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운 양평FC 신임단장 인터뷰

지난 3월 20일 전상운 양평FC 신임단장이 부임했다. ‘김남수 전 단장에 대한 의혹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인선’이란 말이 나오는 가운데, 2020년 시즌을 맞이했다. 본지는 전상운 단장과 만나 신임단장 부임 과정, 신임감독 선임, 구단운영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양평FC 단장에 부임했다. 선임과정을 말해 달라.

원래 난 양평FC 이사에서 정무를 돕기 위해 부단장이 된 사람이었다. 최근 양평FC의 구단운영 문제가 제기된 후 김용철 체육회장이 김남수 전 단장과 독대를 했다. 김 회장은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말한다 하더라도 논란은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란 말을 했고, 전 단장은 그 후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이후 양평군체육회에서 단장후보 5~6명에게 단장직을 제안했지만 모두 거절했다.

결국 체육회 수석부회장이 나에게 면담을 요청해 “FC 단장이 오랫동안 공석이 되면 안 된다. 부단장이 단장을 맡아달라”고 했다.

부단장도 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이라 생각해 몇 번 거절했는데 “FC를 아낀다면 맡아 달라”라는 말에 고심 끝에 단장을 맡았다.

▲ 단장으로서의 마음가짐은?

어찌 됐건 단장이 됐으니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만 가지고는 힘들지 않겠나. 구단주인 김 회장이 “신임단장이 구단 사정에 정통하니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라는 말로 힘을 실어줬다. 또, 황태건 FC사무국장과 많이 소통할 것이다. 큰 사안이 있을 땐 체육회의 자문을 구하겠다. 다만 옳지 않은 일에 압력을 가하려고 한다면 거부하겠다. 정무적인 판단은 내가 할 것이다.

단장 수락 전 정동균 군수에게 전화해서 “양평FC 발전할 수 있게 도와주시오”라고 했고 군수도 “그리하겠다”고 답변했다.

▲ 축구와의 인연은…

난 선수 출신도 아니고 가족 중 축구선수가 있지도 않다. 양평FC 이사에서 부단장이 돼 단장 직무대행을 하다 단장이 된 특이한 케이스다. 양평FC가 인연이다.

▲ FC 단장의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축구단은 선수단과 코치진, 프런트가 향하는 방향이 같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의사소통이 잘돼야 한다. 예산편성 등 정무는 단장이 할 것이다. 그러나 선수단 운용의 전권은 감독에게 위임했다. 단장은 대외적으로 구단에 불미스러운 일이 없도록 하는 역할이다. 내가 단장을 하는 동안은 예산 100원 단위까지도 점검할 것이다. 예산의 투명성을 유지하겠다.

선수단 유니폼 업체선정도 외압에 흔들리지 않겠다. 가장 질 좋으면서 싼 곳에 할 것이며 FC롱패딩도 필드에 나가는 선수, 감독, 코치만 입힐 것이다. 구단주, 사무국장, 이사 등 프런트에 돈 쓸 생각 없다. 심지어 군수에게도 안 줄 것이다. 그 돈은 선수들을 위한 돈이다. 질타나 책임은 내가 진다.

▲ 신임감독 선임은 어떻게 이뤄졌나

사실 전 단장과 나의 감독을 보는 식견은 우물 안 개구리라 생각한다. 조기축구 정도 해봤지 감독 영입은 전혀 다른 문제다. 축구에 대해 선입견이 없는 사람이 누굴까 생각해본 결과 내부가 아닌 외부의 시선이 필요했다. 대한축구협회, 군수에게 자문해 감독의 실력과 커리어보다 ‘인성’이 좋은 사람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실력이 아무리 좋아도 선수단이 흩어지면 안 된다. 우승 못 해도 좋으니 먼저 원팀이 돼야 한다. 김창윤 감독에게도 선수영입에 대해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도 함께 봐 달라고 했다. 팀을 무너트리는 스타플레이어는 없어도 된다. 단기적인 성적보단 구단의 장기적인 미래를 보고 결정했다.

▲ 양평FC 안팎의 문제를 공식 석상에서 짚고 넘어갈 의사가 있나

당연히 있다. 민의가 그렇다면 해야 한다. 그냥 덮고 넘어가서 될 일이 있고 안 될 일이 있다. 다만 당사자인 전임단장이 이 문제에 대해 사실 여부를 증명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그 와중에 내가 먼저 나서 말하면 내 의견으로 인해 당사자의 의견이 흐려질 수 있다. 성급한 언론플레이는 하고 싶지 않다.

▲ 양평FC에 양평출신 선수가 적어 창단목적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선수단 선발 권한은 감독에게 위임했다. 누구든지 면접을 보겠다고 오는 선수는 테스트를 받는다. 양평 선수뿐 아니라 모두에게 문이 열려있다. 코치진 중 한 명은 양평에 연고가 있는 사람으로 뽑았다.

어린 선수들이 양평에서 축구를 시작해 밟아 나갈 수 있는 계단의 역할을 하기 위해 최근 양평FC U-12를 창단했다. 양평엔 축구를 하려는 어린아이가 많다.

유스팀 창단과 지원은 장기적으로 양평FC의 창단목적까지도 생각한 것이다. 당장 양평에서 선수를 발굴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어린 선수들이 외지로 나가지 않고 양평 팀에서 잘 정착하면 자연스레 양평FC로 올라오는 선수가 늘지 않겠나.

FC U-12가 갈 중학교 축구부가 생기고, 그 아이들이 청운․양동고등학교 축구부로 간 후 양평FC로 입단하는 절차를 자연스레 밟게 하고 싶다.

▲ 코로나19로 시즌이 연기됐다. 향후 계획과 목표는?

처음부터 내가 생각했던 지향점은 그대로다. 선수단의 운영은 감독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 관련해서 “한 명의 낙오자나 이탈자가 없어야 한다”고 전달했다. 사무국장과 코치진이 매일 전화해 선수들의 위치와 상태를 점검한다. 이달 31일 12명, 다음 달 2일 11명의 선수가 양평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시즌준비에 돌입한다. 합숙 전 각 숙소에 1인씩 1박 2일로 격리돼 몸 상태를 보고 아무 이상이 없으면 함께 훈련을 시작한다.

일주일에 한 번은 프런트와 코치진이 정기적으로 만나 소통할 것이다. 때로는 선수단이 감독․코치에게 못하는 말은 주장(지경득 선수)이 사무국장과 소통할 것이다. 같은 지향점을 두고 간다. 바라보는 곳이 다르면 흩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준우승을 했기 때문에 무조건 우승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다. 감독에게 올해는 5위 안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잡아 달라고 했다.

올해부터는 구단홍보에 더 힘을 쏟을 것이다. 지난 2년 동안은 양평FC가 경기를 잘한 것에 대한 칭찬과 못한 것에 대한 질책이 거론조차 안 됐다. 부족한 운영에 대한 비판과 비난도 나올 것이나 대안이 제시된다면 수긍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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