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홍보도 없이 공기업 설명회 개최… 이장만 참석
내용 엉망 ‘면피용’… 주민들 “행정 무성의 도 넘어”

양평군이 읍면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몇몇에게만 알린 채 공기업 주민설명회를 열어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난을 자초했다. 설명회 내용도 개략적인 공기업 현황에 대한 보고에 그쳤다.

군은 지난달 27일 갑작스럽게 공기업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보내는 등 홍보는 일체 없었다. 군청 홈페이지에도 주민설명회 개최에 대한 홍보글이나 안내문은 게시하지 않았다. 읍면 이장과 새마을지도자 몇몇에게 전화상으로 참석을 요구한 것이 이번 행사 홍보의 전부였다.

▲ 지난달 27일 여성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공기업 주민설명회. 50여명의 이장, 새마을지도자만 참석한 채 양평군 공기업의 개략적인 현황 설명만 들었다.

공기업 주민설명회를 주관한 기획감사실 예산팀 김선대 팀장은 “지난달 안전행정부의 주민설명회 개최 시행 공문이 내려와 급하게 진행하면서 제대로 홍보를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배포된 주민설명회 자료에는 “최근 일부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으로 막대한 부채가 누적돼 정부건전재정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있어 주민설명회를 통해 지방공기업 투명성을 확보하고 주민들이 스스로 공기업의 감시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설명회”라고 행사 목적을 기재했다. 이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많은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알리고 참여를 유도해야 했다.

군이 이번 설명회를 졸속으로 연 것은 양평군 공기업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관심을 끌어내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평지방공사는 132억원의 군납사기사건과 47억원의 대금지급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주민들은 이전부터 지방공사에 대한 주민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 명확히 문제를 집고, 대안을 마련하자고 요구해왔다. 중앙정부의 지침으로 어쩔 수 없이 공기업 설명회를 열어야 하는 군의 입장에서는 설명회 개최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열린 설명회라 그 내용도 부실했다. 환경사업소, 수도사업소, 양평지방공사 등 3개의 공기업에 대한 설명회는 1시간 만에 끝났다. 인사 시간을 제외하면 각 기업별 설명시간은 15분 정도였다. 그 내용도 개략적인 기업현황에 대한 보고형식에 그쳤다. 설명 후 가진 질의응답시간에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진 주민들은 없었다.

한 주민은 “군의 보여주기식 행정이 도를 넘었다. 이는 주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새롭게 출범한 김선교 군수의 주민을 대하는 방식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저작권자 © 양평시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