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에세이> 김창환 양평중 교사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착륙 이후 인류는 생명의 기원을 밝히기 위해 심해의 깊은 곳에서 부터 우주의 행성에 이르기까지 탐험을 멈추지 않고 있다. 생명의 기원은 가장 단순한 생명체인 미생물들을 통해 연구되고 있다. 미생물은 가장 원시적인 구조를 가진 단세포 생물이기 때문이다. 

1980년대 고생물학자들은 전 세계에 분포된 오래된 광물과 암석에서 미생물의 흔적을 찾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오래된 광물은 서호주에서 발견된 지르콘(Zircon) 광물이다. 이 광물은 약 44억년 전에 주변 원소들이 물과 작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지구에는 이미 생명 합성에 필요한 물이 형성된 증거로 제시되고 있다. 

▲ 남세균 화석(UCMP) 사진=미 캘리포니아대학교 고생대박물관

가장 오래된 암석은 40억년 전 화산암이나 퇴적암이 변성작용을 받아 형성된 캐나다 아키스타 지역에서 발견된 편마암이다. 최초의 생명 흔적은 북극 그린란드의 이수아 지역에 있는 약 38억년 전의 암석에서 발견되었다. 암석의 흑연성분 속에서 생명체가 만든 탄소성분이 증거로 제시됐다. 하지만 정밀하게 개선된 장비로 재조사한 결과 생명현상과 무관한 것으로 주장되어 논의가 중단됐다. 

이후 서호주에서 35억년 전의 암석에서 실 같은 형체가 발견되어 세균의 일종으로 예견되었으나 정밀한 연대 측정 결과 형성시기가 훨씬 적게 나왔고 광물의 흔적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약 34억년 전 암석에서 발견된 광합성을 하는 미생물인 남세균(cyanobacteria)과 비슷한 형태의 화석은 대체적으로 생명의 흔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화석이 미생물이 맞는다면 생명이 등장한 것은 지구탄생 후 대략 12억년이 지난 이후가 된다. 

12억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과학자들은 척박한 원시지구에서 물, 공기, 광물 속에 있는 기본적인 원료로부터 화학합성이라는 오랜 과정을 통해 생명이 탄생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설을 세우고 연구하고 있다. 외계유입설, 원시스프가설, 열수공가설, 점토(광물)가설 등이 대표적이 가설이며 지질학, 고생물학, 미생물학, 분자생물학. 진화발생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동위원소분석, 연대측정법, X선 단층촬영법 등 화석을 분석하는 21세기 첨단기법들은 생명의 비밀을 푸는 든든한 도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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