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세월초, 정배초 학교축제 현장

마다 학교에서 지역에서 다양한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 스스로 맘껏 즐기는 축제, 일상이 자연스레 녹아난 축제를 구경하기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어른들의 축제는 돈벌이 수단이나 수동적인 공연 구경하기에 그치기 십상이고, 학교축제는 고된 연습과 보여주기 식의 행사인 경우가 허다하다.

지난 21일 강상면 세월초등학교와 서종면 정배초등학교에서 가을축제가 열렸다. 역시 노는 건 아이들을 따를 수가 없다. 1년 동안의 교육과정과 예술체험을 녹여낸 축제는 누구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기보단 아이들 스스로의 놀이마당이었다. 특히 세월초는 마을주민까지 어울려 밤늦도록 동네가 들썩들썩 카니발 못잖은 지역축제를 선보였다. 축제는 이처럼, 예술에 삶이 녹아나고, 너와 내가 따로 없는 공동체를 확인하는 자리여야 하지 않을까?

 

마을과 학교에서 종일토록 놀기… 세월초 ‘달님과 손뼉치기’

“처음 전학 왔을 땐 남의 밭에도 들어가고 천지분간을 못하더니 지금은 질서가 쫙 잡혔어. 동네에서 만나면 인사를 얼마나 잘하는지, 지 할머니 보듯 한다니까. 학교에서 선생들이 잘 가르쳤어.”

부추해물전을 부치는 족족 갖다 먹는 아이들을 기특하게 바라보며 동네주민 심상숙(75)씨가 하는 말이다. 올해는 학교축제에 어르신들까지 합세해 ‘나도 요리왕-부침개 만들기 대회’와 ‘새끼꼬기 대회’를 운영했다. 마을회관, 은행나무 놀이터, 학교운동장 등 마을 곳곳이 전시와 체험, 공연을 펼치는 축제장이다. 오후 6시 학교운동장에서 열린 공연과 대동놀이엔 학생, 학부모, 주민 300여명이 참여해 축제의 절정을 이뤘다.

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특별한 주인공도 없다. 별도의 준비를 하기보단 1년 동안의 교육과정이 자연스레 공연과 전시, 놀이로 이어지게 한다. 올해는 마을주민 및 어르신들과 따뜻한 ‘관계 맺기’에 역점을 둬 아이들이 직접 마을 어르신을 인터뷰하고 초상화를 그리는가 하면, 마을의 오래된 물건을 찾아오기도 했다. 그 활동 결과물이 그대로 마을 정자에 전시됐다.

세월초 마을학교축제인 ‘달님과 손뼉치기’는 역사가 길다. 지난 2008년 폐교 위기에 놓인 학교를 살리기 위해 한 해 동안 영화, 목공, 빈집프로젝트, 공동체연극 등을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틀 동안 축제를 열어왔던 것이 이어져 올해로 8번째를 맞았다. 2009년 혁신학교 지정, 2015년 예술꽃 씨앗학교 지정으로 앎과 삶이 예술이 되는 교육활동을 지속하며 해마다 축제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집중 예술교육발표회 표현력․자신감↑… 정배초 ‘은행나무예술제’

“올해는 다양한 댄스를 테마로 계절학기를 운영했는데 아이들이 다 잘 해서 뭐가 좋았다고 하나를 뽑기가 너무 힘들어요.” 조은아 정배초 교사의 ‘은행나무예술제’ 관람평이다.

서종면 정배초는 지난 21일 학교 솥비관에서 학생과 학부모 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은행나무예술제’를 열었다. 예술제는 가을 계절학교와 연계해 진행된다. 계절학기는 문화적 감수성과 창의적 능력을 기르기 위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주기집중 형식으로 운영하는데, 문화예술전문가와 교사가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1~2학년, 4~6학년 무학년제로 지도한다. 1~2학년은 키즈댄스와 리듬체조, 4~6학년은 라인댄스, 난타, 힙합댄스, 뮤지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은행나무예술제’는 계절학교 공연예술체험학습, 학급교육 활동을 통해 익힌 것들을 학부모와 지역주민들 앞에서 발표해 학생들의 자신감과 표현력을 기르는 자리다. 1부의 문은 유치원 아이들이 열었다. 유치원 방과후 연극수업 결과를 ‘팥죽할머니와 호랑이’ 공연으로 선보였다. 이어 3학년 리코더연주, 1학년 실로폰 율동, 5학년 리코더연주, 2학년 멜로디언 연주, 4학년 노래와 리코더 연주, 6학년 리코더연주가 이어졌다. 학부모 재능기부로 운영되는 방과후 합창부는 ‘고향의 봄’ 등을 노래했다.

2부는 공연예술체험학습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난타, 리듬체조, 키즈댄스, 뮤지컬, 라인댄스, 힙합댄스 공연을 통해 계절학기 4일 동안 배우고 익힌 솜씨를 선보였는데 아이들 눈높이로 각색한 뮤지컬 갈라쇼는 앙코르가 나올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이외에도 정배초 학부모동아리가 오카리나 연주와 영남 사물놀이 공연으로 아이들 축제를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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