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오디션… 악장·단원 등 추가 모집

최영철 지휘자는 취임 두 달 만에 중도 사퇴
‘프로’ 표방하는 한 구조적 문제 불씨는 여전

양평문화원이 정나라 지휘자를 양평문화오케스트라의 새 지휘자로 영입했다. 문화원이 올해 초 영입한 최영철 지휘자는 취임연주회 이후 두 달이 안 돼 중도 사퇴했다. 문화원이 프로 오케스트라를 내세우면서 지휘자가 연이어 교체되고 이에 따른 단원들의 이동이 반복되고 있다.

문화원은 지난 4일 양평문화오케스트라 지휘자로 정나라 용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년이다. 문화원은 추가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오는 18일 문화원 연주홀에서 오디션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디션은 최영철 지휘자가 사퇴하면서 4∼5명의 단원이 함께 떠난 데다, 새 지휘자가 정단원의 인원을 기존 15명에서 20명으로 늘리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문화원은 밝혔다. 모집 파트는 악장 1명과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이다.

지휘자의 급여와 단원 수당도 조금씩 변동이 있다. 지휘자 급여는 기존 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했고, 단원 연습수당은 10만(수석)∼7만원, 연주수당은 모두 10만원씩 지급한다.

▲ 양평문화오케스트라 최영철 지휘자가 지난 2월28일 군민회관에서 취임연주회를 갖고 있다.

최영철 지휘자는 지난달 22일 이메일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 지휘자는 지난달 8일 양평문화오케스트라의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문화원이 오케스트라 운영 지원 예산을 늘리고, 단원들의 처우를 프로 수준으로 개선해주겠다고 했으나 요원한 희망사항일 뿐임을 알았다”며 “한정된 예산을 운용하는 양평군의 사정도 있을 테고 군의 보조를 받는 문화원의 사정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지휘자는 오케스트라는 프로로 출범했지만 지원 예산과 인력은 그대로인 점을 지적한 것이다. 예산과 지원 인력 모두 프로 수준으로 격상되지 않는 한 정상적인 프로 오케스트라 운영은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정나라 지휘자가 상임지휘자로 있는 용인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경우 단원만 63명에 이르고, 사무국 지원 인력은 총무, 기획, 서무, 악보로 세분화돼 있다. 반면 양평문화오케스트라는 문화원 사무국 직원 4명이 이 일을 맡고 있어 전문 인력이 부재한 상태다. 제반 여건을 갖추지 않고 옷만 프로로 갈아입은 셈이어서 최영철 지휘자의 중도 사퇴는 예견된 일이었다.

전봉진 문화원 사무국장은 “세계적인 지휘자를 새로 영입한 만큼 잘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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