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착한화덕 워크숍 및 미소난로 시연회

#김태경의 미소난로가 드디어 양평에서 베일을 벗었다. 그것도 한꺼번에 종류별로 5대를 설치해 불을 땠다. 100여명의 워크숍 참가자들이 꼼꼼히 지켜봤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장관이 연출된 것이다. 난로에서 타는 불보다 참가자들의 관심이 더 뜨거웠던 현장을 간다. 

미소난로 5대 시연 ‘장관’… 속속들이 확인
가족단위로 100여명 참가, 가을소풍 방불

 

▲ 맑은 가을날 중미산 중턱에서 열린 야외 워크숍이 성황리에 끝났다. 참가자들이 자신이 만든 착한화덕을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다.

◇“미소난로 실제 써 봤더니”…
“미소난로를 땐 지난겨울 월평균 연료비가 4만5000원 정도 들었다.” “진짜? 정말? 어떻게 그런 일이?… (웅성웅성)”

양평에서 열린 첫 번째 ‘착한화덕 워크숍 및 미소난로 시연회’에서 단연 주목받은 인물은 미소2호 사용담을 들려준 윤학노(양평읍 도곡리)씨였다. 그는 워크숍 현장에서 지난해 자기 집에 미소난로를 설치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가 참가자들에게 떠밀려 나와 결국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밝힌 미소난로의 성능은 이렇다. “지난겨울 미소난로를 설치하고 장작 40만원어치를 샀다. 겨울을 나고 보니 장작이 반 정도 남아 있었다. 4개월 조금 넘게 땠기 때문에 월평균 4만5000원의 나뭇값이 든 셈이다.” 

 

▲ 미소난로 사용담을 즉석에서 발표하고 있는 윤학노씨.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다른 난방은 하지 않았나?” 윤씨는 “집에 보일러가 설치돼 있지만 바닥난방은 하지 않고 온수용으로만 썼다. 난방은 미소난로로만 했다”고 답했다. 그의 집은 21평 전원주택으로 남향이라고 했다. 작은 집에 햇볕이 잘 드는 좋은 조건이긴 하지만 미소난로의 성능을 확인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증언 앞에 참가자들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미소난로 개발자 김태경씨만은 놀라기는커녕 한술 더 떴다. “장작을 샀으니 돈이 들었지 주변에서 나무를 구해다 땠으면 연료비가 한 푼도 들지 않는 것 아니냐.” 월 4만5000원의 나뭇값이 든 것마저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이다. “주변에서 나무를 줍거나 구해다 때면 되는데 뭣 하러 장작을 사.” 김태경씨가 투덜거렸다. 

◇워크숍인가, 나들이인가…
 본지 주최로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옥천면 삐삐산장에서 열린 제1회 워크숍에는 참가신청자 50명과 가족 등 100여명이 몰렸다. 양평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인터넷 카페나 SNS에서 워크숍 정보를 접하고 서울, 경기, 강원, 대전, 경남에서 온 사람도 있었다. 워크숍을 앞두고 미소난로 개발자 김태경씨를 인터뷰한 본지 163호 기사는 인터넷에서 조회수가 4만 건에 이를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 자신이 만든 화덕에 라면을 끓이며 나들이 나온 것 마냥 즐거워하는 참가자들.

참가자들의 상당수는 가족을 동반하고 나들이처럼 워크숍에 참가했다. 워크숍 장소가 넓고 주변 경관이 좋아 돗자리를 펴고 놀기에 충분했다. 특히 직접 만든 착한화덕에 불을 지펴 라면을 끓여먹는 순서가 워크숍 프로그램에 있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거워했다. 서울 잠실에서 가족과 함께 온 김인영씨는 “간단하지만 화덕을 직접 만들어 입으로 후후 불어가며 불을 피우는 것이 아주 재미있었다”며 “가족과 함께 소풍삼아 오길 잘했다”고 말했다.

착한화덕의 성능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주변에서 주워온 가는 나뭇가지 한줌으로 실제 라면을 끓였기 때문에 다 수긍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이번 워크숍에서 만든 4ℓ 크기의 화덕이 주택 마당에 놓고 큰 찜통이나 솥을 끓이는 용도로 쓰기에는 작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본지와 작은세상은 10월9일 개최하는 제2회 워크숍에서는 착한화덕 크기를 20ℓ 용량으로 키우기로 했다.

◇“연기가 안 나네… 신기해”…
 참가자들의 미소난로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작은세상 관계자들에게 설명을 들으며 질문을 하기도하고 토론을 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몇 건의 계약이 성사되기도 했고, 준비한 안내책자 모두 동이 나 우편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 불을 피워 시연 중인 미소난로에 대한 설명이 한창이다. 즉석에서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시연된 미소난로는 미소2호, 미소2호플러스, 미소5호, 미소카페, 미소꼬레 등 5종류였다. 일단 참가자들은 미소난로의 외형이 타 난로에 비해 크지 않음을 확인했다. 실내에서 적은 공간을 차지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 둘째 연통에서 연기가 올라오지 않는 것에 놀랐다. 거의 완전연소에 가깝게 연소가 되기 때문에 연기가 안 난다는 게 작은세상 측의 설명이다. 

셋째 아궁이처럼 불문을 열어놓고 때도 연기가 전혀 역류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타 난로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기도 한데 이로 인해 미소난로는 난로 속의 불에서 나는 열기를 실내에 직접 전해준다. 작은세상 김기한 이사는 “미소난로는 다른 난로와 달리 불문을 열어놓고 나무를 천천히 태울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렇게 하면 불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직접 쏘일 수 있어 건강에도 좋다”고 말했다.

넷째 미소5호나 미소카페, 미소꼬레에서 나무가 거꾸로 탄다는 것을 신기해했다. 이 난로들의 나무 투입구는 난로 몸통 위쪽에 달려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무를 위에서 집어넣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불길이 나무를 타고 오르지 않는 이유를 묻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땔감 사용량과 종류는 앞서 윤학노씨의 사용담에서 언급하기도 했지만 워크숍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작은세상 측에서 난로 시연에 사용한 나무는 참나무가 아니라 주변에서 구해온 다양한 목재였다. 이런 나무들조차 잘 연소시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미소난로 용도 따라 종류도 다양

 

▲ 미소2호는 벽난로 타입으로 아궁이를 열고 때는 것이 특징이다.

미소난로는 종류가 제법 된다. 크게 ‘아궁이 구들 시스템(미소1호)’, ‘아궁이 벽난로(미소2호, 미소2호플러스)’, ‘하향식 연소 난로(미소5호, 미소카페)’, ‘난방취사 겸용 난로(미소꼬레)’로 나눌 수 있다. 물론 모두 실내에서 사용하는 난로다. 각각은 개발한 의도가 있다.

미소1호는 벽난로 기능과 온돌기능을 결합시킨 것이다. 연통을 밖으로 뺀 것이 아니라 황토바닥을 돌게 해 개량 구들 역할을 하도록 했다. 짧은 시간에 바닥 난방을 할 수 있어 방 하나를 찜질방으로 꾸미기에 안성맞춤이다. 미소2호는 아궁이를 열어놓고 때는 벽난로다. 원적외선을 바로 쬘 수 있다. 온돌기능은 없다. 미소2호플러스는 전체 재질을 스테인리스로 했다는 점만 미소2호와 다르다. 미소5호는 실용주의자와 저렴한 가격대를 찾는 소비자를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미소카페는 미소5호의 크기를 키워서 카페, 공장, 사업장 등에서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미소꼬레는 나무뿐만 아니라 소똥, 석탄, 무연탄, 옥수수 등도 연료로 쓸 수 있게 해 저개발국가에 보급하도록 개발했다.

작은세상은 조만간 양평에 미소난로 모델을 상설전시판매하는 매장을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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