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양평 전통시장 어떻게 살릴 것인가⑤>

시장상인들, 주차장 확충‧상인 의식개혁 요구 높아

본지 설문조사… “오일장․주말장 매출 도움 안 돼”
 
평일 오후 5시. 보통 가정의 주부들이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장을 보는 시간이다. 학교를 마친 아이의 손을 잡고 장을 보러 오는 장면을 양평시장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다. 양평시장이 시장의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내 대부분의 상가는 공산품을 취급해 찬거리를 구입하려는 주민들은 대부분 마트를 찾아간다. 주민들은 마트에서 음식은 물론 공산품도 구입한다. 양평시장이 점차 어려워지는 이유다. 시장에 남은 거라고는 식당과 술집이 대부분이다. 관광객이 몰리는 오일장과 주말장날에도 상가 매출이 오르지 않는 이유다. 
 
▲ 평일 오후 양평시장의 모습. 상설 장터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상가 사이의 시장길이 5일마다 장터가 된다. 그러다보니 시장 분위기가 전혀 안 난다. 상가도 대부분 식당이나 공산품을 파는 곳이다. 평상시에 여기에 장을 보러 오는 사람은 없다.
‘양수겸장’의 위기에 처한 양평시장을 살리기 위해 시장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본지는 시장상인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3일간 10개 항목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양평시장 상가의 3분의1은 사장이 자리를 비웠고, 3분의1은 시장활성화에 별 관심이 없다고 거절했다. 46명의 상인들에게 설문조사를 받았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양평의 특색’ 이것만이 살 길
설문에 참여한 상인의 절반 이상(54.3%)이 상인들은 시장활성화를 위해 시급히 시행해야 할 정책으로 ‘양평 특색을 갖춘 시장 조성’을 꼽았다. 시장이 특색을 갖춰야만 관광객이 몰리고 지갑을 연다는 사실을 상인들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이다.
 
 

상인들의 자발적 개선 노력과 오일장 및 주말장 정비가 17.3%, 시설현대화가 8% 순으로 뒤를 이었다. 한마디로 하드웨어보다는 적절한 소프트웨어가 시급하다는 말이다. 상인들은 전선지중화사업과 간판정비 등 시설투자보다는 양평의 색깔과 특색이 묻어나는 시장을 만들어야 하며, 이를 위해 상인들의 자발적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주차장이 있어야 손님이 오지”
상인들은 시장에 꼭 필요한 시설로 주차장 확충(45.6%)을 꼽았다. 현재 주차장으로는 감당이 안 된다는 것이다. 주차장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장은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상인들은 이어서 특성화 거리조성(17.3%), 비가림막 설치(15.2%), 휴게소, 쇼핑카트 등 편의시설(13%) 등의 시설을 원한다고 답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화장실, 자전거거치대 등의 요구도 있었다.
 
‘상인 의식개혁’ 스스로 공감
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들이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상인들은 의식개혁을 통한 시장활성화 분위기 조성(50%)을 첫손으로 꼽았다. 상인들 내부 단결과 개혁의지를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서비스 개선(30.4%)과 가격 인하(13%)가 그 뒤를 이었고 번영회 활성화 등의 기타의견도 있었다.
 
 
이와 함께 시장번영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는 시장 활성화 정책마련 및 추진(60.8%)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의식개혁 교육 실시(21.7%), 강력한 지도체계 구축(8.7%)이 뒤를 이었다. 상인번영회에 관심이 없다는 의견(6.5%)도 있었다.
 
친환경농산물거리․먹자거리 필수
 
상인들은 양평시장에 꼭 필요한 테마거리로 친환경농산물거리와 먹자거리를 동일한 비율(39.1%)로 선택했다. 한 상인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이 양평 친환경농산물 구입처와 맛집인데 마땅히 알려줄 곳이 없다”고 말했다. 오일장날 양평의 친환경농산물은 찾아볼 수 없고, 이를 취급하는 상가도 전무하다. 얼마 전 로컬푸드매장이 문을 열었지만 오일장날에는 상가들이 설치한 천막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전통시장을 찾는 관광객도 대부분의 전통시장에서 그러하듯 마트형 매장보다는 시장 노점에서 할머니들이 파는 양평 특산물을 더 원하지 않을까? 
 
오일장․주말장 매출에 도움 안돼
 
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오일장과 주말장이 실제 상가에는 큰 도움이 안 된다는 상인들(84.8%)이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매우 도움이 된다(6.5%)와 도움이 된다(8.7%)에 비해 보통이다(32.6%), 아니다(28.2%), 매우 아니다(23.9%)로 답했다. 이것은 양평시장의 상가가 대부분 공산품을 취급하거나 양평 특색에 맞는 음식점(양평해장국, 옥천냉면, 산나물정식 등)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상인은 “대부분의 관광객이 장터 구경을 하고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먹고는 그냥 간다. 특별히 살 것이 없기 때문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에 “글쎄”
상인들은 현재 진행 중인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에 대해 바람직하다(41.3)는 답변도 많았지만 현 실정에 맞지 않거나(23.9%) 관심 없고(17.4), 아예 모른다(17.4)는 대답도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군이 추진하는 장옥재개발 사업에 대해서는 상가, 문화센터, 공원이 공존하는 복합센터(41.3), 공원(17.4), 문화센터(17.4), 주차장(10.8) 등의 순으로 개발되길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인들은 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이 지역 내 주민(80.4%)이며 이들이 주로 구매하는 것은 농특산물(45.6%), 공산품(17.4), 단순방문(17.4), 음식점(6.5%) 등의 순이라고 파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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