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진한 커피의 맛/ 커피언덕

커피 대부 밑에서 4년 수련… “정성 다하면 손님 저절로 온다”

깊은 커피 맛에 가격은 저렴… “원두가 좋아” 마니아들 입소문

 

▲ 핸드드립은 항상 다른 맛을 낸다. 그날의 날씨와 바리스타의 기분에도 커피 맛은 달라진다.

“커피는 행복을 찾아준 고마운 친구이자 제 삶 그 자체입니다”

지난해 3월 14일 양평읍 공흥리에 커피숍을 차린 김규민(43) 사장은 매일 커피를 만드는 현재의 삶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김 사장이 커피를 처음 만난 건 2006년 장맛비가 내리던 늦은 여름이었다. 젊은 시절 서울 양재동에서 제법 규모가 큰 주점을 하다 강도에게 폭행을 당하는 사고를 당했다. 19개월을 병원에서 지낸 후 새로운 시작을 위해 혼자 강원도의 한 바닷가에서 핸드드립커피를 맛봤다. “비가 와서 천막 주변이 온통 커피향으로 가득했다. 그때 마신 커피는 한마디로 끝내줬다. 그때부터 나의 커피인생이 시작됐다”고 김 사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김 사장은 이날 마신 커피맛을 잊지 못해 서울의 유명 커피숍을 수십 군데 다녔지만 그 맛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다시 강원도 바닷가를 찾아 갔더니 박이추라는 선생을 소개해줘 그 밑에서 8개월간 커피를 배웠다. 한국 커피계의 대부라고 불리는 박 선생에게 커피의 기본을 배운 후 다시 최혁씨에게 3년 간 로스팅(커피원두를 볶는 것)을 익혔다.

 

▲ 아직 노총각인 김 사장. 웃는 모습이 사람 좋은 옆집 아저씨의 인상이다.

김 사장은 두 명의 스승으로부터 항상 최상의 커피 원두를 구해 커피를 내린다. 커피의 가격도 타 커피숍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이다. 커피를 가르쳐 준 스승이 운영하는 가게와 같은 수준으로 정한 것이다. 김 사장은 “스승들로부터 욕심내지 말고 항상 정성을 다해 커피를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서 찾아온다고 배웠다”며 “커피인생이 지금부터라 생각하고 늘 정직하고 행복하게 커피를 만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커피숍은 테이블이 3개만 있을 정도로 작다. 가게 위치도 눈에 띄는 곳이 아니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가게를 연 후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직접 커피를 마시러 오는 단골손님도 많지만 원두를 사러 오는 손님이 더 많다. 가격도 싸지만 매일 원두를 로스팅하니 신선하고 맛이 좋다. 

현재 바리스타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김 사장의 커피언덕에는 진한 커피향도 있지만 따뜻한 사람의 냄새도 함께 난다. 따뜻한 봄날 오랜 친구처럼 편안함을 주는 커피숍에서 마신 커피의 진한 맛이 아직도 입안에서 감도는 듯 그립다.

■영업: 오전 08:00 ~ 오후 09:00 (연중무휴)

■위치: 양평읍 (양평읍 메가마트 옆길 공흥리 441-28번지) 

■가격: 원두 100g 4000원, 핸드드립 3500원, 아메리카노 2000원

 

▲ 10평도 채 안될 크기의 커피언덕. 가게문을 열면 진한 커피향이 코를 강하게 자극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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