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영희 양서면 신원2리 이장

양서면 신원2리는 신원역 근처에 위치한 마을이다. 예전 항아리·옹이를 굽는 가마가 많아 동이점골이 있고, 고개를 하나 넘으면 대장간이 있어 풀무골로 불린 2개 마을이 중심이다.

신원2리도 인근 신원역이 있고, 서울 접근성이 좋아 이주민이 많은 곳이다. 최근 급격히 인구가 늘면서 신원3리로 분리됐다.

신원2리는 220가구, 250명의 인구가 산다. 65세 이상 노인은 35명 정도로 적고, 젊은 세대가 많다. 원주민은 20% 정도이며, 농사는 주로 벼를 키운다.

20년 전 이 마을로 이주해와 지난 2018년 이장이 된 박영희(여·73) 씨는 한국문인협회 소속 시인이기도 하다. 지난 14일 박 이장을 만나 행복공동체를 가꾸는 이야기를 들었다.

▲양평에 온 계기는

나는 서울 태생이지만 아버지 고향이 이곳이다. 6·25 전쟁 때 피난을 왔다 학교를 다니기도 했다. 부산이 고향인 남편이 은퇴하면서 부산으로 가자고 했지만 양평에 오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서울도 가깝고, 양평의 청정 자연이 그리웠다.

▲이장을 맡아 펼친 사업은

아버지 고향에서 조용히 시나 쓰고 살고 싶었는데, 막상 와보니 마을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주민이 많은 곳이라 원주민과 갈등이 심했다. 서로를 돌봐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으면 하고 바랐는데, 마침 주민들이 이장을 해보라고 부추겨 덜컥 맡았다.

양평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행복공동체 마을만들기’ 사업에 참여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달 첫째 토요일 마을대청소 하는 날을 정했는데 일명 ‘비빔밥 데이’다. 청소 후 마을주민들과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 그리 이름을 붙였는데, 여러 나물과 밥이 한데 섞여 조화를 이루는 마을이 되자는 뜻도 담았다. 다른 마을을 보니 청소 후 막걸리를 주로 드시는데 우리 마을은 식사 후 노래자랑을 하거나 옛 영화감상, 티타임을 즐기기도 한다. 올해 코로나19로 못하고 있어 아쉽다.

마을회관에서 각종 교육사업도 펼치고 있다. 노인을 위한 웃음치료, 안마부터 젊은 층에게 인기 있는 사물놀이, 아이들 천자문 교실 등이다. 강사를 초빙하기도 하지만 마을 내 주민 중 재능기부를 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특히 이·미용이 가능하신 주민이 어르신 이·미용 봉사를 해주고 있다.

▲어떤 마을을 만들고자 하나

‘행복공동체’라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는다. 이주민-원주민 갈등이 첨예해 작은 일에도 분란이 생기는데, 이런 마을에서 누가 살고 싶을까?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서 마을 비전을 ‘행복이 가득한 잘사는 마을’로 정한 것처럼 서로를 위해주는 따뜻한 마을로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마을 정관과 규칙을 명확히 정하고 명문화 했다. 마을 안내서를 만들어 기존 주민과 새로 이사오시는 분들에게 나눠 드린다. 갈등 발생 시 규칙에 따라 처리하니 많이 줄었다.

개인적으로 나이에 맞춰 무기력하게 사는 것은 싫다. 목표를 정해 이를 달성하고자 노력하며 살고 싶다. 개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정해 살고, 서로의 다름을 이해해 준다면 행복한 마을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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