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주년에 부쳐-조병걸 대표이사 발행인>

 우리네 정서에 삼(3)이라는 숫자가 정겹고 각별하게 다가온다. 작심삼일, 삼척동자, 삼신할미, 석 달, 삼세판, 맥주 세 병, 세 살배기, 삼년상 등. 아마 낮 간지럽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기본을 넘어서는, 자존심이 살아 있는 숫자를 3이라고 한다면 너무 나간 생각일까?

양평에 올바른 지역언론의 필요성에 공감한 주민들이 한 푼씩 모아 신문사를 만들고 지켜야 할 강령을 내세우며 출범한지 오늘로 딱 3년이다. 돌이켜 보면 기쁜 날도 많았고 가슴 벅찬 일도 있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장애물을 만나기도 했다. 냉소와 비난은 물론 각종 루머에 회사가 휘청거리기도 했다. 하지만 미흡할지라도 창간정신에 위배된 짓은 하지 않았고 권력이나 자본과 타협하거나 꼬리를 내린 적도 없다. 부족했을지언정 권력과 자본에 밀려 물러선 일은 없었다고 자부해본다.

세상일이 순조롭고 모두가 내 맘 같을 리 만무하다. 때로 다 내팽개치고 도망치거나 포기하고 싶은 때도 있었고 아무도 모르게 증발하고 싶은 충동도 있었다. 그때마다 말없이 응원하는 주민들을 믿고 신문을 고대하는 독자들에게 의지해 이만큼 온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30년 같은 3년을 살아낸 느낌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더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더 험하다는 것이다. 선후를 가릴 것 없이 중요한 것 중 한 가지는 신문의 경제적 자립이고 나머지 하나는 파괴력 있는 기사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알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동안 본지가 지역에 안착하도록 아낌없는 경제적 지원을 해준 독지가는 물론 작지만 꾸준히 후원해주신 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올수 있었다. 그렇게 3년이 지나온 것이다. “양평이 어떤 곳인데… 얼마나 가나 보자”라고 한발 물러서서 관망하던 분들께 감히 말씀 드린다. “기본은 하지 않았나. 어쨌든 3년은 끌어오지 않았나”라고. 더불어 “양평시민의소리는 양평주민이 만든 신문인데 죽이고 살리는 것도 주민들의 몫 아니냐”고.

양평에 사는 임순례 감독이 최근 개봉한 영화 ‘제보자’가 호평을 받고 있다. 소위 ‘황우석 사태’를 영화로 풀어낸 작품이다. 국익과 진실 앞에서 갈등하다 결국 진실이 국익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불이익을 감수하며 용기를 낸 내부고발자의 이야기다. 신문의 질과 수준 또한 우리 주민들의 노력에 달려있다. 요즘 들어 본사에도 신빙성 있는 제보가 늘었다. 덕분에 의미 있는 기사를 건질 수 있었다. 그 분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뿐만 아니라 주민의 주장을 가감 없이 실을 수 있는 것 또한 주민이 만들어 놓은 신문의 힘이다.

창간 3년에 부쳐 단 하나만 양평군민들께 바란다. 본지가 시민의 대변자로, 권력의 감시자로 당당히 나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는 것이다. 스스로 유료 구독자가 되어 주고 주변에 구독도 권유하고 광고도 좀 실어주셨으면 한다. 지난 3년 동안 한결같이 권력을 감시하고 행정을 비판해온 본지에 이제 따뜻한 손길을 뻗어주시길 소망한다.

본지가 이만큼 설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군민들과 독자, 광고주, 말없이 후원을 해주신 독지가, 그리고 반 토막 월급에도 밤샘을 마다않는 직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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