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화도 고속도… 국토부, 약속 어기고 노선설명회 안 해
뿔난 지역민들 “설계 원천무효”, 도로공사 항의 방문할 듯

내년 공사착공 예정인 양평-화도간 고속도로 노선 실시설계가 끝났지만 국토교통부가 약속했던 노선 실시설계에 대한 주민공청회는 열지 않고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만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양서면․서종면․옥천면 등 해당 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27일 열린 설명회에서 도로공사가 발표한 실시설계는 무효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 지난달 27일 열린 양평-화도간 고속도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서 목왕리 주민들이 도로공사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양평-화도간 고속도로는 지난 2011년 예비타당성조사에 착수한 뒤 2012년 7월 사전환경성검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그 뒤 사업자인 한국도로공사는 실시설계업자 선정 및 설계를 마치고 지난달 27일 양서면 다목적복지회관에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를 가졌다.

하지만 본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21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평-화도구간은 올해 하반기에 세부설계를 실시할 계획이며 설계과정에서 주민설명회를 거쳐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환경영향평가에 앞서 실시설계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했지만 결국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도로정책과 정양기 사무관은 “도로공사에서 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와 실시설계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듣지 못했다”며 “실시설계를 마치면 주민설명회를 열어 주민의견수렴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도로시설팀 관계자는 “법적으로 실시설계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 근거는 없는 걸로 안다”고 밝혔다. 주민설명회에 대한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이 달라 주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설계 원천무효’를 주장하며 도로공사의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목왕리의 한 주민은 “지난해 발표한 설계노선과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설명이 전혀 없어 도로가 어떻게 건설되는지 알 수가 없다”며 “그런 주민을 상대로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를 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한 주민은 “환경영향평가서를 살펴보니 목왕리 마을로 각종 건설장비와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라며 “이대로 도로가 건설되면 마을 전체가 망가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차후 대책회의를 열어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를 항의 방문해 재설계와 서양평 IC 건설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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