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 탐방-양서면 배농장 최광호 농부

양평 90여 농가 배농사… 공동출하 못해 인지도 낮아

“요즘은 나주배보다 양평에서 나오는 배가 훨씬 맛있다.”

평생 배농사를 지어온 최광호씨(56)는 이렇게 장담했다. 재배기술의 발달과 보급으로 생산기술은 평준화됐고, 기후조건은 남부지방보다 양평처럼 일교차가 큰 지역의 배가 당도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 최광호씨가 운영 중인 유진농장에서 배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추석 전까지 태풍 피해가 없길 바란다.

최광호씨는 양서면 배작목반 반장을 맡고 있다. 최반장의 농장은 양서면 용담리에 9256㎡ 규모의 작은 과수원이다. 양평군 전체 배 재배 농가는 90여 가구로 그 수가 적지 않다. 하지만 최대 규모의 과수원이 1만9834㎡ 정도로 규모가 모두 작은 편이다. 그래서 배 재배농가는 대부분 직거래 판매를 하고 있다. 몇 년 전에는 양평지방공사를 통해 대형마트 입점을 눈앞에 뒀었지만 농가들이 제대로 납품을 하지 않아 계약이 파기된 일이 있었다. 당장 직거래로 판매하는 가격이 공동납품가격보다 좋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최 반장은 “양평에서 생산되는 배는 거의 직거래로 판매한다. 그러다보니 ‘양평배’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직거래판매도 점차 거래가 떨어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아버지가 배를 키워 초등학교 때 이미 아버지 일을 도왔다는 최 반장은 배농사만 지었다. 그래서 배나무의 상태만 봐도 대번 문제를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 배의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다고 한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해처럼 태풍피해가 없길 바랄 뿐이다.

양평에서 나는 배는 모두 저농약 인증을 받았다. 배는 무농약이나 유기농재배가 극히 어려운 품목이다. 2015년에 저농약 제품은 사라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GAP(농산물우수관리인증)을 준비 중이다. 최 반장은 “양평의 맑은 물과 오염 없는 자연 속에서 키워 품질은 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했다. 

최 반장은 배 재배농가의 미래는 공동출하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대형 집하장과 저장고를 갖춘 지방공사에서 공동출하를 받아 대형마트나 백화점으로 납품한다면 나주나 안성, 평택과 같이 대외적인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직거래나 인터넷 판매에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공동출하로 양평배의 인지도가 높아지면 개별 농가의 소득증대 및 안정적인 판매망 확보에 큰 힘이 된다. 군과 지방공사가 배 재배농가에 좀 더 관심을 기울여 양평의 특산물로 키워주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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