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 아이비영농법인 양경열 대표

봉독·허니와인·프로폴리스 등으로 고소득 창출

‘허니와인’으로 한단계 진화… “행정지원 절실”

“이젠 벌꿀 판매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봉산물(蜂産物)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양평군 강하면 왕창리의 조용한 산골에 위치한 아이비영농조합법인. 이곳은 매년 수천 명의 양봉관계자 및 지자체 공무원들이 견학을 올만큼 한국의 대표적인 봉산물(꿀,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화분, 봉독 및 봉침) 가공회사로 유명하다.
 
▲ 아이비영농조합법인 양경열 대표가 자체 개발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양 대표는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봉독·허니와인·꽃가루․프로폴리스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다.
30여명의 조합원과 5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이비영농조합법인’의 대표이자 경기도양봉연구회 회장인 양경열(60)씨는 양봉농가가 생산한 봉산물로 다양한 가공품을 개발해 양봉업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늦깎이 양봉남, 봉독에 빠지다
양 대표가 처음 양봉을 시작한 것은 13년 전인 2000년으로 남에 비하면 늦깎이다. 좋은 꿀을 직접 만들어 먹고 싶어 시작했다는 양 대표는 바로 꿀벌의 매력에 빠져 당시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고 곧바로 양봉에 전념했다.
 
그가 양봉산물 가공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02년 경기도양봉연구회의 회장을 맡으면서부터다. 값싼 수입 벌꿀이 점차 늘어나고 벌꿀 생산단가가 급격히 오르자 그는 양봉농가들의 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당시 봉독·프로폴리스·로열젤리·화분 등 다양한 봉산물이 있었지만 제대로 상품화하거나 품질을 검증받지 못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2002년 경기도양봉연구회를 설립하고 2007년에는 연구회원들과 아이비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2008년에는 봉산물가공연구소를 세웠다.
 
양 대표가 먼저 도전한 것은 봉독 추출이었다. 목 디스크로 고생하던 그가 봉침으로 효과를 보고 그 효능에 확신이 생겼다. 연구 도중 봉독이 젖소의 유방염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가축 항생제로 활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봉침액‧프로폴리스 상품화 성공
농촌진흥청과 경기도농업기술원의 기술지원으로 봉침액 디지털 채집기를 개발해 대량으로 봉독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가축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기 위해 경기도양돈연구회·파주연천축협 등과 봉침액 공급 협약을 체결하는 한편 경기도의 시범사업으로 양돈·낙농농가에 봉침액을 공급하고 있다. 2010~2011년에는 봉독판매로만 15~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 프로폴리스 진액
양 대표는 “40여 가지 성분으로 이뤄진 봉독은 먹어도 전혀 문제가 없는 천연항생물질”이라며 “항생제 대신 봉독을 이용해 젖소의 유방염을 치료하면 소비자들에게 무항생제로 키운 안전한 우유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가 두 번째로 관심을 쏟은 것은 프로폴리스였다. ‘꿀벌 아교(봉교)’로도 불리는 프로폴리스는 꿀벌들이 집을 지을 때 식물에서 모은 진액과 타액을 혼합해 바르는 것으로 플라보노이드류와 페놀류가 주성분이며 미네랄과 중금속 등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천연항생제로 특히 치통과 잇몸염증에 탁월하다. 최근 연구에서는 가벼운 상처 소독과 피부병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양 대표는 추출하기 어려운 프로폴리스를 1주일 만에 추출하는 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받았고 프로폴리스 치약과 진액 개발에 성공해 시판하고 있다.
 
벌꿀상품의 진화… ‘허니와인’
“2011년 벌꿀 풍년이 들어 재고가 많이 쌓였다. 이를 어떻게 처분할까 고민하다 만든 것이 ‘허니와인’이다.”
 
▲ 허니와인
양 대표가 밝힌 ‘허니와인’ 탄생비화다. 술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던 그는 처음에는 유명 와인생산업체를 찾아가 벌꿀술 제조를 의뢰했다. 일체의 첨가물을 넣지 않고 벌꿀과 물만 넣고 술을 만들어 달라는 그의 요구를 만족시켜 주는 곳이 없었다.
 
결국 또다시 연구에 뛰어든 그는 2012년 제품을 개발해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최하는 ‘우리술 품평회’에 출품하고 바로 대상을 받았다. 양 대표는 “허니와인을 개발하고 젊은 층을 대상으로 시음회를 열었더니 반응이 좋아 우리술 품평회에 참가했는데 대상을 받을 거라곤 꿈에도 생각지 않았다”며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것은 허니와인이 처음이라는 관계자들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뻤다”고 말했다.
 
꿀의 함량이 30%로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특징인 허니와인은 현재 제주도의 한 업체와 ‘허니문 와인’으로 공급하는 MOU 협약을 논의 중이다. 또한 중국, 일본에 수출하고 있으며 신세계 백화점으로 납품하고 있다.
 
대용화분‧식초‧화장품도 생산
아이비영농조합은 대용화분도 개발해 양봉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그동안 꿀벌들의 식량인 꽃가루는 전량 중국에서 수입했다. 1㎏에 3000원 하던 가격이 급등하자 양 대표는 대두단백 등 20여 가지 곡물을 혼합해 대용화분을 만들었다. 이것 역시 시범사업으로 선정돼 내년부터 전국 양봉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꿀을 이용한 허니식초도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기술이전을 받아 상품화하고 있으며, 프로폴리스를 이용한 화장품도 개발 중에 있다.
 
▲ 프로폴리치약
“우리술 품평회와 세계 주류 박람회 등에 허니와인을 출품하며 물맑은 양평에서 만든 제품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양평군에서 어떤 지원도 받고 있지 않다. 올해 우리술 품평회에서 한 개인업체가 우수상을 받자 해당 지자체 관계자들이 함께 와 축하해 주는 모습을 보고 많이 부러웠다”며 아쉬워하는 양 대표. 그는 지자체가 민간이 개발한 우수상품을 지원할 때 기업과 지자체 모두가 상생한다고 말한다.
 
“없어 못 팔아… 행정지원 절실”
양 대표는 “아이비영농조합은 개인 회사가 아닌 지역 양봉농가가 함께 만든 회사다. 회사에서 만든 모든 제품에 ‘물맑은 양평’ 브랜드가 붙는다면 양평군 홍보에도 큰 도움이 되고 회사 제품도 더욱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본력이 부족한 아이비영농조합은 다양한 봉산물 가공품 개발에 성공했지만 대량 생산시설과 홍보를 못해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허니와인’은 대상 수상 후 여기저기서 상품을 찾는 곳이 많지만 생산설비가 없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안동소수’가 그러했듯 지자체가 지역의 우수상품을 특산물로 선정해 다양한 지원으로 밑받침 한다면 ‘성공 신화’의 주인공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주요 연혁>
2002년 3월 경기도 양봉연구회 설립
2007년 5월 아이비영농조합법인 설립-아이비상표등록
2010년 1월 벌꿀 미국FDA 인증
2010년 5월 프로폴리스 치약 출시
2010년 11월 여성소비자가 뽑은 프리미엄브랜드 대상 수상
2011년 5월 아이비벌꿀 롯데백화점 10개 점포 입점
2011년 12월 농촌진흥청장상 수상
2011년 12월 경기도지사상 수상
2012년 7월 벌꿀 경기도지사 인증G마크 획득
2012년 10월 우리술품평회에서 허니와인 대상 수상
2012년 10월 아이비영농조합법인 ‘제17회 농어민대상’ 수상
2013년 4월 경기경제인 대상 수상
2013년 4월 세계주류박람회 허니와인 참가
2013년 6월 허니와인, 아이비벌꿀 처녀수출(중국 상하이 옌타이 한국관)
2013년 9월 우리술품평회 허니와인 국내 최초 2년 연속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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