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16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 야외광장

양평군립미술관은 지난 13일 겨울 프로젝트 <미디어시티 MEDIA CITY>전과 함께 <겨울사슴 WINTER DEER 야외미술전>을 개막했다. 다양한 재질과 형태미의 겨울사슴 작품들, 특히 2m 이상의 대형작품들은 한 겨울에 사슴들이 미술관에 나들이 온 느낌을 줘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실내 프로젝트전시가 열리는 기간 동안 미술관 광장에서 별도의 야외전시를 열어왔다. 올 겨울에는 겨울사슴을 전시 주제로 선정했는데, 사슴을 모티브로 창작활동을 해온 국내 대표적인 작가들이 참여했다.

어린 시절 꿈이 사육사였다는 김우진 작가는 플라스틱재료를 동원해 자유로운 색채미와 함께 사슴의 표정을 담아냈다.

어호선 작가의 ‘A Deer of Hope’는 사슴의 뿔에 구름의 이미지를 조합해 상상이 자라나는 모습을 표현했다. 꿈의 풍경을 사슴의 이미지로 그려낸 작가는 관람객과 상상의 대화를 이끌어내고자 했다.

이기철 작가는 주인의 그릇된 사랑으로 인해 자연적인 체형에서 벗어나 버린 뚱뚱한 애완동물들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가해지는 타인에 대한 유무형의 폭력을 이야기했다. 자연 그대로의 체형을 벗어난 그들의 인위적인 외형은 따듯한 겉모습 속의 또 다른 냉소를 낳고 있음을 말해준다.

정의지 작가의 ‘Re-Genesis’와 ‘Engram’ 시리즈는 일상적 오브제를 다양한 가공을 통해 동물 형상으로 조각화한 연작이다. 존재 의미를 상실한 오브제의 소멸과 망실, 그리고 뒤이어 재생 또는 소생 같은 잠재된 심상을 시각화하고 있다.

정찬우 작가는 큐브 모양의 철재를 잘라 사슴의 형태를 만들어냈는데, 기존의 스테인리스 스틸과는 또 다른 아우라를 보여준다. 특히 어린 시절 자연에서 뛰어 놀던 추억을 되살려주고 풍요로운 휴식과 안식을 주고자 시‧지각을 확장시키고 있다.

조영철 작가의 작업은 본능적으로 이상적인 곳을 찾아 이동하는 야생동물의 모습으로, 거친 대자연속에서 망설임이 없어 보인다. 문화와 예술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가치가 만나면서 고단한 여정은 결국 만족스러운 곳에 도착하게 된다.

미술관 관계자는 “한 해를 마감하며 개최한 이번 야외설치미술전은 자연생태계에서 서식하는 사슴들의 역동성이 예술로 승화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양평의 겨울을 보다 따뜻하게 만드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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