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현 민노당 준비위원장, 4·11 총선 출사표

통합진보당 내 경선 거친 뒤 민주당과 경선예정

지난 12월 5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새진보통합연대가 통합진보당이란 새 이름으로 한 지붕 세 가족 살림을 차렸다. 각 지역별로 통합진보당 창당대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양평·가평 지역에서도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하나로 뭉쳐 통합진보당의 깃발을 내걸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2012년 임진년 새해를 앞두고 양평 민주노동당 준비위원회 전재현 위원장(41)을 만나 양평지역 진보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노당은 양평‧가평 국회의원 선거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요? 


전재현: 4‧11 총선에 앞서 국민참여당과 통합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그 논의에는 물론 내년 총선 단일후보에 대한 논의도 포함됩니다. 국민참여당의 후보가 정해지면 저와 경선을 하고, 후보를 내지 않으면 제가 통합진보당의 총선후보로 나설 계획입니다.


또한 민주통합당과도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이런 후보단일화 문제부터 해결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준비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내년 총선에 대한 전망은 어떻습니까?


전: 민주통합당과 야권 후보단일화가 되어 한나라당과 1:1 구도로 선거가 치러지면 반반 확률이 될 것으로 봅니다. 만약에 야권 후보단일화가 이뤄지고 한나라당측이 분열되어 유력 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경우에는 야권 단일후보가 승리하리라 생각합니다. 그 근거로는 첫째, 국민의 한나라당에 대한 여론 악화, 둘째, 야권 후보단일화를 통한 조직 역량 강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지난 총선 때 민노당 단독 후보로도 10%의 지지율을 얻었으므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한‧미FTA에 대해 원천무효와 재협상을 요구하는 성명을 「양평시민의소리」 지면을 통해 2차례 발표했습니다. 한‧미FTA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전: 일반 시민들은 진보진영에서 무조건 한‧미FTA를 반대한다고 생각하는데 민노당도 한‧미FTA협상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의 한‧미FTA는 너무나 많은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협상을 무효화하고 재협상을 요구하는 것이지 무조건 반대를 하는 건 아닙니다.


이번 한‧미FTA의 가장 큰 문제는 불평등한 조약이라는 데 있습니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미국이라는 강대국과 한국이 평등하게 조약을 맺었다는 건데, 이건 어른과 아이가 모두 같은 조건으로 싸우라는 말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누구도 이런 싸움을 평등한 것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른과 싸울 때는 어른에게 패널티를 주는 게 평등한 것 아닐까요?


또한, 한‧미FTA협상이 발효되면 현행 한국법상 한‧미FTA의 불합리한 조항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습니다. 반면 미국은 불합리한 점이 발견되면 FTA협상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한국과 미국의 법체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데, 한국의 법체계를 바꾸지 않고서는 불합리한 조항을 막을 근거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FTA협상안을 면밀히 분석해서 불합리한 조항을 삭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들 알고 있듯이, 투자자-국가제소권제도(LSD)와 한번 개방했으면 다시는 그 전의 수준으로 되돌릴 수 없는 래칫조항, 한국이 다른 국가와 FTA협상을 할 때 현재 미국보다 높은 수준으로 협상을 하면 미국도 그 수준으로 기준을 맞추어주는 미래의 최혜국대우조항 등 너무나 많은 독소조항이 있습니다.


=한‧미FTA반대 운동을 양평지역에서 펼칠 예정이라 알고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계획 중이신가요?


전: 양평 지역위원회 자체적으로 선전물을 만들어 12월말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한‧미FTA반대 범국민본부에서 선전물을 일괄 제작하기로 해 다음 주부터 시작할 계획입니다. 전철역과 5일장터 등에서 선전물 배포를 할 생각이고 양평읍, 용문면, 양수지역의 상가방문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한미FTA반대 양평지역 연석회의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압니다.


전: 계속 추진 중에 있습니다. 지역의 시민단체와 농민단체 등에 계속 제안하고 있고 현재 교육희망네트워크와 전교조 양평지부, 철도노조와 사회보험노조 등이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만들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노당 양평준비위원회 회원이 73명입니다. 당원수에 비해 그 활동은 좀 미비한 것 아닌가요?


전: 민노당은 양평에 있는 다른 당에 비해 인원수는 아마 제일 적을 것입니다. 하지만 활동은 타 당에 비해 무척 많이 했다고 자부합니다. 물론 타당의 내부 활동에 대해 자세히 모르지만 양평지역은 대체로 모든 당의 활동이 무척 미비하다고 생각합니다. 양평군의 전체적인 정서가 그런 것인지 어떤 일이 있어도 무척 조용합니다.


=앞으로의 활동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전: 양평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은 ‘진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보는 여럿이 함께 하는 것입니다. 몇몇만 잘 살고 몇몇은 못사는 게 아니라 다수가 잘 살든 못살든 함께 가자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모든 활동도 양평군민들과 함께 ‘진보’를 실현해 나가는 일에 초점이 맞춰질 것입니다.


=양평군의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전: 양평의 인구 17만을 통해 시로의 승격은 올바른 발전방향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 지역이 자연보호지역으로 묶인 양평에서 억지로 인구만 늘린다고 지역이 발전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지역발전을 꾀하다 보면 오히려 지금 양평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놓쳐버릴 가능성이 많습니다.


우선 유기농축산을 지금 보다 체계적으로 잘 관리하여 한국에서 농촌사회의 모범답안을 창출해야 합니다. 둘째는 체험형 관광단지의 조성입니다. 이는 먼저 말한 부분과 연계된 부분으로 농업단지와 체험형 관광단지가 같은 장소에서 실현되어야 합니다.


가까운 가평은 완전히 소비형 관광도시로 자리 잡았고, 여주는 도시화가 되어 가는 중입니다. 서울 인근에서 체험형 관광단지로의 자리매김만이 앞으로의 양평의 살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사에 대해 간략히 듣고 싶습니다.

전: 1970년 대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있었고, 서울대 법대로 진학하며 서울로 상경했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후 학교보다는 야학활동을 접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부분과, 이 사회는 어떤 구조로 이뤄졌는지에 대해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1998년까지 야학활동에 전념하다보니 학교성적은 형편없었습니다. 졸업 후 사법고시를 준비할까도 생각했지만 가정형편도 어려웠고, 나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2000년에 결혼하고 2006년에 아내와 함께 시골에서 살 것을 결심하고 양평으로 이사왔습니다. 현재는 서울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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