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청운주민 1277명, 투표장 안 나와
용문면·강상면, 진보와 보수 모두 무관심
옥천면·지평면, 고향출신 지지 여전

2022년 대선·지선 읍면별 유효득표수 비교
2022년 대선·지선 읍면별 유효득표수 비교

6.1지방선거가 끝났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이번 선거는 정책대결도, 이슈도 분명하지 않은 선거였다. 그래서일까. 3개월 전 대선에 비해 투표장에 나온 주민들이 적었는데, 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을 지지했던 주민들이 더 많이 투표하지 않았다.

지난 1일 실시된 6.1지방선거 양평군수 투표율은 4년 전 지방선거보다 2.7%p 낮은 59.2%로, 양평군 유권자 중 절반을 조금 넘는 6만 2423명(무효 1004표 제외)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와 비교해보면 양평군 투표 참여자(8만3065명, 투표율78.1%)는 2만642명이 적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한 수만 다시 계산해보면 1만 9655명이 지방선거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지방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대체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어느 쪽이 투표할 이유를 더 못 느꼈을까?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들이다.

양평군 읍면별로 지난 3월 대선과 지난 1일 지선 투표율 추이를 살펴보면 이유를 짐작해볼 수 있다.

대선, 지선 유효투표수 차이가 가장 큰 곳은 관외·거소 투표소다. 지선 유효투표수는 8050표로, 지난 대선 때보다 4008표가 적다.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6377표를 얻었는데, 이번 지선에서 전진선 후보는 4278표를 득표했다.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5156표를 얻었는데, 이번 지선에서 정동균 후보는 3772표를 득표했다.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이하 진보성향) 1384명이 투표하지 않았고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유권자(이하 보수성향)은 2099명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지지하는 정당에 실망했거나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할 이슈가 없었다는 반증이다.

용문면과 강상면도 비슷한 양상이다. 용문면의 경우 진보성향 1007명, 보수성향 1163명이 투표하지 않았다. 강상면은 진보성향 1042명, 보수성향 1127명이 투표하지 않았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아파트 등 공통주택이 많다는 점이다. 지방선거는 원래 투표율이 낮다고 치부할 게 아니라 지역 정치권이 유권자가 관심있어 할 공약이나 이슈를 제시해야 했었다.

양평읍은 양상이 좀 다르다. 이번 지선에서 전진선 후보는 양평읍에서 96표라는 근소한 차이로 정동균 후보를 이겼다.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는 8744표를 얻었는데, 이번 지선에서 전진선 후보는 6440표를 득표했다. 진보성향은 730명이 투표하지 않은 반면 보수성향은 2304명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거나 지지후보를 바꿨다.

옥천면은 199표 차로 정동균 후보가 전진선 후보를 유일하게 이긴 지역이다. 진보성향은 300명이 투표하지 않은 반면 보수성향은 968명이 투표하지 않았다. 이 지역은 정동균 후보의 고향이다. 적극적인 투표 이유가 결과로 나타났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

지평면은 전진선 후보가 정동균 후보를 973표 차이로 이겼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표차이 768표보다 205표가 더 많다. 이곳에서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보수성향 주민은 300명인 반면 진보성향 주민은 569명이었기 때문이다. 지평면은 전진선 후보의 고향이다.

선거기간 내내 토종종자 문제로 이슈가 됐던 청운면은 어땠을까? 청운면은 전진선 후보가 정동균 후보보다 305표 더 많이 득표했다. 그런데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와 이재명 후보의 표차이는 무려 1589표였다.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843표)한 인원과 비슷한 주민이 정동균 후보(850표)에게 투표한 반면 윤석열 후보에게 투표한 2432명 중 1277명이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 토종종자를 둘러싼 갈등의 한 복판에 섰던 보수성향 주민들이 선거 불참으로 정치권 불신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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