장이 본회의장에서 의사진행을 하고 있다.

정병국 의원은 “원구성은 군의원들의 몫이지 국회의원이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라며 “다만, 이런 결과가 나올 바에야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거치든지 아니면 애초 서로 합의를 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번 일을 군민들이 어떻게 바라볼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양평운영위원회의 한 위원은 “군의원에 당선만 되면 그만이라는, 새누리당의 탈을 쓴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야합보다 더 큰 문제는 같은 당 군의원끼리 기본적인 신뢰가 땅에 떨어진 현실이 아쉽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박현일 부의장은 “지방정치도 작은 단위의 정치지만 군의원의 기본적인 책무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며 “의장단 선출을 놓고 빚어진 이번 갈등은 기초의원 공천제의 병폐가 드러난 것”이라고 진단했다.

1일 실시한 제7대 군의회 의장단 선거는 박명숙 의원이 4표를 얻어 3표를 받은 이종식 의원에 앞서 의장에 선출됐다. 부의장은 3차 결선투표 끝에 박현일 의원이 선출됐다. 1차 투표는 이종식 의원 3표, 박현일 의원 2표, 이종화 의원 1표, 무효 1표로 과반수 득표자가 없었다. 2차 투표에서는 박현일 의원 3표, 이종식 의원과 이종화 의원이 각각 2표를 얻어 역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결국 3차 투표에서 박현일 의원이 4표를 얻어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종식 의원은 2표, 이종화 의원은 1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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