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열전 27-이기성 이장(양서면 부용2리)

집도 새로 못 지어 젊은층 유입 안돼… “오총제는 왜 하나”

양수역 바로 뒷편으로 용담리가 있고 그 위를 따라 부용리와 목왕리가 이어진다. 부용산의 이름을 본따 부용리라 불린다. 부용2리에는 가정, 괴물, 참나무쟁이 등 특이한 이름을 가진 마을이 많았다. 

 

▲ 이기성 이장과 부용2리 주민들의 소망은 개발제한이 풀려 마을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 옛날의 활기를 되찾는 것이다.

부용2리는 인근 마을에 비해 땅이 비옥하고 넓어 벼농사를 많이 했다. 100여 가구수가 있지만 실제 거주는 86가구 정도고 주민 수는 300명 정도다. 주민 대부분이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다. 예전에는 참외나 수박, 오이 등도 했지만 요즘에는 토마토, 고추농사를 많이 한다. 1970년대 들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고도 주변에서 가장 부유한 마을이었다. 그러던 것이 1990년 이후 주변 마을은 전원주택도 들어서고 이주민들도 늘어나면서 개발됐지만 부용2리는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부용2리 이기성 이장을 만나는 자리에는 마을 어른 5명이 함께 자리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부용2리의 중복규제에 대한 불만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집을 짓지 못하니 외지인들도 들어올 수 없고 땅값은 인근에 비해 5분의1 정도로 싸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물이용부담금도 점차 줄기만 하니 아무런 희망이 없다”고 한탄했다. 

주민들은 취락구조 개발사업으로 잡혀 있는 도시계획이라도 빨리 진행하길 희망하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 주차장과 놀이터, 정원 등이 조성되길 바라지만 예산이 부족한 군이 언제 사업을 마무리 할지는 미지수다. 올해 58세인 이 이장이 이 마을에서는 가장 젊은 축에 속한다. 이장과 나이가 비슷한 사람은 모두 5명. 개발제한에 묶인 마을에 머물러 있을 젊은 사람이 없는 것이다. 외부에서 귀농하려면 마을 주민 누군가가 집을 떠나야만 가능하다.

이곳이 고향인 이 이장은 젊어서부터 4H와 새마을지도자를 거쳐 2년 전부터 이장을 맡았다. 주민 대부분이 토박이들이라 마을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단결력과 화합은 어느 마을에 뒤지지 않는다. 1980년대에는 ‘양평 최고마을’로도 선정되는 등 한마디로 잘 나가는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오총제에도 이 마을이 겪고 있는 규제는 그대로다.

이 이장은 “마을 발전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는 대단하지만 이를 막는 규제 때문에 피해의식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매번 선거공약으로 규제를 풀겠다는 국회의원과 군수가 조금이나마 이 문제를 위해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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