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 강상면 오카리나 동아리

회원 평균나이 64세… 매달 무료공연 봉사

분홍색 드레스를 맞춰 입은 꽃다운(?) 할머니들이 수줍은 듯 무대로 나왔다. 관객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인사도 하지만 공연을 앞둔 긴장감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반주음악이 나오자 각자 손에 든 오카리나를 입에 물고 그동안 연습해온 음악을 연주하며 가벼운 율동도 곁들인다. 동요에서부터 클래식, 흥겨운 트로트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은 레퍼토리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갈채로 환호했다. 회원 평균나이가 64세인 이들은 바로 강상면 오카리나 동아리 회원들이다.

 

▲ 지난 14일 와글와글음악회에 참가한 강상면 오카리나 동아리 회원들이 아름다운 오카리나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

이들이 오카리나를 처음 손에 쥔 것은 2011년 6월이었다. 경기도 평생학습포털 ‘길’에서 10주간 오카리나반을 운영하자 양평지역 어르신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교육을 마친 회원들은 당시 강사였던 김영아씨에게 부탁해 강상면 주민자치센터에 반을 개설해 지금껏 활동하고 있다.

오카리나 동아리 회원은 모두 20명. 이들의 평균나이는 64세다. 최고령자인 김정자씨는 75세, 최연소 회원인 여숙임씨가 55세로 동아리 총무를 맡고 있다. 2012년 동아리를 결성하자마자 양평군 주민자치센터 동아리 경연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음악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평균 한 달에 한번 꼴로 무료봉사공연을 다닐 정도로 열정이 넘친다. 산나물축제, 마을 노인정, 장애인 시설 등은 물론 수원이나 여주로 원정공연도 다닐 정도로 이들을 찾는 곳도 점차 많아지고 있다.

이은나(66) 회장은 “나이 들어 시간도 많고 음악을 배우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며 “김영아 강사가 잘 이끌어줘 공연도 많이 다니고 회원들 모두 열심히 활동한다”고 말했다.

오카리나는 배우기 쉽고 크기가 작아 들고 다니기도 좋다. 10손가락을 모두 사용해 연주하니 치매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노년에 배울 악기로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 오카리나와 우쿨렐레 양평지부를 함께 열고 지역주민들에게 음악교육에 힘쓰고 있는 김영아 강사는 “음악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의 열정과 노력은 젊은 사람의 그것보다 더욱 값지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오카리나 연주로 노년의 무료한 삶을 생기 넘치는 활력으로 바꿔가고 있는 강상면 오카리나 동아리 회원들. 비록 실수도 하고 박자도 놓치지만 이들의 연주는 아름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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