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탐방-개군면 벼농사대행 박윤식 후계농업인>

연간 36만3636㎡ 논농사 대행… “지역과 함께해야 귀농 성공”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지만 귀농해 농사짓는 게 더 좋았다. 귀농했다가 실패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 헛된 꿈을 쫒기보다 농사의 기본인 논농사 등 식량작물로 기본소득을 올리고 지역에 녹아든다면 귀농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 9년 전 고향인 개군면 상자포리로 귀농해 벼농사대행과 참비름 생산으로 연간 8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박윤식 후계농업인.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던 박윤식(41)씨가 지난 2005년 귀농 후 9년간 농촌생활을 하며 가진 생각이다. 올해 후계농업인 선정에서 최고점수를 받은 박씨는 연간 36만3636㎡ 규모의 벼농사를 대행하고 1만6528㎡의 논농사와 2644㎡ 시설하우스에서 참비름 등을 생산해 연간 8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올해 여주농업경영전문대학을 졸업하고 개군면 일대 논농사를 책임지고 있는 박씨. 그가 귀농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개군면이 고향이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1년간의 조사․연구를 통한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씨는 “아버지의 귀농 권유에 1년간 농사일을 하며 그 가능성을 살펴보니 충분히 성공할 자신이 생겼다. 아내의 반대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족 모두 만족하며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귀농을 결정했을 때 아버지로부터 꼭 지켜야 할 것 두 가지 당부를 들었다. 그것은 무조건 인사 먼저 하기와 어른 공경하기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철저히 지켰더니 지역주민들에게 인정받은 것은 물론 논농사 대행도 크게 늘었다.
 
박씨가 하는 벼농사대행은 3월 논 로터리 치기, 5월 모심기, 10월 벼 수확으로 나뉜다. 농촌사회가 고령화되면서 대행을 부탁하는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박씨는 양평에서는 몇 대 없는 대형 콤바인과 이양기를 갖추고 매년 벼농사대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시설하우스에서 참비름을 생산한다. 개군면 특작물이자 효자상품으로 유명한 참비름은 높은 소득을 보장해줘 올해 후계농업인 선정으로 신청한 4000만원으로 내년에는 하우스 2동을 늘려 6동 3966㎡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박씨는 농사일만큼 마을일에도 열심이다. 귀농하자마자 개군면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 청년회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는 개군면 청년회장과 방범대장을 맡아 활발히 봉사하고 있다. 올해 졸업한 여주농업대학에서는 박씨의 귀농 성공담을 학생들에게 알리고자 그를 강사로 초빙했다. 열성적인 농업연구는 물론 탁월한 말솜씨를 가진 박씨에게 학교측에서는 서울대학교 박사과정으로 추천을 했지만 그는 농부의 삶을 택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농업을 길게 보고 있다. 농사가 언제부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이 됐다. 최근 FTA 협상이 계속 이뤄지면서 농촌이 더욱 힘들어지지만 쌀을 비롯한 식량작물을 지키는 것이 농부의 사명이다. 선진국일수록 자국의 식량작물을 지켜야한다. 우리나라 정치인들도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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