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국민이 바라는 국회, 국회의원
총선 기획인터뷰 김빛(만18세)씨

본지는 4‧15 총선을 맞아 주민들이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목소리를 싣고자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만 18세 선거권’ 선거연령 하향 법 제정을 통해 선거권을 가지게 된 김빛(만 18세)씨와 지난 5일 읍내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올해로 만 18세가 된 20살 김빛이다. 부천에서 태어나 초등생 때 양평으로 이사와 양평동초-양평중-양평고를 졸업했다. 따지면 외지인이지만 난 양평사람이라 생각한다(웃음). 현재 예비 대1인데 대학교 OT가 신종코로나로 취소돼 아쉽다. 물론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친구들이 그런 상황이다. 개강을 기다리고 있다.

▲ 요즘의 관심사는?

대학입학과 교회다. 대학은 수시전형으로 1차 합격해 다른 친구들과 달리 정시와 수능 스트레스를 크게 받지 않아 감사하다. 물론 진로에 대한 고민은 누구 못지않게 깊었다. 입시는 음악으로 준비했는데 주말마다 하는 교회 사역이 너무 좋았다. 결국 신학을 선택했고 한신대학교 신학과 새내기가 됐다.

▲ 선거권이 생겼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가?

사실 정치에 대한 인식이 마냥 달갑지 않다. TV만 봐도 어른들이 정치하며 매일 싸우는 것을 본다. 입법 때문에 국회에서 서로 싸우는 것을 봤는데, 싸우는 것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그 법안이 뭔지 나중엔 까먹었다. 오래 살진 않았지만 이미 정치에 대한 대화의 ‘고정관념’이 생긴 것 같다.

▲ 어떤 고정관념인가?

어른들이 정치에 대해 말할 때 자신의 색깔이 이미 확고해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안 듣고, 본인말만 한다는 고정관념이다.

제가 지켜본 부모님 윗세대 분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떤 비리가 계속 드러날 때도 본인의 색깔대로 “저 사람은 분명 무슨 사정이 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그렇다. 그럴리가 없다” 혹은 “저 사람이 그럴 줄 난 이미 알고 있었다. 역시 저 사람은 안 된다”라며 이미 끼고 있는 색안경이 있는 것을 봤다. 그 색안경이 대화의 시작조차 꺼려지게 만든다.

▲ 생애 첫 투표의 기대와 더불어 첫 선거권을 갖게 된 소감은?

“과연 투표권이 있다고 한사람의 유권자로 제대로 인정 해줄까?”라는 물음표가 먼저 떠오른다. 집중되는 시선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사회적으로는 ‘이제 너는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아직 투표를 안 해봐서인지 체감되지 않는다. 우리 나이대의 친구들은 정치보다 각자의 미래에 더 관심이 많은 시기 같다. 실제로 주변 친구들과 말을 나눠도 그렇다. 정치얘기 안할려고 한다. 우리에겐 학업과 진로선택이 눈앞에 있었고 그것의 사회적 강요를 느꼈다. 정치는 아직 머나먼 얘기로 느껴진다. 일부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중요하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은 든다.

▲ ‘선거연령 하향’에 대한 주변의 반응이 있나?

사회가 기대하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놀라우리만큼 반응이 없다. 친구들은 선거얘기를 전혀 안하고 심지어 선거 하는지도 모르는 친구가 있다. 나도 지난 명절에 어른들이 말씀하셔서 알았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우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궁금하다. 선거연령 하향에 대해선 당사자인 우리보다 어른들이 더 관심이 많고 주제화하는 것 같다.

▲ ‘학교가 정치판이 되고 면학분위기를 해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글쎄,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데 너무 섣부른 판단이지 않나 싶다. 정치판? 정치 교육을 담임선생님이나 특정 선생님이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은 있다. 개인마다 편향된 정치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학교마다 다른 선생님이 정치교육을 하는 건 선생님과 학생 모두에게 부담이다.

중립적으로 ‘정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를 초빙해 교육을 받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또 학교 토론 시간에 낙태, 동성애와 같이 현대사회에서 대두되는 주제와 더불어 정치가 주제화 될 것 같다. 토론 주제가 정해지면 학생 스스로 조사하는 과정에서 많은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정치를 건전하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 학교를 다닐 당시 정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있나?

선거철 포스터나 지나가는 홍보 팜플랫 정도? 정보를 주겠다고 직접 찾아온 사람을 본적은 없다. 잘못한 정치인이 실시간 검색어에 뜨면 잠깐 기사 읽고 끄는 정도가 관심의 전부다. 미래에 정치에 대한 꿈이 있는 것이 아닌 이상 대한민국 고3이 투표권 생겼다고 영단어 외울 시간에 정치 공부를 할 것 같진 않다. 여전히 학생들에겐 투표보다 공부가, 정치보단 본인의 미래가 더 소중한 것이 현실이다.

▲ 투표할 것인가?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할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 매번 싸우는 것만 봤다. 가장 많이들은 얘기는 정치인의 부정부패다. 국회의원이 중요하다는 것은 아는데, 내가 정치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누군가를 뽑았을 때 내 한 표가 어떻게 작용할지 잘 몰라 투표가 꺼려진다. “모르면 알아야지”라는 말엔 솔직히 알고 싶지 않다는 대답을 하고 싶다. 싸우는 국회에 관심가지는 것이 내 앞길 보다 소중한가?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을 때, 난 아직 그렇지 않다. 내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 혹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가 있나? 선택하는 기준은?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는 없다. 굳이 표현하자면 지금 나에게 정당은 상관이 없다. 허나 기준이 있다면 당을 주도하는 사람이 국민을 얼마나 생각하는지에 관심이 간다. 또 본인의 신념이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고 굳건한 사람을 선호한다.

얼마 전, TV에서 ‘노무현입니다’를 봤다. 故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 때 수많은 국민들에게 욕을 먹었다고 들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난 지금은 국민을 생각하는 그 꿋꿋함을 그리워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좋은 대통령’으로 남은 그가 남긴 행적을 볼 때, ‘잘하는 사람’보다 ‘정직한 사람’이 우리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생각한다.

▲ 기억에 남는 정치인이나 공약이 있나?

송만기 후보의 선거CM송이 기억에 남는다. “송만기! 송만기! 만기만기송만기!” 사실 그것 말고는 기억 안 난다.

공약? 음... 교회 앞에서 한 예비후보의 명함을 받았다. 근데 딱히 공약이 적혀있는 것 같진 않았다.

▲ 나라 전반에서 일어나는 공정하지 않은 일은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

어떤 어머니가 보험금 때문에 아들과 남편을 죽인 사건을 봤다. 돈이 인간성을 잃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국회도 마찬가지다. 횡령 및 부정청탁 등이 만연한 것을 우리 학생들이 본다. 정치가 돈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우리가 뽑은 300인의 대표는 올곧은 신념을 가지고 부정부패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그러면 바뀔 수 있다. 허나 300명 중 한명이라도 그런 생각이 아니라면 불가능 하다.

▲ 국회의원에게 바라는 점은?

바라는 점 없다. 뭘 바래야할지 모른다고 말하는 게 맞겠다. 물질적인 것을 강요하는 사회고 성적과 학벌, 진로를 중요시 하는 사회다. 법이 바뀌었다고 우리에게 정치에 관심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 있는가 되묻고 싶다. 어른들이 이런 사회를 만들어 놓고 진로와 정치 두 개 다 신경 쓰라고 하는 분위기 같아서 혼란스럽다. 바라는 점이 없는 이유는 관심이 없어서고 관심이 없는 이유는 몰라서다. 어렵다. 정치참여가 어느 정도의 무게인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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