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기① 하북사범대학교 서동은

 

▲ 서동은 양평고 출신

제가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학교기숙사에서 중국문화탐방 연수프로그램이 있었어요. 14박15일로 중국 하얼빈지역에 있는 하얼빈사범대학교에서 중국어수업도 하고 문화를 알아보는 활동이었어요. 희망 진로가 관광호텔산업이었기 때문에 외국어와 해외문화에 관심이 아주 많았어요.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바로 신청했죠. 

2주 동안 중국에서 지냈던 시간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요. 중국어 수업도 듣고, 중국인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중국음식도 많이 먹어보고, 여러 관광지도 둘러봤어요.
 
수업은 지금 제가 생활하는 하북사범대학교에서의 어학코스와 크게 다르진 않은 방식이었어요. 교재로 기초부터 하나하나 라오시께 배웠는데, 조금 다른 점은 가끔씩 수업시간 중에 밖으로 나가 그날 배운 단어들을 중국인들과 직접 연습해보곤 했어요. 아무래도 문화탐방연수다보니 그런 기회들이 달랐는데 즐거웠어요. 중국전통무술수업도 있었는데 당시에 웃으면서 즐겁게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붓글씨 연습하는 시간도 있었어요. 
 
2주 동안 저희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어요. 식당에서 중국만두 쟈오쯔를 만드는 활동도 하고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보니 식당사람들과 무척 친해져서 중국인들한테 마작을 배워서 게임하고, 식당에 있는 ktv로 같이 한국노래를 부르면서 춤도 추고 정이 많이 들었어요.
 
당시에 인상적이었던 관광지도 두가지 정도 꼽아보자면, 하나는 유명한 축제인 ‘빙등제’에 다녀온 거였어요. 하얼빈의 빙등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축제인데, 모든 건축물이 얼음이고 그 얼음들과 조명이 어우러져 정말 화려한데 영하의 온도와 찬바람도 잊고 신나게 놀 정도였어요. 다른 하나는 ‘동북호림원’인데 호랑이, 사자, 치타 등의 동물만 모아놓은 말 그대로 호림원이었어요. 한꺼번에 많은 호랑이들을 보니 무척 신기했어요. 다른 동물들은 없고 정말 호랑이과 동물들밖에 없었어요. 당시 겨울이었는데 백호가 쌓여있는 흰 눈과 너무 잘 어울려서 기억이 많이 남네요. 
 
당시 저는 관광업이 발달한 국가에서 그 나라 언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해 해외로 대학진학을 생각 중이었는데, 실제로 중국에 가 중국대학교에서 생활하다보니 중국에서의 대학교생활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중국이 관광업에서 특별한 발전을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향후 발전가능성과 한국에 오는 수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에서의 학업을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죠. 
 
연수 후, 저도 보통 학생들처럼 한국에 있는 대학을 목표로 공부하고 지냈어요. 그렇게 고등학교 2년을 마무리 하고 보다 진지하게 대학에 대해 고민할 때, 양평고 선배들이 중국에 있는 학교로 진학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제가 지금 생활하고 있는 하북사범대였죠. 선배들의 중국 유학생활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때부터 전보다 더 진지하게 고민을 했어요.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녀도 영어나 중국어 등 언어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고 싶었고, 졸업 전이든 후든 언어공부를 위한 유학계획을 가지고 있었어요. 중국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다면, 중국어를 배우며 전공수업도 들을 수 있게 된다는 점과 유학을 미리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이 제가 중국으로 대학진학을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어요. 
 
물론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제가 유학생활을 견뎌낼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지만, 저는 ‘걱정하면서 기회를 날리기보다는 힘들어도 악착같이 버텨보자’고 다짐했어요. 그밖에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했을 때 만나게 될 여러 나라 사람들, 촉박하게 쫓기지 않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했어요. 그렇게 제 마음을 확실히 결정한 후에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고, 하북사범대학교로 진학을 하기로 했어요.
 
학교친구들 5명과 함께 중국으로 왔어요. 저를 포함해 두 명은 학교에서 하는 중국어수업만 들은 상태였고, 두 명은 중국어학원에서 아주 기본적인 공부를 하다가 왔어요. 그래서 저와 세 명은 초급반인 ‘초지 이’반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고, 나머지 한명은 저희보다 좀 높은 반에 들어가 수업을 듣게 되었죠. 
 
어학코스 얘기를 하기 이전에 중국에서의 초반 이야기를 해보자면 혼자 공부하는 것과 직접 중국인과 대화하는 것은 정말 너무 달랐어요. 중국은 성조가 중요한데 항상 혼자 발음하면서 공부하다가 직접 중국인이 직접 하는 발음을 들으니 알아듣기 어렵고, 또 직접발음을 해보아도 중국인들은 대부분 알아듣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에도 이 문제는 여전해서 항상 발음을 듣고 말하는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해요.
 
그래서 초반에는 고생 아닌 고생, 다양한 경험들을 많이 했죠. 엉뚱한 음식을 시켜 먹기도 하고, 중국특유의 향신료 때문에 음식을 다 남기기도 하고. 그리고 한국어로 대화하다보면 중국인들이 신기해하며 말을 걸어오는 경우도 아주 다분한데, 저희는 대부분 못 알아들어서 무척 당황했어요. 모든 중국인들이 그런 건 아니겠지만 대체로 중국인들은 한국인들한테 호의적이어서 먼저 말을 걸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었어요. 
 
어학코스에서 저희는 ‘니하오’나 ‘짜이찌엔’ 같은 아주 기본적인 단어부터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저희 반은 총 4명의 선생님이 담당하셨는데 팅리, 유에두, 찡두, 코위로 나누어 수업을 받았어요. 수업은 중국어와 영어를 섞어가면서 받았지만 영어를 잘하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을 만큼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후반쯤에는 영어로 수업을 듣는 게 쉽다고 느껴질 만큼 중국어가 어려웠지만 그래도 복습과 예습을 열심히 하면서 잘 적응했죠. 
 
내년 3월까지는 어학코스에서 중국어를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그 이후에 관광경영학과에 진학해서 공부를 할 계획이에요. 어학코스를 공부하고 있는 지금은 시간이 많아요. 주 5회 수업인데, 하루를 제외하고 나머지 4일은 모두 오전에 수업이 끝나요. 수업은 보통 한두 개정도예요. 수업이 끝나면 주로 복습과 예습을 하고 취미생활을 해요. 저는 취미생활로 피아노나 기타를 치고는 해요. 가끔씩은 카페에 가서 외국인들과 담소나누기도 하구요. 배드민턴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아요. 학교가 넓어서 조깅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다음 학기부터는 취미생활도 좋지만 좀 더 알차게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제가 개인적으로 하고 싶었고 해야 하는 공부들인 와인공부, 영어공부, 역사공부, 수학공부를 계획 중이에요. 중국에서 공부하기 쉽지만은 않아서 이번 방학 때 좀 구체적인 계획을 계속 생각 중에 있어요. 
 
요즘에 중국유학을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유학을 와있는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중국유학에서 이룰 수 있는 건 정말 많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앞에서 말씀을 드렸다시피 중국유학생활은 한국에서보다 시간이 많아요. 이 말은 즉 사람이 쉽게 나태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중국유학생활은 하고 싶은 것과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한 것 같아요. 무작정 ‘외국에 가서 공부해야겠다. 그러면 뭐라도 얻는 게 있겠지’라는 건 무척 어리석은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마인드로 외국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면 저는 교환학생 1년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긴 시간인 4년을 유학을 가서 공부하려 한다면 내가 하고자하는 공부와의 시너지를 얼마만큼 낼 수 있는지, 그리고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유용하게 보내야할지, 내가 왜 구지 중국에 가서 공부를 해야 하는지는 정말 스스로 꼭 생각해보고 와야 할 것 같아요. 그럼 좀 더 본인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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