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전철시간 변경 탓에 버스시간 맞추기 어려워

“시내버스노선 전수조사로 개선책 제시해야”

아침 8시 50분. 서울에서 용문행 전철을 탄 서종면 주민 김미경(가명)씨는 목적지인 양수역을 앞두고 안절부절 속이 탔다. 오늘도 어김없이 전철은 2∼3분 연착할 것이 분명한데 그러면 서종면 수입리로 가는 버스를 놓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전철이 양수역에 도착하자마자 정신없이 버스정류장으로 달렸지만 결국 버스는 출발한 뒤였고,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허탈한 표정으로 돌아보니 버스를 타려고 했던 사람들이 뒤늦게 도착해 속절없이 떠난 버스에 불만을 터트린다.

양평에서 전철과 버스 배차시간이 맞질 않아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금강고속은 지난 10월 18일 주민들의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양수역과 서종면을 오가는 8번대 노선버스 배차시간을 5분씩 늦게 조정한다고 밝히고 시행에 들어갔다. 워낙 빡빡한 노선이라 고민 끝에 배차시간을 조정했지만, 시행 첫날부터 또다시 민원인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번에는 반대로 버스가 5분 늦게 도착해서 전철을 놓쳤다는 것이다.

양평의 모든 버스노선은 순환식이라 전철을 타고 와서 버스로 환승하는 승객을 위해 배차시간을 맞추면 반대로 버스를 타서 전철을 타려는 주민들은 시간이 틀어져 버리는 것이다.

현재 양평의 시내버스사업은 ㈜금강고속에서 맡아 운영 중이다. 모두 52대의 버스가 총 80개 노선을 돌며 승객을 실어 나른다.

올해 양평군과 경기도에서 환승할인부담금을 포함한 운영지원금으로 13억3400만원을 버스회사에 지급할 예정이지만 회사 측은 지원금을 받아도 10~15억원의 적자를 예상할 만큼 시내버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군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최근 서종면 주민들의 요구로 버스 배차시간을 변경했지만 곧바로 또 다른 민원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버스가 순환식 노선으로 서종면 문호리와 양수역을 오가기 때문에 전철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요구를 모두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배차시간을 맞추기 위해 코레일 측과 여러 차례 이야기해봤지만 조정은 힘들었다”며 “잦은 전철시간 변경과 연착문제만 없어도 버스배차 문제가 많이 해소될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용산~용문간 중앙선 전철의 잦은 시간변경은 최근까지 진행된 원주까지의 복선설치공사 때문이다.

양평관리역 관계자는 “지난 9월 25일 청량리~원주간 복선전철이 개통돼 그동안 잦았던 전철 시간변경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시행초기라 약간의 조정은 필요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부터는 연착이나 시간변경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레일 측은 지하철과 양평관내 시내버스와의 연계를 원활히 하기 위해 자체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철 상·하행 시간이 적절히 결정되고 그에 따라 버스 배차시간을 맞춘다면 시민들이 겪는 불편도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평의 시내버스가 지금처럼 운행된다면 전철과 버스시간을 아무리 적절히 맞춰도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는 없다.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양평 시내버스 노선의 전반적인 검토와 조사가 시행된 적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노선에 대한 전수조사와 주민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버스노선을 만들어 주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겪는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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