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중 도서관장 인터뷰

▲ 도서관 업무가 많아지면서 평생학습과에 통합됐던 도서관사업이 올해 다시 분리되며 5년만에 도서관장직이 부활했다. 새로 임명된 김윤중 관장은 지역에 따라 도서관에 대한 주민욕구가 다르다며 지역별 특성에 맞는 도서관 운영을 강조했다.
‘한 나라의 과거를 알려면 박물관을, 현재를 알려면 시장을, 미래를 알려면 도서관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지방자치단체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을 듯싶다. 특히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곳을 넘어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부각되는 요즘, 양평군이 공공도서관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을 높이고 도서관 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전국도서관 운영평가에서 도서관 진흥 부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한 것은 뜻 깊은 일이다. 특히 1관 당 봉사대상 인구수,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수, 1인당 자료구입비, 1인당 대출 권수 등 4가지 지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7일 양평군립도서관에서 김윤중 도서관장을 만나 양평군 도서관의 현황과 과제를 물었다. 
 
- 전국도서관 운영평가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는데, 도서관 인력 등 운영현황은 어떤가.
“이번 평가는 작은도서관을 제외한 공공도서관이 심사 대상이었다. 양평군은 9월말 현재 중앙·어린이·양서·용문·양동·지평 등 6개 공공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 당 봉사대상 인구수는 1만8000명으로 경기도에서 가평에 이어 2위다. 도서관 직원은 모두 25명인데, 사서가 10명으로 전체 직원의 40%를 차지한다. 경기도 평균 16%보다 월등히 앞선다. 내년에 3명이 더 충원되면 사서 수가 13명으로, 도서관 당 2명 이상이 근무하게 될 전망이다. 군민들이 올해 도서관에서 구입한 도서는 모두 3만여 권으로, 군민 0.3명당 1권의 도서를 구입한 셈이다. 1인당 대출 권수는 9월말 현재 29만여 권으로 1인당 2.7권을 대출했다.” 
 
- 이번 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도서관 인프라 구축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단월·개군면에 작은도서관을 건립할 계획은 있는가. 
“양평군은 12개 읍·면에 11개 도서관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공공도서관이 6곳, 작은도서관이 5곳이다. 이 중 ‘충정아파트작은도서관’은 지난 7월 양평읍 창대리 군인아파트에 개관했고, 옥천면 작은도서관인 ‘고읍내도서관’을 이달 개관했다. 작은도서관은 공공시설을 리모델링해 개관하다보니 대부분 40~50평 규모로, 다양한 시설을 갖추는 데 제약이 따른다. 고읍내도서관은 옥천면민회관을 리모델링했는데 규모가 108평 정도로 여유 있어 성인열람실과 영·유아열람실을 별도로 만들었고 서고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도서관이 없는 개군면과 단월면은 내년에 1곳을 선정해 도서관을 추진하려고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응모해 국비 7000만원을 확보했는데 현재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공간이 부족해 보류됐다. ‘1읍면-1도서관’을 목표로 공간 등의 제반 여건이 확보되면 2017년 이후 수요조사를 통해 개군면, 단월면에도 작은도서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 양동과 지평에는 면소재지에 도서관이 있지만 대중교통이 취약해 주민 이용이 힘들다. 이에 대한 대책은.
“요즘 행정의 키워드는 ‘찾아가는 서비스, 주민 맞춤형 서비스’다. 도서관도 필요한 곳에 직접 나가서 서비스를 하는 추세다. 현재 전철역사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코너를 운영 중인데, 내년에는 군청 안에 ‘찾아가는 도서관’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양동, 지평, 청운 등 교통이 취약한 지역은 도서관에 대한 주민 요구가 낮은 경우도 많아 고민이다. 접근성이 용이한 보건진료소와 보건지소 한 곳씩을 선정해 시범 운영해볼까 한다. 추억의 영화상영 등 주민이 원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해볼 생각이다.” 
 
- 중앙도서관은 인문과학도서, 양서친환경도서관은 자연과학도서 중심으로 각 도서관별 지역특성에 맞춰 장서를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고 군이 밝혔는데, 도서관별 장서구입 계획은.
“올해는 각 도서관별로 도서구입을 거의 완료했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1만여 권이 많은 4만여 권을 구입해 도서관별 지역 특성에 맞게 비치할 계획이다. 양서친환경도서관은 자연과학도서, 중앙도서관은 인문과학도서를 중심으로 도서를 비치할 예정이다. 다른 지역 도서관의 책을 신청해 빌려보는 상호대차서비스는 현재 중앙·어린이·양서·용문·양동·지평도서관만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도서관을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다른 지역 도서관의 책을 대차해주는데, 지난 19일 개관한 고읍내 도서관은 상호대차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음 달 말부터는 강상·강하·서종·청운 작은도서관에서도 상호대차서비스를 시범운영한다.” 
 
- 상호대차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직접 도서관에 와서 서면신청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언제쯤 가능한가.
“상호대차서비스는 양면이 있다. 가까운 도서관에서 타 지역 도서관의 책을 빌려볼 수 있는 편리함이 있지만 지역민 우선 원칙에는 위배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신간 베스트셀러의 경우 8권 정도를 구입해 각 도서관에 비치하는데, 중앙도서관 이용자가 많다보니 지평이나 양동도서관 책을 중앙도서관 이용자들이 상호대차로 먼저 빌려봐 정작 지역민들은 빌리기가 힘들다. 이런 점을 이용자들도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내년 3월이면 11개 도서관의 상호대차서비스운영이 모두 가능한데, 그때 온라인예약서비스도 가능할 예정이다.” 
 
-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도서관 역할이 커지는 추세다. 도서관 문화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올해 도서관 예산 중 문화프로그램 예산은 1억5000만원이다. 문화교실, 북콘서트, 인문학강좌, 주말 영화상영, 작은도서관의 행봉공동체사업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 각종 공모사업도 진행하는데, 올해는 10개 사업에 선정돼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내년에는 5개 작은도서관에서 주민이 원하는 공모사업에 응모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부족한 부분은 문화교실 예산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내실 있는 도서관을 만들겠다. 주민자치센터나 복지회관 등이 운영하는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도서관의 문화프로그램은 지역주민 중에서도 어린이, 학생, 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강좌가 위주로, 취미가 아닌 교육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 내년에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된다. 이와 관련해 도서관에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올해 중앙도서관은 양평·개군중, 양서도서관은 양수중, 지평도서관은 지평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사업에 선정돼 자유학기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평중은  학부모도 함께 참여해 호응도가 높았다. 내년에는 11개 전 도서관에서 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관이 공모사업을 통해 인문학위주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개별 학교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다.”
 
- 평생학습과에서 도서관이 분리되면서 도서관장으로 첫 부임했다. 양평군 도서관의 발전 방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도서관이 평생학습과에서 독립해 나오면서 직원들의 자긍심이 커진 걸 느낀다. 내년 도서관의 3대 중점과제는 ‘책 읽는 사람들의 생활공간’, ‘지역주민의 곁에 있는 도서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도서관’이다. 이를 위해 최적의 이용환경 조성, 책 읽는 분위기 활성화, 이용자 중심의 도서관운영, 재능기부의 장 조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군민의 문화욕구 충족 등 6가지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도서관이 생활 속의 열린 복합문화공간이 되도록 전 직원이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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