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 어긴 채 고가 차량 교체 ‘입방아’
군 “고장 잦아 최고급 대형 SUV 교체”

양평군이 구입한 지 5년밖에 안 된 군수관용차(2011년식 베라크루즈, 2959cc)를 5500만원(모하비, 2959cc)을 들여 교체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구나 임기를 2년 앞두고 또다른 멀쩡한 관용차(체어맨, 8000만원)가 있음에도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추진하는 양상이라 이를 보는 군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군청 주차장에 주차된 2대의 군수 관용차량. 뒤편에 보이는 베라크루즈는 구입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교체할 예정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김선교 군수는 승용차와 SUV 등 2대의 관용차량을 필요에 따라 번갈아 타고 있다. 군 회계과에 따르면 현장을 방문할 때는 베라크루즈를 주로 타고, 행사 참석이나 장거리 운행에는 체어맨을 이용한다.

지난달 29일 양평군의회 예결위 추경예산안 심사에서 군 회계과는 “베라크루즈가 2011년식으로 25만㎞를 운행해 고장이 잦아 위험성이 있어 기아 모하비로 바꾸려는 것”이라며 교체 이유를 설명했다. 군의원들이 “의회 차량은 2008년 식인데도 아직 타고 다닌다. 2011년식 25만㎞면 아직 더 탈 수 있지 않느냐”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이 예산안을 승인했다.

문제는 이번 차량교체가 군의 ‘공용차량 관리규칙’을 위배했다는 점이다. 이 규칙은 ‘운행기간이 7년을 경과하고, 주행거리가 12만㎞를 초과한 경우’에 차량을 교체할 수 있다고 한정하고 있다. 교체 대상인 베라크루즈차량은 구입한 지 5년이 경과했기에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군은 ‘사고로 인한 차량의 파손으로 수리사용이 불가능한 경우와 차량의 경제적 수리 한계가 초과되는 경우에도 신규차량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조항을 들어 25만㎞를 운행한 베라크루즈가 잦은 고장을 일으켜 교체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적잖은 자치단체장들은 집무실을 반으로 줄이고, 관용차를 빌려 쓰는 파격행보를 선보이고 있다. 김진하 강원 양양군수는 관용차인 제네시스, 베라크루즈 등 2대를 파는 대신 승용차 1대를 렌트해 쓰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주민들은 “군의 재정이 열악한데 군수가 최고급 승용차와 대형 SUV 차량을 2대씩이나 운용하는 게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며 “주민들은 10년 이상 차를 타고도 폐차를 고민하는데 5년된 차를 바꾸겠다는 것은 우리 세금을 낭비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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