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용은성 편집국장

양평군내 각종 행사장 등에서 김선교 군수의 ‘노래자랑’이 갈수록 ‘무대 집착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민들이 한데 어울려 즐기는 축제장에서 단체장이 노래 한곡 정도 부르고 내려가는 모습은 오히려 주민 친화적이고 정겹다. 그런데 김 군수가 선글라스를 끼고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순간부터 흥겹기보다는 눈살부터 찌푸려지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8일 저녁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 폐막식이 열린 용문역 앞 광장 특설무대. 축제의 폐막을 아쉬워하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관객 대부분은 오후 8시가 넘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초청가수의 정수라의 피날레 공연을 보기 위함이다. 김선교 군수는 정수라 공연 약 1시간30분 전인 오후 7시에 도착했다.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다.

김 군수가 무대에 오르고 음악이 나오자 갑자기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를 중년의 남녀 10여명이 무대와 관객 사이 공간으로 우르르 나오더니 흥겨운 표정으로 ‘막춤’을 추기 시작했다. 흡사 각본에 있는 것과 같은 일사분란한 움직임이었다. 반면 의자에 앉은 관객 대부분은 춤을 추는 이들의 흥겨운 모습과는 전혀 다른 표정을 지었다. 박수를 치기는커녕 관객들의 얼굴에서 ‘이건 뭐지?’라는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무대에 오른 김 군수는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인데도 선글라스 착용을 잊지 않았다. 그러더니 그가 행사장에서 단골로 부르는 노래를 무려 3곡이나 불렀다. 두 번째 곡은 박자와 가사를 놓쳤다며 이미 곡이 절반이나 지났는데 사회자에게 노래를 처음부터 다시 틀라고 ‘지시’했다. 그러는 동안 중년남녀의 춤은 계속됐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박명숙 군의회의장도 무대에 올랐다. 듀엣 곡을 부르나 했는데 김 군수의 뒤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박 의장의 얼굴은 미소를 지었지만 불편한 내색이 역력했다. 회사 노래방 회식자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사장 옆에서 춤을 추는 신입사원의 풍경 그대로다. 그럼에도 의장이 군수의 백댄서를 자처하며 춤을 춘 이유가 뭘까? 그렇게 해야 군수와 주민들이 즐거워할 것이라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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