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계, 우려했던 가격파동 현실화

소값의 하락이 장기화되고 있는 반면, 사료값을 포함한 생산단가는 계속 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소값 파동’을 예고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추석을 앞 둔 지난 9월 23일 양평 가축시장에서 거래된 송아지의 가격은 지난 2010년 암송아지 206만원, 수송아지 262만원에 비해 100만 원 정도 하락한 107만원, 178만원에 거래됐다.

▲ <07년~현재까지 양평가축시장 송아지 가격변동>
이에 반해 송아지용 사료(ㄱ사의 ㄴ제품)의 경우 2010년 1만2700원에서 현재 1만4200원, 타 회사의 다른 제품도 1만47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미국 농무부가 유례없는 가뭄으로 곡물 작황이 저조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1t당 27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던 옥수수가 8월 21일 380달러로 가격이 38%나 상승했고 같은 기간 사료용 소맥 1t의 국제 시세도 270달러에서 360달러로 31.4% 올랐고, 대두박 역시 36%나 뛰었다.

이러다보니 가축용 사료에 사용되는 곡물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국제 곡물가 상승이 고스란히 사료값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어 추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정부도 물가 상승과 축산 농가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내년 상반기에 사료값을 8.8%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양평 가축시장의 송아지들. 전문가들은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인해 조만간 ‘소값 파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한우의 가격이 9월 추석 등의 요인으로 잠시 증가 했다가 10월부터는 암소 감축물량 증가와 수요 감소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 8월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한육우 사육 수는 311만 마리로 적정 사육 수로 추정되는 250만 마리보다 60여만 마리나 많다.

정부는 사육 수 증가로 한우 값이 급락하자 올해 300억 원을 투입해 한우 암소 10만 마리를 감축하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소 사육수를 결정할 가임 암소 수가 6월 말 131만 마리로 이 역시 사상 최대치로 올라섰다.

축산업 관계자들은 소값 하락은 정부의 근시안적인 한우 입식 정책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암소 감축 장려금 대상이 송아지에 한해 지원하고 있어 실질적인 효과를 보기 힘들다”며 “월령에 관계없이 장려금을 지원해야 하고 농가와 중간상인에 지속적인 교육을 병행해 사육두수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평의 경우 지난해 1200 축산 농가에서 2만3천여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였고 이는 현재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크게 변동이 없다.

대부분이 영세농가여서 소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사육을 포기하고 시장에 암소를 투매해 암소값이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도 크다.

양평군 축산담당자는 “농림수산부에 지속적으로 암소 감축 대상을 45개월 이하에서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 시책이 변하지 않는 이상 군에서도 달리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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