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째주(3월 6일~12일) 디지털 성범죄 함께 읽기

 

이번주의 디지털 성범죄, 발생부터 선고까지

1) 검거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아이들이 즐겨보는 유튜브 동영상 채널에 '수백 명의 구독자가 있는 계정을 주겠다'는 댓글을 달아 아동 4명을 유인한 뒤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한 혐의의 20대 남성이 미국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된 뒤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가해자는 댓글을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체온 측정 앱 테스트를 도와주면 약속한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이들의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이후 피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조작해 신체를 불법촬영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이렇게 촬영한 영상으로 피해자들을 협박하여 1억원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2021년 피해자 부모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미국 국토안보수사국과 공조하여 가해자의 미국 내 주거지를 파악하였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를 한 뒤 불법체류 중이던 가해자가 현지 수사당국에 체포되자 지난달 국내로 송환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되었던 '계정 나눔' 등의 단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여 유튜브 측에 차단 및 삭제를 요청할 방침입니다.

26세 현직 남성 소방관이 불법촬영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해자는 청주시 흥덕구의 편의점 앞 현금인출기에서 피해자를 불법촬영했으며, 이를 목격한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하여 "수사중인 사안으로 자세한 답변을 해 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청주동부소방서는 수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가해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입니다.

관악구 신림동의 상가 공용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불법촬영 사실을 알아챈 피해자의 신고로 가해자는 현장에서 체포되었으며, 경찰 관계자는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하여 여죄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홍대입구역부터 인근 상점까지 이동하며 신발끈에 숨겨둔 카메라로 불법촬영을 한 혐의의 30대 남성이 체포되었습니다. 가해자는 왼쪽 신발끈 매듭 부분에 구멍을 뚫어 소형 카메라를 끼워넣은 뒤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불법촬영하였으며, 남성의 신발을 보고 수상함을 느낀 행인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압수한 카메라를 포렌식하여 여죄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2) 구속

교제하던 여성들의 신체를 상습적으로 촬영해 유포하고, 항거불능의 여성을 유사강간한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남성이 구속되었습니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자 유사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1시간 가량 불법촬영한 뒤 이를 텔레그램 프로필로 설정하고 제삼자에게 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가해자는 지난해 11월 자신의 차량에서 피해자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여자친구를 폭행해서 미국에서 강제 추방당한 적이 있다. 너도 맞기 싫으면 처신 잘해라"라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피해자가 이별을 요구하자 살해협박 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이별을 요구한 피해자를 스토킹한 혐의 역시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수사하던 중 가해자가 2018년과 2023년 다른 피해자를 불법촬영하고 신원을 알 수 없는 다른 피해자의 불법촬영물을 유포한 등의 여죄를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3) 구형

2021년 1월부터 약 1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에 10대 여성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불법합성물 960여개를 배포한 26세 남성에게 징역 5년이 구형되었습니다. 해당 성착취물은 가해자가 직접 합성한 것들로 피해자가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과 성행위를 하거나 유사성행위를 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으며, 가해자는 이외에도 텔레그램 이용자들과 성착취물을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가해자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텔레그램에 숨어 이용자들과 역겨운 대화를 나눈 데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며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고려해 이번만 관대한 처벌을 해 달라"고 했습니다. 가해자 또한 "피해자분들께 죄송하고 절 믿어줬던 가족들에게도 죄송하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해당 사건의 선고는 오는 30일 오전 10시에 이뤄질 예정입니다.

아주대 의대 건물 탈의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재학생들을 불법촬영한 의과대학 남학생에게 징역 2년이 구형되었습니다. 경찰은 가해자가 설치한 카메라에서 재학생 여러 명이 상의 등을 갈아입는 모습 등이 촬영된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가해자측 변호인은 결심 공판에서 "학업 스트레스와 절친한 친구의 사망 등으로 시작된 우울증으로 약을 오래 먹고 있던 와중에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변론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의 선고 공판은 4월 6일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4) 항소심

지하철 전동차 내부에서 맞은편에 앉은 피해자의 신체부위를 불법촬영하다 검거된 남성이 항소심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습니다.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지하철에서 잠이 들었기에 촬영한 기억은 없다. 다만 어렴풋이 사진을 삭제한 기억은 난다. 사진이 촬영됐다면 아마 부주의로 인한 촬영일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습니다. 또한 경찰이 가해자의 핸드폰을 포렌식하여 불법촬영물을 확인하자 가해자는 불법촬영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 술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가해자는 법정에서도 심신미약 주장을 반복하였으나 1심 재판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여성 신체를 촬영해 피해 여성이 입은 정신적 고통이 적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못 받았다”,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성범죄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벌금 700만원을 명령했습니다. 이에 가해자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이후 양형을 경감할 만한 새로운 정상이나 특별한 사정변경이 보이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기타 디지털 성범죄 관련 이슈들

1) 국제앰네스티

‘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글로벌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와 디지털 성범죄 근절 운동 단체 ‘리셋’은 "구글, 미션 실패"라는 플래시몹을 하며, 구글이 디지털·온라인 성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활동가 10여명은 구글코리아 본사 앞에 모여 구글 검색창이 띄워진 노트북을 들고 “디지털 성폭력 생존자를 보호해야 한다”, “생존자 중심의 신고 시스템을 도입하라”고 외쳤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부터 구글이 온라인에 유포되는 디지털 성착취물, 불법촬영 영상 등을 신고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범죄 피해자이자 생존자를 위해 투명하게 개선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지난해 12월 조사에 따르면, 온라인 성폭력 생존자와 관련 활동가 25명 중 구글에 콘텐츠를 신고한 경험이 있는 11명 모두 삭제 요청이 제대로 처리되는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답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구글의 신고 카테고리와 절차가 복잡함은 물론 처리 과정이 불투명하고, 이 과정에서 때로는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위협을 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이들은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이자 생존자의 목소리를 전하며, 구글의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이들이 계속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의 자아 활동가는 지난해 실태 조사에서 만난 피해자의 입장문을 대독하며 “명백한 범죄의 피해자임에도, 추가 신원 노출을 우려해 직접 자리에서 증언조차 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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