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국민들에게 가장 많이 회자됐던 이야기는 부동산이 아닐까 싶다. 대장동과 공흥지구 아파트 특혜의혹이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됐고, 부동산문제로 등 돌린 민심을 누가 잡느냐가 당락의 중요한 요소가 됐다.

2021년 양평을 돌아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산지지역 개발행위 개선 및 계획적 관리 지침’을 도내 각 시군에 하달해 조례 입법을 요구하자 산지를 개발해 전원주택 특수를 누려왔던 양평 건설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공설화장장 후보지 선정을 둘러싼 갈등 이면에도 땅값, 집값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깔려있다. 오발 사고를 계기로 용문산사격장 이전 민·관·군(軍) 합의각서가 체결되자 주변 땅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감지됐다.

내 집 마련이 꿈이고, 집 한 채가 자산의 대부분인 서민들에게는 당연한 관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집은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향후 2~3년 내 양평에 4000세대 아파트 입주가 현실화되면서 교통문제, 교육의 질 저하 등 다양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공흥지구 아파트 윤석열 장모 특혜의혹은 인허가 비리, 농지법 위반 등 오랜 시간 곪아온 양평사회의 밑바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번 송년호는 본지가 일 년 동안 발로 뛰며 취재해온 기사들을 통해 2021년 양평의 한 해를 돌아본다. / 편집자주

 

■부동산에 대한 다각적인 보도… ‘개발부담금’ 특혜의혹도

양평이 수도권 비규제지역으로 분류되고 송파-양평고속도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되자 최근 부동산투기가 과열되고 있다. 특히 향후 2년 내 4000여 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다양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일명 ‘떳다방’으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지역민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본지는 올 초부터 간헐적 아파트 개발로 인한 교육환경 악화, 교통문제,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양평에 대한 기획기사 등을 통해 무계획적인 도시개발 문제를 다각도로 진단해 기사화했다.

또, 지난 10년간 이뤄진 민간개발 공동주택사업을 대상으로 민간사업자가 인허가 특혜를 받거나 개발이익을 독점하고 있지 않은지 견제, 감시하는 기사를 연재하고 있다. 시행사들의 개발부담금 정보공개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장모 가족회사가 시행한 한신휴플러스아파트에 개발부담금을 미부과한 사실을 알게 돼 지난 10월 29일 ‘윤석열 장모 특혜의혹 공흥리 아파트, 개발부담금도 0원’ 기사를 단독보도했다. 본지 보도 이후 국회에서 문제를 제기하자 군은 4년 5개월 만에 1억 8000만원을 뒤늦게 부과했다. 부과기간 종료를 6개월여 앞둔 시점이었다.

관련기사: [단독]윤석열 장모 특혜의혹 공흥리 아파트, 개발부담금도 ‘0원’

그런데 중앙언론에서 이번 사안을 정치쟁점화로 소모하면서 지역민들의 관심 또한 윤석열 후보 검증에만 머무르고 있다. 이런 현실은 지역의 입장에서 보도하는 지역신문이 어떤 자세로, 무엇을 보도해야 하는지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본지는 민간사업자 공동주택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허가 특혜, 주거환경 악화에 대한 기업의 책임 전가, 개발부담금 회피 등의 반복되는 문제를 구조적으로 풀 수 있는 대안에 대한 보도를 내년에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 아파트 개발로 인한 영향과 부동산 투기 보도

1월29일- 간헐적 아파트 개발… 교육환경 저하 현실로

6월25일/7월2일/7월9일 - 2021 양평 부동산시장 진단(上)(下)(번외)

10월22일-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양평’

* 인허가 및 개발 비리 보도

4월9일- 양평군이 윤석열 장모의 투기 도왔을까?

10월8일- ‘다 지어진 아파트, 서류 실수 때문에 부술 순 없어’

10월29일- 윤석열장모 특혜의혹 공흥리 아파트, 개발부담금도 ‘0원’

11월5일- 벽산블루밍 개발부담금 94억 결손, ‘설계’인가?

11월12일- -벽산블루밍 압류 해제 과정, 공무원 동원됐나?

11월26일- 한신휴플러스 개발부담금 1억8000여만원 뒤늦게 부과

12월3일- 개발부담금 재산정 해명… ‘부풀린 매입가’ 왜 뺐나

 

■공설화장장 후보지 선정, 상처만 남기고 원점으로

올해 상반기 양평군 주요 이슈는 공설화장시설 건립이었다. 지난 2018년 양평읍 창대리에 위치한 주식회사 갈월추모공원(이하 갈월사)이 사설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며 촉발된 양평군 공설화장시설 건립은 갈월사와의 법정공방으로 이어졌고, 공설화장시설 건립 후보지 공모를 둘러싼 후보지마다 주민 갈등이 촉발됐다.

군이 공설화장시설 건립을 추진하기 위해 취한 방법은 후보지 공개 모집으로, 선정된 마을은 60억원의 인센티브를 마을발전기금으로 제공한다는 조건을 내세웠다. 문제는 행정리 단위 세대주 60%의 동의서만 얻으면 신청자격이 주어지면서 실제 공설화장시설 건립 시 영향권 아래 놓이는 인접 마을 주민들의 피해는 전혀 보상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인근 마을간 갈등이 일어나며 군의 행정 편의주의, 졸속 행정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더구나 공설화장시설 건립 추진을 위해 구성한 건립추진위원회는 언제 모집해 누구로 구성됐는지를 공개하지 않아 행정의 불신과 의혹을 조장했다.

당시 공설화장시설 건립 반대에 앞장섰던 반대추진위원회는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시설임에도 토지값 하락을 우려한 지역이기주의 즉 님비현상으로만 비칠 것을 우려하면서도 주민 반대에 대응하는 군의 태도를 지적했다. 또, 주민들과 자리를 만들어 정확하게 설명하면서 설득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노력이 전혀 보이지 않아 실제 군이 추진 의지가 있는지 의아스러워 하기도 했다.

본지는 후보지 마을 탐방기사 ‘공설화장장 동상이몽… “전국민적 공감대 형성돼야”와 주민 인터뷰 등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했고, ‘묵묵부답 양평군… 주민들 행정불신 키워’ 기사로 군의 행정 편의주의, 밀실 행정, 소통 부재에 대해 비판했다.

또, 전문가 인터뷰 ‘화장장 논란, 정보 부족이 원인’과 분석기사 ‘양평군 공설화장시설, 다음 행보는?’을 통해 님비현상 극복, 화장시설에 대한 인식 개선, 투명한 절차와 소통이 대안임을 분명히 했다.

군은 지난 14일 제282회 정례회 예결특위에서 공설장사시설 적지조사 타당성용역을 내년 상반기에 실시하기 위해 2200만원의 예산을 편성하며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또다시 행정과 주민 간의 불신으로 갈등이 불거지지 않고 행정 낭비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와 투명한 절차 이행, 소통 창구 마련이 필요하다.

 

■오발 사고로 재점화된 군부대 이전 문제

양평군은 ‘군사도시’다. 한 해 110일 이상 전차포성과 궤도차량의 엔진소리가 들리고, 강산이 3번 바뀔 동안 용문산에 약 3~4만 발의 텅스텐 탄환이 박혀도 사격장 내부의 환경영향평가조차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다.

지난해 11월 용문산사격장에서 발사된 현궁이 표적지를 한참 벗어난 용천리 민가 30m 옆에 떨어졌다. 이 사건은 그간 사격장에서 1.8km 거리의 펜션 지붕부터 2.6km 거리에 주차된 관광버스 2대 관통 사고에도 안전을 ‘애국심’으로 담보하던 주민의 뇌관을 건드려 사격장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트랙터로 폐쇄되는 등 대규모 주민시위를 불러일으켰다.

그간 여러 사고에 꿈쩍 않던 군(軍)도 지난 3월엔 7군단장의 최초 공식 사과와 ‘2030년까지 용문산사격장을 이전한다’는 내용의 민·관·군(軍)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본지는 40년 경력의 군사시설 이전 전문가를 찾아가 전차탄 분석을 통한 사격장 내부환경 예측, 타지역 이전사례 등 <용문산사격장 이번엔 옮겨야 한다>, <용문산을 주민 품으로> 기획기사를 6회에 걸쳐 연재하며 사격장 이전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취재 중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군(軍)은 올해 말 ‘양평 종합훈련장 이전’에 대한 용역예산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2월이면 사격장 이전 용역을 발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약 1년의 사격장 이전 용역이 시작되면 용역사는 이전 후보지 검토, 주민대책 및 예산 추산을 실시한다. 어떤 용역결과가 나오든 군(軍)은 사격하기에 더 좋은 부지와 여건을 원할 것이며 각 지자체는 사격장 수용거부, 이전지 인근의 주민은 ‘결사반대’를 외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국방부는 주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한다. 주민의 마음을 돌리는 것은 선출직 군수와 군의원, 공무원이며 삼고초려의 자세로 주민을 찾아가 듣고 설명하고 이를 끝없이 반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격장 인근 주민 이전, 군사구역 특구 조성을 통한 주민소득 창출, 인프로 조성 등 행정의 방향성이 아무리 좋아도 결국 사격장을 감내하거나 숟가락을 챙겨 떠나는 대상은 주민이다. 용문산사격장 이전은 축구장 620개 면적 확보와 군사도시 이미지 탈피, 주민 안전 확보 등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양평군엔 다시없을 큰 기회다. 그간 많은 지자체가 주민기피시설 이전에 실패했고 원인의 대부분이 ‘주민 반대’였음을 감안하면 용문산사격장 이전도 순탄치만은 않으리라 예상된다.

 

코로나19, 2021년

코로나19와 함께한 2년, 일년 내내 멈추지 않는 축제로 활기차던 양평의 모습을 언제쯤 되찾을 수 있을까.

지난 3월경 양평읍 유흥업소 발 집단감염이 발발, 양평군은 양평군유흥업지부를 통해 군내 유흥․단란주점 업소 80개소의 종사자 200여 명에 대한 전수검사를 실시해 관계자 등 총 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추가감염은 지속해 결국 양평군유흥업지부는 유흥업 관련 집단 확진 발생에 따라 일주일간 읍내 유흥업소를 자진 휴업했고, 군은 ‘유흥시설 및 5일장 중단’ 행정명령을 일주일간 발령했다. 유흥업소발 감염은 총 32명의 확진자를 낳고 수그러들었으나, 온라인수업 등을 진행하는 학생과 다른 자영업자들에게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군은 지난 4월 15일 75세 이상 어르신(1946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대상 코로나19 백신(화이자) 접종을 최초로 실시했다. 이후 현재(12월 22일 기준) 군내 접종률은 80.3%, 접종완료자수는 9만8454명에 달하며 1차 접종자수는 10만1051명으로 4/5 이상의 군민이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상태다.

군에서 실시한 이상증세 환자 발생 모의훈련
군에서 실시한 이상증세 환자 발생 모의훈련

 지난 11월 ‘위드코로나’를 앞두고 양평 내 요양병원 장례지도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코호트 격리를 실시했으나 관련 확진자는 금세 40명으로 늘어났고, 종국엔 135명까지 치솟으며 지역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환자의 대부분은 고령 기저질환자나 백신을 접종했으나 6개월이 지난 상태로 알려졌다.

결국 확진자수가 전국적으로 늘어나며 정부의 위드코로나는 멈췄고, 지난 16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방안’이 발표돼 다시 시설 인원 및 운영시간이 제한되는 등의 조치가 내려졌다.

군내에서도 정동균 군수가 지난 16일 확진 판정을 받아 오는 26일까지 재택치료를 진행했다. 양평군의회는 지난 9일 전진선 의장이 코로나 검사로 반나절 격리되면서 의사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 축구, 탁구, 택견 등 이달 개최 예정이었던 각종 체육 대회 및 행사도 모두 전면 취소된 상태다.

 

유튜브 ‘양시소TV’ 오픈

올해 1월 1일 양평시민의소리신문 공식 유튜브 ‘양시소TV’ 를 개설해 운영했다.

프로그램은 △현장영상- 지역의 다양한 행사와 사건 취재 △에코人- 자연과 환경에 대한 영상 △인턴의 공방체험-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공방체험 △궁금한 것 못 참아- 생활정보 △핫팩인터뷰- 지역 이슈에 대한 전문가 및 관계자 인터뷰 등 5가지 카테고리로 6개월 동안 매주 업데이트했다.
 

△핫팩 인터뷰… 다양한 전문가 의견 전해

‘양평다운 산지개발’ 개발업계-시민단체 영상인터뷰와 ‘2030 용문산사격장 이전 추진 민관군 합의각서 체결’ 용문산사격장범국민대책위원회 위원장 인터뷰는 신문기사와 함께 어렵고 복잡한 이슈를 좀 더 쉽게 전달하는 효과를 기대했다.

주변에서는 16분과 9분에 달하는 유튜브 영상에 대해, 그것도 유명인이 아닌 전문가들의 어려운 해설 영상에 대해 우려했지만 어느 정도 조회수가 나오며 의미가 크다는 평가도 있었다.

△현장 영상… 정치 관련 이슈에 관심 커

가장 많이 찍어 올린 영상이 ‘현장 영상’이었다. 신문사 공식 유튜브라는 속성상 뉴스거리를 지속해서 제공하자는 생각에서였다.

업로드한 영상 중 조회수가 높았던 것은 ‘선거법 위반 김선교 의원 4차 공판’(1700회), ‘우리집 앞에 전차포 사격장이 있다면’(1200회), “어디서 큰 소리야, 이정우 의원 ‘버럭’” (1000회) 등이었다.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보다는 지역 정치와 관련한 영상들이 조회수가 높았다.

‘우리집 앞에 전차포 사격장이 있다면’ 현장영상은 포사격 소음에 오랫동안 시달려온 주민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했고, 포사격이 있는 날 현장에서 생생한 소음을 전달해 주민들 반향이 컸다.

군의회 현장확인위원회 현장영상인 “어디서 큰 소리야, 이정우 의원 ‘버럭’”은 시민단체연합 산하 시민의정단이 촬영한 영상을 받아 본지가 편집한 것으로, 일반 주민들에게 노출되지 않는 군의원들의 활동 실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예타 평가 통과’(1000회), ‘양평에서 규방공예하기’ 인턴의 공방체험(1300회)도 조회수가 높았는데, 유튜브 알고리즘 추천에 의한 조회수로 판단된다.

 

시민기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김은숙, 백정은, 이성화, 이시현, 이해나, 오대규, 정지혜, 허주영 시민기자가 올해 기사를 통해 청년과 농부, 양평 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었다.

김은숙, 이시현, 이해나, 오대규, 정지혜, 허주영 시민기자는 ‘네 박자에 춤을 춰라’ 코너를 통해 청소년과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성화 시민기자는 ‘책 읽는 도시 양평’ 슬로건과 발맞춰 마을 단위의 도서문화공간을 소개하고 양평군 독서동아리 소개를 통해 책 선정, 독서토론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코로나19로 동아리 활동이 주춤하며 많은 곳을 소개하지 못했지만 내년에도 독서동아리 소개를 지속해 보도할 예정이다.

청년농부이기도한 백정은 시민기자는 두머리부엌협동조합의 일원으로 친환경농업에 대한 기사를 10회 연재했다. 양평군은 친환경농업특구이지만 땅값이 비싸 소규모 다품종 농업에 머물고 있으며, 고령화와 개발로 인해 농사를 짓는 사람과 농토가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백 기자가 연재한 ‘작물이야기’는 친환경농업의 철학과 지속가능한 농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제고, 유기농산물의 가치에 대한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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