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인터뷰> 김선교 양평군수

내년 지방선거 출마 공식화 “아직 해야 할 일 많다”
신애리사격장 ‘실력행사’ 시사, 탄약고 이전 ‘저지’
불친절 공무원 “개혁” 언급, 지방공사 “걱정 안해”

김선교 양평군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양평 발전을 위해 10년을 내다보자는 마음”이라는 말로 3선 도전의 뜻을 밝혔다. 김 군수가 출마를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군수가 양평군을 이끈 지 올해로 만 6년이 지났다. 양서면장이던 지난 2007년 1월 그는 27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더 큰 꿈에 도전했다.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에 물러난 한택수 전 군수의 뒤를 잇기 위해 그해 4월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면장 출신 무소속 후보’는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군수 자리에 올랐다. 주위의 예상을 깬 이변이었다.

그리고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그는 한나라당에 입당해 66.7%의 경기도 최고 득표율로 당선돼 민선5기를 화려하게 시작했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앞으로 260여일 남았다. 6년 만에 그는 ‘10년’을 장담하는 아성이 되었다. 본지가 지난 6일 군수실에서 김선교 군수를 만나 군민에게 전하는 추석 인사말과 함께 지역현안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 김선교 군수가 지난 6일 오전 추석을 앞두고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 군수는 군민들에게 추석인사를 전하며 양평지방공사와 탄약고 이전 등 현안에 대한 해법을 밝혔다.

-재임 중 성과가 많을 텐데 1위부터 3위까지 꼽는다면.

“1위는 무엇보다 돈 버는 친환경농업을 육성한 것이다. 농업을 단순히 농업으로만 바라보면 찾아오는 미래의 농업을 이룰 수 없다. 열심히 하는 농가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1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는 농가가 311개 농가에 이르렀다. 부자농업으로 발돋움했다. 농민들의 자부심도 덩달아 올라갔다. 이들 농가의 특징은 모두 다품종, 소량생산을 한다는 것이다. 2000여 곳에 달하는 친환경인증농가의 판로는 군수가 책임진다. 
2위는 강하면 소재지인 운심리 일대와 오빈지구의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친환경적 도시를 일군 점이다.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도시형태의 콤팩트시티를 도입하면 임야에 집을 짓는 고비용‧저효율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주거, 상업, 업무시설을 갖춰 도시 내에서 자족 가능한 고밀도 복합도시라는 게 콤팩트시티의 개념이다. 주택 하나 들어올 수 없는 경지정리지역이 너무 많은 점은 풀어야 할 과제다.
3위는 양평이 문화와 관광의 도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전거길, 수상레저, 캠핑, 등산 등 그린 투어리즘에 건강을 접목하고 있다. 교통병원 건립으로 의료 경쟁력까지 갖추게 됐다. 두물머리 일대와 세미원에 관광객이 몰려온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보고 군민과 함께 나아간 결과다. 모든 사업은 임기 중 결과를 내려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추진하겠다.”

-남은 임기 동안 꼭 실현하고 싶은 것은.

“21세기 최우선 핵심과제는 양평을 ‘이도향촌(移都向村)의 천국’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구 증가와 세수입 증대, 에너지 자립 등 자급자족의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력을 끌어들이고 문화예술의 공동체를 이루고 싶다. 먹을거리의 자립, 무공해 식수원, 저장음식 개발, 경제적 자립, 신(信) 의료정책, 교육경쟁력 강화를 실현하는 게 꿈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군수로 출마할 것인가.

“단체장이 4년 단발로 그쳐서는 그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 양평의 현실을 가슴에 품고 부글부글 끓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양평 발전을 위해 10년을 내다보자는 마음이다. 연속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7년 재선거에서 공약한 도시가스 공급을 실현하기 위해 밤잠을 못 이뤘지만 결국 해냈다. 포기하지 않고 밀어붙인 결과다. 단체장은 자기철학이 분명해야 하고 무엇보다 청렴해야 한다. 직원들에게도 항상 자기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한다.”

-양평이 어떤 곳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나. 염두에 둔 국내외 도시가 있다면.

“양평을 전국 최고의 문화관광산업도시로 가꿔야 한다. 일본의 문화교육도시인 가나자와를 모델로 삼아 양평의 발전방향을 잡고 있다. 가나자와는 일본 내 ‘여성들이 가장 여행가고 싶은 도시 1위’, ‘작은 교토’로 손꼽힌다. 옛 가옥과 게이샤의 거리, 사무라이 마을 등 전통문화보존구역을 관광명소로 살려 2009년 유네스코 창의도시(공예부문)로 지정됐다. 선택과 집중으로 양평의 특색을 잘 살려낸다면 전국 최고의 창의적인 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양평지방공사 사장을 계속 공석으로 둘 것인가. 정상화 복안은 있는가.

“일반인을 사장으로 채용하면 불필요한 이야깃거리만 될 뿐이다. 지금 시점에서 공무원 파견은 어쩔 수 없다. 군수가 책임지고 132억원의 미수채권 확보에 주력하겠다. 경영 활성화를 위해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지양하고 작지만 강한 지방공사로 키우겠다.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는 지방공사로 육성하겠다. 올해 5억∼6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지방공사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 편이다.”

-대외적으로 좋은 평가도 있지만 사격장 이전 등 7대 핵심공약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지자체 공약 이행 평가 결과 양평군은 124건 중 86건 완료, 36건 추진 등 공약 완료율 70%, 이행률 98%로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다만 양평읍 신애리의 양평종합훈련장 이전 사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격장 이전 대체 부지를 양평군이 주도하라는 게 국방부의 요구다. 그러나 군내에 사격장을 이전할 곳이 어디 있느냐. 전국의 사격장을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 사격장 통합 방안을 논리적으로 군(軍)에 설득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실력행사를 할 수도 있다. 앞으로 계속 답보 상태를 면하지 못한다면 군수가 사격장 표적지에 앉을 용의가 있다.”

-양평군 공무원들이 불친절하고 고압적이라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공무원을 대하는 주민들의 주관적 견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기본적으로 고객인 주민에게 친절해야 한다. 특히 주민과의 대면이 빈번한 인허가부서는 더더욱 그렇다. 민원응대 친절교육 등 고객 서비스의 표준을 정해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겠다. 공무원 10명 중 창의적 사고를 가진 인력이 3명만 있어도 양평은 최고의 지자체가 될 수 있다.”

 

 

-탄약고 이전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랐다. 해법은 있는가.

“어려울수록 정도를 가겠다.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일단 공사는 중지됐다. 군(軍)에서는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주민 공청회나 설명회를 요청해놓았다. 1군수지원사령관과도 통화했다. 강원도 횡성군의 탄약고 8기와 관련 부대를 지평면 59탄약대대로 이전하는 사업임에도 국방부는 ‘현대화시설사업’이라는 두루뭉술한 공문을 보내와 제대로 알지 못했다. 현재로선 지평면에 탄약고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다.” 

-추석을 맞아 군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고 사회간접자본(SOC) 공사 물량도 크게 줄었다. 돈이 많다고 좋은 세상이 아니다. 그럴수록 행복지수는 뒤로 밀리고 있다. ‘매력지수’를 얼마나 올리느냐가 중요한 시대다. 사람들의 관심은 문화와 레저로 향하고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대단한 이슈가 부각된다 해도 이제는 예전 같지 않다. 양평만큼 주민들이 지자체의 행정에 잘 협조해주는 곳도 없다. 군민의 ‘행복 실감’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 군민과 자주 소통하면서 저의 결함을 줄이고 군민과 함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제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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