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째주(3월 20일~26일) 디지털 성범죄 함께 읽기

 

이번주의 디지털 성범죄, 발생부터 선고까지

 

1) 입건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미용실 여자화장실에 화재감지기 모양의 변형 카메라를 설치한 30대 남성이 입건되었습니다. 미용실의 손님이 "천장에 그동안 보지 못한 이상한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미용실 방문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미용실 주인의 남편인 가해자가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당일 오전에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오후에 곧바로 적발되어 녹화된 것은 없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카메라 부품 일부를 회수했고, 통신 자료 등을 분석해 가해자의 여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2) 구속

40대 남성이 서울 강남의 건강검진센터와 한의원 여자화장실에 변형카메라를 설치해 불법촬영한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가해자는 드라이버 등을 이용해 여자화장실 비데를 해체하여 USB 모양의 카메라를 설치한 뒤 재조립하였으며,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50명입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며 가해자의 휴대전화 5대와 노트북 등을 압수수색해 불법촬영물 유포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자는 “특정 회사의 비데가 카메라를 설치하기 쉬워 이를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기소

롯데 자이언츠의 기대주 투수인 23세 서준원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 배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되었습니다. 서준원은 지난 2022년 8월 오픈 채팅을 통해 알게 된 미성년 피해자에게 신체 사진을 찍어 전송하도록 시킨 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제작하였으며, 작년 연말부터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이를 숨기고 경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준원은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걸 몰랐다"고 발뻄했지만 부산지검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채팅 대화 내용에 나이가 언급됐다"고 합니다. 한편 롯데는 서준원이 검찰로 이관되었음을 확인하자마자 징계위원회를 개최해 검찰의 기소 여부와 관계없이 최고 수위 징계인 퇴단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구단은 선수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앞으로 엄격하게 성인지 교육을 시행하여 엄정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4) 1심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며 자신이 일하는 병원의 직원들에게 졸피뎀을 탄 음료를 먹여 강제추행하고 불법촬영한 49세 남성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되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가해자가 병원에서 12차례에 걸쳐 여성들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사실 역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미리 준비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5) 항소심

경남 창원의 30대 고등학교 남교사가 학교에서 동료 교사들과 여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불법촬영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가해자는 2021년 8월부터 10월 사이 160회가 넘게 교무실 등지에서 동료 교사와 학생들의 신체 부위를 불법촬영했고, 불법촬영을 하기 위해 학업상담을 한다는 이유로 학생들을 교무실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들이 가해자의 불법촬영을 눈치채고 직접 가해자의 범행 장면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부모님께 알리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게 되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가해자의 핸드폰 속 보안폴더에서 불법촬영물이 다수 발견되었으며, 교무실에 설치된 학교 CCTV에도 가해자의 범행 장면이 담겨있었습니다. 1심에서는 “교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보호해야 할 어린 학생들, 함께 일하던 동료 교사들을 그릇된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에 가해자가 형량이 과도하다면서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가해자가 관음증, 강박성 사고 또는 되새김 등 자신의 정신적 문제를 깨닫고 성실하게 치료에 임하면서 정상적 사회 구성원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친이 치료를 적극 지지하면서 성행 개선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다짐하고 있다”, “10개월가량 구금생활을 했고, 촬영물이 유포되지 않았고 그중 대부분은 피해자 얼굴을 식별하기 어렵다”며 집행유예 선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가해자는 형사처벌과 별도로 교직에서 파면당했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유관기관의 모습

 

1)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에 의뢰한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발생추세 및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가해자가 피해자와 아는 사람(가족·친척 제외)인 경우가 60.9%로 가장 많다고 합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피해자들이 가해자들을 알게 된 것은 주로 인터넷(31.2%)을 통해서였으며, 세부 경로는 랜덤채팅과 같은 채팅앱(44.7%), 메신저(21.0%), SNS(18.9%), 온라인 게임(8.2%) 순입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가해자의 75.6%는 성인으로, 19세 미만 미성년자 가해자 역시 14.1% 있었습니다,

범죄 유형별로는 강제추행(35.5%), 강간(21.1%), 그리고 성착취물 범죄(제작·유포·판매·소지·시청 등, 15.9%)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중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2020년 505명이었던 디지털 성범죄 피해 아동·청소년 수가 2020년 505명에서 2021년 1,016명으로 2배나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피해촬영물 유포 협박 피해가 포함된 디지털 성범죄(피해자 169명)를 따로 봤을 때, 가해자가 ‘좀 더 강도 높은 성적 이미지 촬영 혹은 전송’을 강요한 경우가 60.8%로 가장 많았습니다.

해당 보고서는 2021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이 확정돼 신상정보 등록 처분을 받은 범죄자 2,671명(피해자 3,503명)의 판결문을 분석해 작성되었습니다.

2) 경기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

경기도가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원스톱 지원센터'를 통해 피해자 421명에게 상담, 피해영상물 삭제, 법률지원 등 1만4,673건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센터는 삭제지원 1만1,287건(76.9%), 상담 지원 3,187건(21.7%), 전문심리상담 및 기타 연계 58건(0.4%), 안심지지 동반 및 수사 지원 112건(0.8%), 법률지원 29건(0.2%) 등을 지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지원받은 피해자 421명은 중 신규 접수는 322명으로, 연령대로는 10대가 105명(32.6%), 20대 110명(34.2%), 30대 41명(12.7%), 40대 18명(5.6%), 50대 13명(4.0%), 10세 미만인 아동은 1명(0.3%)이었습니다.

가해자 유형으로는 온라인 또는 일회성으로 만난 일시적 관계 130명(40.4%), 전 배우자와 전 연인 등 친밀한 관계 71명(22.0%), 학교 및 직장 등에서 만난 사회적 관계 52명(16.1%), 모르는 사람 18명(5.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센터는 올해부터 피해자 소송을 지원하는 법률구조지원과 피해자의 불안감 해소 및 트라우마 치료를 위한 심리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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