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FI(유니파이) 리더·밴드 드러머 고대훈

서울선 느낄 수 없는 ‘특별한 양평’, 
음악인들에게 블루오션으로 떠올라

 

UNI-FI(유니파이)는 ‘서로 다른 것이 하나가 되다’라는 뜻이다. 음악을 기본 바탕으로 서로 다른 스타일이 모여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프로젝트 밴드’다. 유니파의의 리더이자 드러머인 고대훈(34)은 “유니파이는 특정한 장르의 구분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틀을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지역과 나라의 구분 없이 세계 각국의 뮤지션과 협력해 좋은 음악을 선사하겠다는 게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 혁신, 새로운 것, 협력, 창조성과 같은 단어들이 유니파이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추구하는 키워드다.

유니파이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함께하는 콘셉트다. 탭댄서와 프로듀싱하는 비트 메이커(beat maker), 프로 여성 드러머가 모여 만든 여성 드럼라인 ‘R.I.M’, 여러 장르의 최고의 스트리트 댄서들이 모여 있는 고릴라 크루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마다 함께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만들어가는 방식이다. 고대훈은 무엇보다 관객과의 호흡과 교감을 가장 우선시하며 공연을 준비한다. 

고대훈이 올해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으로 양평 텃골광장을 택한 것도 틀에 얽매이지 않고 경계를 허무는 유니파이의 가치관에서 기인했다. 예술인 파견지원 사업은 전국 각 지역에서 참여한 예술인들이 자신이 지원한 지역과 기업·기관 등에 파견돼 6개월간 예술 활동을 펼치는 사업이다. 예술인이 기업과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 예술 역량을 펼치는 과정에서 기업문화 지역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고대훈을 양평으로 이끌었을까. 그는 “서울과 가까우면서 그곳과는 다른 특별하다는 느낌을 받는 장소”라고 했다. 음악과 미술, 미디어아트, 퍼포먼스 등을 혼·융합해 새로움을 창조하고, 누구나 와서 버스킹(거리 공연)처럼 무대를 만들 수도 있다. 

서울은 버스킹이 활발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음악인들이 힘들어 하는 곳이다. 민원 탓이다. 상가와 주거지가 몰려있어 ‘음악과 소음의 경계’에서 늘 애를 먹는다. 이런 면에서 양평은 공연 공간 부족에 시달리는 서울과 대도시 뮤지션들이 다양한 퍼포먼스를 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 있다. 고출력의 대형 앰프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고, 유럽의 유명관광지의 거리 공연이 그러하듯이 장소의 정체성에 맞는 공연을 펼치면 그 지역의 특색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 2012년 6월 서울 올림픽공원 뮤즈라이브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한 ‘2012 유니파이 썸머 페스티벌’ 공연 장면. 고대훈이 총연출을 맡아 남아공의 재즈 보컬리스트 마샤 나쉬(Marcia Notshe)와 유니파이 뮤지션의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였다.

2009년 여름 대만에서 있었던 Harley-Davidson(할리 데이비슨) 슈퍼 콘서트는 고대훈이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다. 영국의 밴드 Transition(트랜지션)의 리더에게 대만으로 와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드러머가 심한 감기로 콘서트 연주를 할 수 없으니 와달라는 긴급 요청이었다. “공연 이틀 전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주를 해달라니 난감했다. 대만으로 가는 비행기서부터 버스 이동시간까지 21개의 곡의 악보를 카피하며 곡 연주에 집중했다. 다행히 하루만에 21곡을 연주할 수 있었고 정신없이 콘서트를 마쳤다. 말도 안 통하고 날씨도 더워 힘들었지만 파란만장한 공연을 마쳤을 때의 감동과 성취감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영국 밴드 트랜지션은 그날 콘서트 이후 고대훈을 자신들의 ‘영웅’으로 부른다. 미국 최대의 드럼 스틱과 콘텐츠 회사인 VIC-FIRTH가 주최한 ‘Play Along 영상 연주 콘테스트’에서 그는 동양인으론 유일하게 우승했다. 

▲ 고대훈이 올해 5월 광명시 광명동굴 내 특설무대에서 열린 광명테마파크 개관 ‘신나는 온가족 축제’에 출연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로 다양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고대훈의 열정은 지칠 줄 모른다. 그와 양평군립미술관에서 인터뷰한 지난 8일은 외교부 청사 대강당에서 개최하는 외교부와 주한외교단이 함께하는 자선음악회 초청공연을 불과 하루 앞둔 날이다. 인터뷰를 마치자마자 서울로 올라가 리허설을 해야 한다. 빡빡한 일정에도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대중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열정이 그를 양평으로 불렀다. 

오는 18일에는 서울 홍대 서교예술실험센터에서 우리나라 보사노바 보컬의 최고봉으로 평가받는 나희경을 초대해 ‘12월의 어느날, 당신과 함께’를 연다. 탭퍼 조성호, 기타 김만영, 베이스 오세웅, 해금 김남령이 출연하는 라이브 미니콘서트다. 이어서 다음날인 19일 서종면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하나가 되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나가는 유니파이의 활동을 오래도록 양평에서 지켜볼 수 있기를 바란다. 

  

(고대훈이 걸어온 길)

▲ 2010년 9월 북서울 꿈의 숲에서 열린 ‘서울 드럼페스티벌’에서 고대훈이 드럼 솔로 공연을 하고 있다.

중앙경찰학교 군악대(N.C.P.C)를 전역하고 중부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했다. Soulplay, Coda, 화이트데이, El Centro, Soulcompany 세션 및 맴버로 활동했다. Rpy, 장혜진&화이트데이(beautiful gift), El Centro의 앨범 세션을 맡았다. 가수 마야, 서영은, 신효범, 조덕배, 해바라기, 웅산, 바이올린연주가 유진박 등 다수의 라이브 콘서트에서 세션 연주를 했다. 

해외에서는 HARLEY DAVIDSON COMPANY(할리 데이비슨 컴퍼니)의 타이완 콘서트 연주와 TRANSITION BAND(트랜지션 밴드, 영국) 라이브 연주, Nichole Alden(니콜 알덴, 미국), Akira(아키라, 일본) 공연의 세션에 참여했다. 

서울시 패션쇼&UNI-FI 연주(2009), 서울드럼페스티벌 메인무대 기획 및 연주(유니파이 그러머 with 아프리칸 잼배 폴라, 2010), 진도국제씨+뮤직페스티벌 초청연주(2011), 월드디제이페스티벌 연주(2011, 양평), 유니파이 썸머 페스티벌(2012, 서울), 국제관악축제 마칭데이 ‘코리아나’ 객원 연주(2013, 서울), 국군의 날 계룡대 축제 초청연주(2013), 여수국제마칭데이 협연 with 드럼라인 R.I.M(2013), 사천세계타악축제 메인 공연(2014), 한·일 정상수교 50주년 협연(김덕수 사물놀이, 2015), 대한민국 탭댄스 페스티벌(2015, 서울), 강원문화재단 초청공연(2015) 등 국내외에서 무대 및 버스킹 공연과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한국 예술인복지재단 파견 예술인에 선정돼 양평군 옥천면 텃골광장과 아신갤러리에서 6개월간 예술 활동을 했다. 

2011년 한국, 영국, 아프리카 뮤지션과의 합작 프로젝트 미니앨범인 ‘세상의 중심에서 희망을 외치다’를 발매하고, 두 번째 싱글 ‘하루 종일 전화기만 쳐댜봐’를 발표했다. 올해 5월 열 번째 앨범 ‘SUNSHINE’(선샤인)을 발매했다. 

2011 사천국제드럼페스티벌 종합우승, 2011 미국타악협회장상(PASIC)을 수상하고, 올해 미국 최대 스틱회사 Vic-Firth의 Play-Along 영상 콘테스트에서 동양인으로는 유일하게 우승했다. 올해 사회복지법인 살레시오수녀회가 위탁운영하는 서울이주여성디딤터 개관 5주년 기념식 음악감독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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