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앞둔 군의원들, 준비는 어떻게>

행사장 찾거나 회의록 훑어보는 정도
“공부할 것 많지만 시간 부족” 변명
견제·감시기능 제대로 수행할까 의문

제7대 양평군의회가 개원을 하루 앞두고 있다. 다음달 1일 의장단을 선출한 뒤 2주 후에는 임시회를 열어 추경예산안을 심사하고 집행부의 하반기 업무보고를 받는다. 7대 군의회의 사실상 첫 회기 일정이 3주도 채 남지 않은 셈이다. 7명 전원이 초선의원이던 6대와 달리 7대는 초선의원 3명, 재선의원 4명으로 구성됐다.

개원을 코앞에 둔 군의원 당선인들이 집행부 행정의 견제와 감시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들어봤다. 수십 년 내공의 군청 실·과장들과 상대하려면 군의원들이 계획하고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 당선인은 ‘민원 해결’을 대부분 첫 손가락에 꼽았다. 주민 창구 역할로써의 의정활동도 있겠지만 새로운 의제를 만들거나 지역 대중운동을 펼쳐보겠다는 계획은 듣지 못했다.

새누리당 당선인 5명은 지난 23일부터 정병국 의원과 함께 읍·면을 순회하며 ‘지역주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로 마을이장, 새마을지도자, 읍·면장,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정 의원 혹은 재선 군의원이 중심이 돼 주민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민원을 청취하는 자리다.

 
“의원끼리 똘똘 뭉쳐야”

의원끼리 싸우지 말고 소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 비중 있게 나왔다. 새누리당 박명숙 군의원은 “의회가 주민의 신뢰를 받으려면 의원 서로 간에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군민과 양평의 발전을 위한 올바른 사업이라면 의원들이 똘똘 뭉쳐서 군수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민원 해결사가 되기 위해 군민의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방자치발전연구원이 격월로 발행하는 ‘자치의정’을 빠지지 않고 챙겨본다”고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송요찬 군의원은 “지난 6대 군의회는 정당정치에 매몰된 나머지 서로 물고 뜯는 의회였다”며 “의원끼리 소통이 안 되는데 어떻게 주민과 소통하겠느냐”고 말했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는 주민들이 있는데도 새누리당이 일방통행을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장애인 지역아동센터 지원 조례안을 발의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록 꼼꼼히 챙겨봐”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군의회에 입성하는 박화자 당선인은 “민원 처리 방법이나 집행부와의 관계 등 의원의 기본 상식을 배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일 군의회 회의록을 보면서 양평의 현안과 의회 운영사항 등을 파악하고 있다”며 “용문산관광지 내 일부 상인의 호객행위 민원과 환경문제, 친환경에너지사업 등의 관련 자료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송만기 당선인은 “전직 군의원과 사회단체장, 주민 등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군의회 회의록과 세입세출 예산안을 꼼꼼하게 챙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공무원 편이 아니라는 것을 의정활동으로 보여 주겠다”며 “문화, 예술, 스포츠, 레저, 관광의 5벨트를 구축하기 위해 이제껏 쌓은 지식을 쏟아 붓겠다”고 했다. 그는 “1999년 양평에 온 이래 지금껏 양평을 떠난 적이 없다. 주소만 양평에 두고 서울에서 생활한다는 일부 잘못된 시각을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낙선자 공약도 활용”

새정치민주연합 박현일 군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낙선한 후보들의 공약을 사장시키지 말고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선거기간 중 놓친 마을의 현안과 민원을 챙기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7대 군의회는 역동적인 의회보다는 감시·견제하는 의회를 구호로 삼아 의회 본연의 기능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지자체는 있는데 양평군에는 없는 조례, 개정해야 할 조례를 모아보니 29건에 이른다”며 “동료의원들과 함께 주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를 발의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예산낭비 감시 철저”

새누리당 이종식 군의원은 “재선의원의 경험과 경륜을 살려 생활 각 분야의 주민 불편사항을 개선하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은 어려운 지역경제 사정에 더욱 살기가 어렵다고 난리인데, 군 예산이 낭비되는 사례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예산편성 단계부터 군 예산이 허투루 쓰이는 곳이 있는지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농업이 실질적인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국외연수를 떠나기 전 세밀한 계획서를 제출하고, 다녀온 뒤에는 충실한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농업 육성 연구”

새누리당 이종화 당선인은 “양평의 친환경농업 육성과 지원에 관한 조례를 발의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친환경농업인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군 의회사무과 전문위원을 하던 시절 읽었던 최민수 국회의정연수원 교수의 책을 다시 읽고 있다”며 “조례·예산안 심의, 행정사무감사, 결산검사 등 지방의원의 전문성 강화에 주력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데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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