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와 행정지원 필수

▲ 지난 2008년 작은도서관 중 가장 먼저 개관한 서종작은도서관.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마을학교특강에서 최예용 교수가 ‘전자파와 시민건강’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현재 양평군에는 4개의 작은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양평군은 2008년 서종작은도서관, 2009년 강하작은도서관에 이어 2013년 청운작은도서관, 2014년 강상작은도서관을 개관했다. 오는 10월에는 옥천면 면민회관을 리모델링해 일반·영유아·다락방·성인 열람실과 다목적실을 갖춘 옥천작은도서관을 개관할 예정이다. 옥천작은도서관이 개관하면 개군·단월면을 제외한 10개 읍·면에서 지역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작은도서관은 주민 생활과 밀착한 도서관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정부는 농어촌의 경우 공공 유휴시설이나 노후시설을 리모델링해 작은도서관을 조성해왔다. 양평의 경우도 면민회관이나 주민자치센터를 신축하면서 옛 건물 일부를 작은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작은도서관은 모두 면소재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작은도서관 운영에 있어 입지조건은 이용활성화를 좌우하는 핵심 조건이다. 관공서와 초등학교 인근에 위치한 서종·강하 작은도서관의 경우는 유아, 어린이, 주부들의 이용률이 높다. 초등학생의 경우 방과 후에 부모를 기다리며 책도 보고, 프로그램에도 참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강상작은도서관의 경우 초등학교와의 거리는 다소 머나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고 신축한 다목적복지회관에 입주해 있어 이용객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반면 관공서나 학교와 떨어져 시장 입구에 위치한 청운작은도서관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져 도서관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작은도서관은 일반도서관과 마찬가지로 도서대출·반납서비스, 유·초등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강좌, 동아리 등을 운영한다.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서종작은도서관의 경우는 청소년 대상 문화강좌, 지역연계 프로그램, 외부 프로젝트 등 사업의 영역이 다양하다. 일반도서관에 비해 턱없이 적은 운영자 3명이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자 15명의 참여 덕이다. 작은도서관 운영은 주민자치센터나 면사무소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주민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서종작은도서관의 주민참여는 도서관 개관 이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2007년 서종지역에서 그림책읽기모임을 하던 주민들이 경기도의회신문을 통해 작은도서관에 관한 정보를 접했다. 회원들은 군립도서관에 전화를 걸어 공문이 내려오면 알려달라고 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서종작은도서관 건립이 확정된 후에는 화장실 위치, 바닥 난방 등 설계도면부터 물품구비, 도서기증 등 모든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주민이 참여했다. 주민참여의 가장 적극적인 형태는 자원봉사다. 서종작은도서관 김영숙 관장은 “도서관이 활성화될수록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요즘은 주부들의 취업으로 자원봉사자가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라며 걱정했다.
 
양평군의 ‘작은도서관 지원 조례’ 제11조(운영인력)에 따르면 운영자 1명과 자원봉사자 1명 이상을 포함해 2인 이상이 작은도서관에 근무토록 되어있다. 이는 자원봉사자 없이는 도서관이 돌아갈 수 없는 현실을 말해주는 조항이다. 지역민들의 자원봉사로 인한 도서관 활성화 여부는 도서관등록 회원수로도 나타난다. 서종작은도서관과 9개월 차이로 들어선 강하작은도서관은 현재 자원봉사자 없이 운영자 2명이 전담한다. 4월 현재 회원수는 서종작은도서관이 1755명, 강하작은도서관이 866명이다. 등록회원수가 도서관 이용률과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관심도를 보여주는 수치다.
 
도서관의 주요한 업무는 도서대출과 반납이다. 문화프로그램은 부수적인 것이고, 주민들이 도서관을 찾게 만드는데 기본이 되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장서수다. 작은도서관의 도서구입 예산은 얼마나 될까? 경기도는 장서수, 이용객수, 자원봉사자수 등을 기준으로 2년마다 작은도서관을 A~D등급으로 평가해 연간 도서구입비를 지원한다. B등급 서종작은도서관은 300만원, C등급 강하·강상작은도서관은 200만원, D등급 청운작은도서관은 도비를 지원받지 못해 군비 120만원을 지원받는다. 요즘 책값을 생각하면 제대로 된 도서나 정기적인 신간구입은 불가능한 금액이다. 대부분의 작은도서관이 장서구비를 개인이나 단체의 후원, 도서기증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적극적인 자원봉사 참여와 주민자치센터, 면사무소 등 기관·단체의 지원 없이는 ‘생활밀착형 도서관’이라는 작은도서관의 취지를 살리기 어려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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