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사퇴하긴 했지만 이번 대선판의 이슈메이커 중 하나는 단연 안철수 무소속 전 대선후보일 것이다. 그는 후보직을 사퇴하며 “내가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치인은 그 어떤 것보다도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킨다는 원칙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지금 양평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고 있자면 안철수의 말이 아주 가슴에 와 닿는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광역친환경농업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된 양평군이 이 사업을 공기업인 지방공사에 위탁했고 지방공사는 그 사업비 중 40억원을 군납을 위한 물품구입비로 유용해 버렸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고 있는 군청, 군의회, 지역언론들은 모두 침묵했다.

애초에 친환경농업을 활성화 시키고자 일정 정도 적자를 낼 것은 알고 있었다. 그것이 예상보다 훨씬 웃돌아 문제가 되고 있지만 차후 제도를 개선하고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메워갈 수 있다. 비록 큰 액수의 사기사건을 당했지만 이 역시 미회수채권 회수와 명확한 책임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양평지방공사가 공금으로 내려온 돈을 유용해 썼는데 이를 알고 있는 군청 공무원들과 군의회 의원, 지역의 언론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 입을 굳게 다물고 모른 채 넘어가려고 한다. 일반 회사에서도 공금을 유용하면 법의 심판을 받고 죄값을 치른다. 하물며 공기업인 지방공사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데도 이것을 바로 잡고 책임을 물어야 할 군청에서 오히려 감추려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자체가 잘못을 저지를 때를 대비해 군민이 직접 선출해 만든 군의회도 양평군을 위한다며 사실을 은폐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심지어 담당 공무원은 “괜히 기사화해서 분란을 조성하지 말라”며 이 사건을 묻는 기자에게 당당히 묵인할 것을 요구했다. 

김선교 군수는 지난 206회 양평군의회 시정연설을 통해 양평의 미래비젼을 제시했다. 그 속에는 각종 개발을 통한 군의 성장과 살기 좋은 양평의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최근 사태에 대한 뼈를 깎는 반성과 그를 통한 대안 제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수장의 모습에서 뿌리 깊은 관료주의를 본 것이 비단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주민들과 소통하고 세운 원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진정 원하는 새로운 정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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