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길우 양평병원 내과전문의

 

▲ 남길우 양평병원 내과전문의

‘국내 역류성 식도염환자 330만명’이라는 뉴스를 본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역류성 식도염은 최근 10~15년 사이 우리나라에서 가파르게 증가하였습니다. 생각보다 흔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그냥 지나치기도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매우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납니다. “가슴이 타는 듯이 쓰라려요.”, “뭔가 치밀어 오르고 목에 뭐가 걸린 것 같아요.”, “감기도 안 걸렸는데 기침이 자주 나옵니다.”, “목을 많이 안 썼는데도 쉰 목소리가 나요.” 이처럼 다양한 증상들이 사실은 모두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만큼 초기에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병이기도 해 내과 의사들을 많은 고민에 빠뜨리기도 합니다. 환자들 또한 만성적인 기침으로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천식이나 기관지염으로 치료받기도 하고, 흉통으로 대학병원에서 고가의 심장검사를 받은 후 이상 없다는 말을 듣고 허탈하게 돌아오기도 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 내용물(위산)이 식도로 역류하여 불편한 증상이나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정의합니다. 또한 내시경에서 식도가 정상인 비미란성 역류질환과 식도에 미란이 있는 역류성 식도염을 합쳐 ‘위식도 역류질환’이라 하며, 흔히 말하는 역류성 식도염은 ‘위식도 역류질환’을 말합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이 따갑거나 쓰리고, 가슴 가운데 부분에 타는 듯한 또는 뜨거운 물을 끼얹은 듯한 통증, 목구멍이나 입으로 신물 또는 쓴물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경도의 불편감이 일주일에 2일 이상 발생하거나, 중등도 이상의 증상들이 일주일에 하루 이상 발생하는 경우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역류성 식도염이 의심되면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와 상담하여 전형적인 증상인 경우엔 내시경 검사 없이 바로 투약치료를 시작합니다. 다만, 투약 후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내원 당시 역류성 식도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아닌 경우엔 내시경 혹은 심장 관련 검사를 받아 역류성 식도염 이외의 질환들을 배제해야 합니다. 실제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 위궤양 및 기타 식도질환에 의해서도 역류성 식도염과 동일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실제 식도손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와 내시경을 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면 환자분들이 많이 당황해 합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도 식도 손상이 없는 비미란성 역류질환이 상당히 많으며, 그렇다고 위식도 역류질환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내시경이 정상이든 비정상이든 역류질환의 치료는 동일합니다.
 
역류성 식도염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두 가지가 병행 되어야 하며 장기간 투약이 필요합니다. 재발도 흔하여 매년 2~3회 병원에 방문하는 분들도 드물지 않습니다. 환자분들이 오셔서 이상하게 약을 끊으면 또 아프다고 하는데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저 같은 경우 환자분께 이 병은 완치되는 병이 아니고 혈압이나 당뇨처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고 설명 드립니다. 
 
약물치료는 위산분비 억제제(PPI)를 투여하며 대부분 1~2주 투약 후엔 증상이 호전됩니다. 증상 호전 후에도 투약을 바로 중단하지 않고 용량을 조절해가며 몇 주간 더 투약하며 총 2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합니다. 생활습관 개선은 기름진 음식과 과식은 삼가하고, 밤늦게 먹는 야식을 끊고 적절한 운동과 체중감량이 효과적입니다. 이 외에도 식사 후 바로 눕지 않도록 하고 술, 담배, 커피 및 카페인, 탄산음료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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