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각종 행사 현장을 취재하다보면 시장의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올해 메르스 사태는 경기침체에 빠진 양평의 지역경제를 더욱더 곤두박질치게 했다. 공교롭게도 한창 관광객이 오는 봄이라 타격이 더 컸다. 연이은 두 번의 불운이 컸겠지만 지역축제, 농촌체험, 직거래장터로 대표되는 농촌관광(그린투어리즘)의 전성기가 지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지역경제에서 관광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양평으로서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일 열린 ‘양평 헬스투어리즘 국제 심포지엄’ 2부 사회를 맡은 강형기  (사)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난 2012년 강대표가 양평군 경영진단을 토대로 현재의 그린투어리즘은 지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며 헬스투어리즘을 제안했을 때 김선교 군수는 양평군이  먼저, 최초로 시작하겠다며 호응했다고 한다. 김 군수가 이번 헬스투어리즘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양평군의 추진현황을 소개하며 강 교수를 ‘스승’이라 지칭한 것을 보면 헬스투어리즘에 대한 그의 기대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 9월, 첫 헬스투어상품으로 ‘소리산코스’를 출시한 양평군은 지난주에 추진 주체로 ‘양평헬스투어센터’를, 관리주체로 ‘양평헬스투어협의회’를 설립하며 본격 추진을 위한 모양새를 갖췄다. 양평헬스투어센터는 조합원 6명으로 협동조합 인가를 받고, 현재 법인등록 중인데  (사)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 김준호 연구위원이 센터장을 맡았다. 양평헬스투어협의회는 전문가와 행정조직이 함께 참여해 제도 지원, 자문 등의 역할을 담당하는데 지난달 29일 첫 회의를 가졌다. 군에서는 이종승 관광진흥과장, 권영갑 보건소장, 한용원 산림과장이 참석하고, 이종식 군의원, (사)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의 강형기 대표·김준호 연구위원, 한국지역환경문화연구원 김혜란 연구원, 구마노건강연구소 키노시다 후지히사 소장이 참여한다. 
 
이번 심포지엄은 (사)한국지방자치경영연구소가 내용과 진행 등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다시피 했다. 양평 헬스투어리즘의 용역을 담당했던 주체이면서, 현재는 추진과 관리주체로 참여하고 있다. 강 대표는 “애를 봐 주기로 했으면 엄마가 올 때까지 끝까지 봐줘야 한다”며 양평군에 대한 애정(?)을 농담 삼아 내보이기도 했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여한 외부 토론자인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이인재 가천대 교수 모두 헬스투어리즘에 대해 지역주민의 참여와 지역사회 건강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관광객보다 주민참여가 우선이고, 관광수입보다 주민건강이 우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지자체 주도형으로는 지속성을 갖기 힘들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지난 9월 첫 출시된 ‘소리산코스’는 총 13회에 294명이 참여했지만 서울시교육연수원, 고양시정책모니터단, 청송군의료원 등 기업·단체가 주를 이룬 반면 지역의 개인 참가자는 적었다. 사실 주민들에게는 ‘헬스투어리즘’이라는 말조차 낯선 것이 현실이다. 헬스투어리즘의 첫 삽을 뜬 양평군이 주민주도와 참여라는 숙제를 어떻게 담아낼지, 연구소와 군 행정이 중심인 그간의 추진과정을 지켜보며 걱정이 앞서는 것은 괜한 기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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