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나뭇가지를 세워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수직 균형 잡기 놀이.

아이들과 숲에 갈 때 가장 바람직한 것은 아무것도 들고 가지 않고 그 장소에 있는 것을 관찰하고, 그곳에 있는 것으로 놀이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우리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함께 있지 않아도 그 환경에 자연스레 동화되어 스스로 재미있는 놀 거리를 발견하거나 창조했듯이 말이지요.

꽃도 잎도 다 떨어져 황량해보이기만 하는 겨울 숲입니다. 하지만 어느 계절 못지않게 볼거리, 공부할 거리, 놀 거리가 아주 풍성한 곳이 겨울 숲이기도 합니다. 잎이 다 떨어진 나무 아래에서 고개를 들어보면 잎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가지들의 자태가 그대로 드러나지요. 그 멋스러움뿐 아니라 종류마다 모두 다른 특징을 갖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겨울 숲의 다양한 매력은 앞으로 차차 전해드리기로 하고, 오늘은 바닥에 내려온 나뭇가지들로 할 수 있는 놀이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나뭇가지 ‘수직 균형 잡기’입니다. 연필, 자 등을 손가락 위에 수직으로 올려놓고 균형 잡던 추억 떠오르시나요? 물론 다양한 길이로 해볼 수 있지만, 이번엔 자기 허리높이 만한 나뭇가지를 하나씩 들어보겠습니다. 나뭇가지를 손가락 끝에 놓거나 손바닥 가운데에 놓아서 누가 오래 세워두나 시합을 할 건데요, 이에 앞서 스스로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자연에는 어느 하나 똑같은 것이 없기에 자기만의 개성을 맘껏 펼칠 수 있습니다. 맘에 드는 나뭇가지를 고르고, 균형 잡기에 좋은 것인지 파악하고, 또 어떻게 하면 손 위에서 오랫동안 세워지는지 연습하면서 관찰력, 분석력, 집중력 등 다양한 사고력과 신체 감각이 되살아납니다. 어느 정도 연습할 시간을 준 후에는 본격적인 시합으로 이어봅니다. 더 나아가 발등에도 올려보고, 어깨에도 올려보고, 머리에도 올려볼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는 ‘수평 균형 잡기’입니다. 원래의 나뭇가지는 땅과 수평으로 들고, 새로 한 개 더 주워 와서 그 위에 직각으로 올려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이리 저리 놓아보면서 우선 개인전을 치릅니다. 아이들이 충분히 만족스러울 만큼 균형을 잡아본 후, 이제는 그 옆 친구의 것과 합체하여 균형을 잡아봅니다. 나뭇가지가 총 네 개가 되는 것이지요. 네 개 균형 잡기가 성공하면, 이번엔 그 옆 친구들 것과 합체하여 균형을 잡습니다. 총 여덟 개가 되겠지요? 마지막에는 모든 친구들의 나뭇가지들을 합체하여 협동 균형 잡기를 하면 처음의 경쟁심이 협동심으로 바뀌면서 성공했을 때 다함께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릅니다.

▲ 옆 사람이 세워둔 나뭇가지가 쓰러지기 전에 재빨리 뛰어가 잡는 ‘산신령 놀이’.

이번엔 동적인 놀이로 해볼까요? 옆 사람의 나뭇가지로 옮겨 잡는 일명 ‘산신령놀이’를 해보겠습니다. 앞서 놀았던 나뭇가지 하나씩 들고 두 팔 벌려 동그랗게 서 봅니다. 나뭇가지를 자신의 앞에 지팡이처럼 세워놓은 후 ‘땡’ 소리와 함께 얼른 오른쪽 사람으로 뛰어가 그의 지팡이를 잡는 것입니다. 옆으로 뛰어갈 때 자신의 것을 그대로 세워두고 뛰어가야 왼쪽에 있던 사람도 자신의 것을 잡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옆 사람의 지팡이를 잡지 못하면 아웃이 되어 원 밖으로 나가고, 남은 사람들끼리 지팡이 잡기를 하는데, 최종 한 명이 남을 때까지 하면 됩니다. 아이들의 실력에 따라 원을 좁히거나 더 넓힐 수 있고,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세워보면 보다 특별한 놀이방식이 나올 수 있습니다.

원뿔 모양으로 세우는 ‘인디언 집 놀이’도 무척 좋아하는데, 앞서 놀던 길이의 나뭇가지들도 괜찮고, 좀 더 작은 가지들로 해도 좋습니다. 두 명 혹은 두 팀으로 나누어 똑같은 개수의 나뭇가지를 모아옵니다. 1차 놀이로 각 팀별로 어느 팀이 인디언 집을 잘 짓는지 시합을 하는데 양 팀 협의 하에 나뭇가지 수를 더 늘릴 수도 있습니다. 두 팀 모두 성공 후 2차 놀이로 이어집니다. 서로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은 자신의 인디언 집에서 나뭇가지를 하나씩 제거해야 합니다. 최대한 쓰러지지 않도록 잘 선별해서 제거해야하기 때문에 양쪽 친구들 모두 집중력과 흥분이 공존하는 순간이지요. 물론 집이 무너지지 않고 오래 버티는 팀이 이기는 것입니다.

서점에 ‘스틱 북’(The Stick Book)이 나와 있을 정도로 나뭇가지로 할 수 있는 놀이들은 무궁무진합니다. 나뭇가지 길이, 굵기, 강도에 따라 얼마나 다양한 놀이가 나오는지 앞으로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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