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서 들려오는 봄꽃 소식에 마음이 설레는 계절이다. 멀리 꽃 마중을 가기 어렵다면 가까운 두물머리를 찾는 것은 어떨까? 강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봄을 느낄 수 있는 대형 온실 ‘상춘원’의 활짝 핀 동백이 상춘객을 맞이한다.

‘늘 봄과 같은 뜰’이라는 뜻의 상춘원은 매화와 동백을 주제로 봄을 느낄 수 있는 대형 온실로, 오는 4월 12일 배다리 재개통을 기념하기 위해 올 한해 무료로 개방한다.

상춘원에는 동백나무, 소나무 등의 나무 사이에 분재들이 자리하고 있어 옛 선비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또 약 30여 종의 매화나무는 나무마다 개화 시기가 다른데 올해는 지난 2월 만개했다.

상춘원은 식물과 연관한 역사 스토리텔링이 매력이다.

입구 왼쪽에는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를 본떠서 돌로 만든 ‘석가산(石假山) 금강산’ 조형물이 조성돼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정원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흙들을 처리하거나, 땅의 기운이 약한 곳을 보완하기 위해 조형물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현재 보수 중이며 이달 말 완료될 예정이다.

오른쪽에는 조선 시대에 겨울철 채소를 기르기 위해 지은 ‘지중가온’을 복원한 난방 온실이 있다. 1450년경 궁중 의사이자 농업학자인 전순의가 쓴 <산가요록>에서 원리와 축조법을 참고해 복원했다. 세계 최초로 알려진 독일의 온실보다 약 180년 앞섰다고 하는데 현대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며, 현재는 튤립 모종이 자라고 있다.

이 밖에도 고려 시대의 문인 이규보가 쓴 <동국이상국집>의 내용을 재현해놓은 ‘사륜정’, 18세기 조선 궁중의 온실인 ‘창순루’를 복원해놓은 조형물도 만나볼 수 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터에도 ‘매월당’, ‘동백헌’이라는 이름을 붙여 우리 전통 정원의 운치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송명준 세미원 대표이사는 "4년 만에 공간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다음 주에 봄꽃 식재와 한지 꽃 전시회 준비를 마치면 볼거리가 좀 더 많아질 거 같다"고 밀했다.  

한편, 세미원으로 입장하면 배다리를 건너야 상춘원으로 입장할 수 있는데, 현재 재설치 중인 배다리는 4월 임시개통을 거쳐 5월 정식개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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