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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기획> 우리가 바라는 국회, 국회의원(上) 20대 국회 돌아보기의원 1명당 연간 6억7600만원…세금지원 세계최고수준

패스트트랙에 묶여버린 국회, 민생법안 처리 못해

특권층이 장악한 국회, 민의 대변 한계 드러내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3달 앞으로 다가왔다. 앞으로 4년간 법률을 만들 국회의원을 선출하기에 앞서 2회에 걸친 기획기사를 통해 20대 국회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국민의 대표로서 국민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의 바람직한 모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일 안하는 국회…법안 1만 5736건 처리 못해

국민의 대표로 구성한 기관인 국회, 국회는 헌법과 국민의 뜻에 따라 법을 제정하고, 예산을 결정하며, 정부를 감시하는 헌법기관이다. 대의민주주의제도에서 서로 상충하는 이해와 요구를 조화시켜 국민의 의사를 전달하고 이를 법률로 만들어 국민의 행복한 삶에 기여한다.

국회는 입법기관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그렇다면 20대 국회는 이 임무를 얼마나 잘 수행했을까?

20대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총 2만3730건(16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된 법안은 7994건으로 처리율은 33.6%에 그쳤다. 법안 1만5736건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국회에 계류됐다.

20대 국회는 1월 16일 기준, 본회의 처리율은 본회의 처리 건수를 반영. 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문제는 20대 국회의 임기가 5개월여도 채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회의 임기가 만료되면 이 법안도 자동 폐기된다.

1년여를 끌어왔던 패스트트랙 정국이 지난 13일 사실상 종료됐다. 여야 4당(자유한국당 제외)이 지난해 4월 ‘공수처 설치, 선거법 개정,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면서 여야는 몸싸움과 물리적 충돌까지 극한의 대치 정국을 맞았다. 이후 조국 사태로 국회가 개점휴업하고 11월 말부터 제2의 패스트트랙 정국이 본격화되면서 자유한국당은 단식투쟁, 숙식농성, 장외투쟁 등에 돌입했고 국회의 휴업은 장기화 됐다.

패스트트랙 정국이 보여준 최악의 사건은 바로 채이배 바른미래당의원 감금이다.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지난해 4월 25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보임된 채 의원의 사개특위 참석을 저지하기 위해 그를 의원실에 감금했다. 채 의원은 경찰 등에 직접 구조를 요청했고, 6시간 만에 탈출했다. 뉴스를 통해 사건을 지켜본 국민들의 눈을 의심케하는 사건이었다.

여야의 정쟁이 이어지는 동안 국회 본회의가 열리지 못했고, 민식이법, 유치원 3법, 데이터 3법 등 여야 간의 이견이 없는 200여건의 민생법안들이 법사위에 계류됐다. 이외에도 상당수 법안이 발의 후 소위에 상정조차 안 됐다.

 

◇ 특권층 출신 국회의원, 민의 반영 한계 드러내

20대 국회의원 출신직업비중

국민의 이익과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국회의원, 다양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국회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 그럼 20대 국회는 어땠을까?

20대 국회는 현재 재적의원 295명의 원내 9당 체제다. 출신별로 살펴보면, ‘공무원 공공기관’ 출신이 58명(19.7%)으로 가장 많고, ‘정당 정치인’이 52명(17.6%)으로 그 뒤를 이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법조인 출신 46명(15.6%)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다. 여성의원은 51명(17.3%), 39세 이하 청년의원은 3명에 그쳤다.

다양한 계층·직능·세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취지로 도입된 비례대표제 의원들은 어떨까?

20대 비례대표의원 47명을 살펴보면 정당 정치인이 15명(31.91%)으로 가장 많았고, 연구원 등 교육계가 9명(19.14%)으로 뒤를 이었다. 사회단체 및 시민운동가·법조인·청년이 각 3명, 군인·노동운동가·보건의료·문화언론인·공직자 출신이 각 2명, 그 외 기업인·전문직·유아교육·농업인 출신이 각 1명으로 나타났다.

39세 이하 청년 국회의원 중 남성의원은 없고, 장애인, 탈북자, 다문화이주민 등 소수자의 국회진출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3월 발표된 20대 국회의원의 재산은 총 1조2547억으로, 의원 1인 평균 자산은 약 37억원이다. 3년 간의 경제위기 속에도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이 재직기간 동안 재산을 늘렸다.

지난해 대한민국 가구당 평균 순자산이 3억5281만원(통계청, 2019.03)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회의원과 서민의 재산 차이는 10배가 넘는 셈이다.

물론 단순히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비판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재산의 차이가 가져오는 일반 시민들과의 정서적 괴리는 어쩔 수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 대중교통의 문제점에 대해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까? 국회의원이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만큼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국회의원 1인당 연간 6억7600만원 세금 지원

20대 국회 종합안내서에 따르면 국회의원 1인당 연봉은 1억3796만1920원(월 평균 1149만6820원)이다. 기본급 개념의 일반수당(월 646만4000원)과 입법활동비·정액급식비·명절휴가비 등(775만6800원)도 포함된다.

2020년 최저시급으로 계산한 연봉은 2154만3720원(월 179만5310원), 평균연봉은 3634만원(2018년)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하지만 국회의원에게 지원되는 세금은 또 있다. 사무실 운영비, 차량 유지비 등 의정활동 경비로 의원 1인당 연간 9251만 8690원(월평균 770만9870원)이 지급된다. 국회의원 본인에게만 한해 2억 3048만610원의 세금이 지원되는 셈이다. 여기에 가족수당과 자녀학비보조수당 등 각종수당, 7명의 보좌직원, 인턴 2명의 보수까지 모두 합치면 의원 1명에게 드는 나랏돈은 연간 최소 6억7600여만 원이다.

여기에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 등 ‘금뱃지 특권’은 200여 가지에 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특권이 일을 안 해도 주어진다는 점이다. 국회 파행이 계속되고 어떤 법안도 처리하지 못해도, 심지어 4년간 단 한 건의 법률안을 발의하지 않아도 매달 월급은 지급된다.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국회의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국회의원 자질검증 필요

20대 국회는 14명((자유한국당 10명(1명 자진사퇴), 옛 국민의당 3명, 민중당 1명))의 국회의원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했다. 불법정치자금 수수, 공직선거법 위반, 비리연루, 불법선거자금 수수 등 이유도 다양하다.

이외에 이규희(금품수수)·홍일표(불법정치자금수수)의원이 항소심을 진행 중이고, 권선동(채용비리) 의원은 2심, 김재원(국고손실·뇌물혐의) 의원은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태 의원은 KT에 딸 부정채용관련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나경원 의원의 자녀 입시논란과 관련해 국회의원 자녀에 대한 입시특혜 여부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회의원들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정부에서 임명하는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공직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한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능력뿐 아니라 도덕성에 높은 기준을 두고 자질을 평가했다. 인사청문회에서 큰소리를 내던 국회의원들에게 과연 고위공직자들을 검증할 자격이 있는지 21대 국회에 입성할 후보자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2016년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황당한 질문이 나왔다. 이은재 의원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한 질의가 ‘MS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구입하느냐’는 내용으로 해석되면서다.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강남구(병)에 공천을 받았고, 금뱃지를 달았다.

일명 ‘텃밭’이라고 불리는 특정 정당의 강세지역에 공천이 되면 당선이 확실시 된다. 의원 자질을 갖추지 못한 후보라도 공천만 받으면 국회입성이 가능하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주민들은 해당 후보의 자질을 비판하면서도 당을 보고 그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

플라톤은 ‘국민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가장 저질스러운 정치인들에게 지배당한다’고 말했고 루소는 ‘국민들은 투표하는 순간에만 주인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다시 노예로 전락 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주인으로서 4년간의 대리자를 뽑기 위한 선거가 3달 앞으로 다가왔다. 

박지혜 기자  wisdom@ypso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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