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탐방-독서토론회 ‘책으로 만나는 세상’

매달 독서토론 모임 개최… 다양한 소모임도 활발

양평시장의 한 카페를 독차지한 사람들이 탁자 위를 잔뜩 어질러 놓았다. 조지 베일런트가 쓴 ‘행복의 조건’이라는 책을 놓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독서토론 동호회 ‘책으로 만나는 세상’(이하 책만세)은 양평군 평생학습센터 ‘독서지도사반’ 수강생들이 만든 동아리다. 2006년 수강생들이 독서지도반 자격증 공부와 자녀에게 책읽기 지도, 독서토론을 지속적으로 하고자 인터넷카페(http://cafe.daum.net/yangbook12) 만들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오프라인 모임을 시작했다.
 
▲ ‘책으로 만나는 세상’ 회원들. 왼쪽부터 어상준, 엄복경, 류효주 총무, 서민옥 회장, 박옥경, 손형경, 김미애, 신도선.
‘책만세’ 회원들은 매달 1회 책을 정해 토론회를 연다. 책은 소설에서부터 자기개발서, 역사, 경제, 문화, 수필 등 가리지 않는다. 토론회는 한 회원이 책의 내용을 발제한 뒤 회원들이 책을 읽고 느낀 소감과 감상을 토론 형식으로 진행한다. 회원들은 책 속의 내용을 자신의 삶과 동화시켜 때론 울고, 웃고, 분노하거나 기뻐하는 등 이야기를 나누며 정서를 순화시키고 스스로를 치유한다. 서민옥 회장은 “언젠가 동화책을 읽고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회원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면서 눈물바다가 된 적이 있었다”며 “독서는 책을 나에게 적용시켜 감동을 받고 그것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책만세는 책 토론만 하는 동호회는 아니다. 각종 소모임을 만들어 회원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킨다. ‘호모부커스’라는 고전 읽기 모임은 예전에 읽었거나 아직 접하지 못한 명작을 발굴한다. 청소년봉사단은 매달 1회 양서면 ‘천사의집’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친다. 독서지도반 자격증 스터디는 자격증을 준비하는 회원들을 위해 마련했다. 이외에도 독서치료봉사, 영화감상, 등산, 바자회 개최 등 30여 명의 회원들이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자녀에게 올바른 책읽기 지도를 위해 동호회 활동을 한다는 박옥경 씨는 “독서는 나를 알아 가는 과정이다. 나를 알고 나면 상대를 이해할 수 있고,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결국 관계맺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손형경 회원은 “책읽기는 나태한 나를 깨우는 낙숫물 같은 것”이라며 “무의미한 시간을 ‘깨달음’으로 바꿔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독서토론’이라는 지루해 보이는 단어가 책만세에서는 ‘생동’과 ‘활기’로 변해버렸다. 몇 장 읽다가 집안 책꽂이에 묵혀둔 소설책이 자꾸만 눈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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