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문화원, 인문프로그램

양평문화원 1층에서 열린 작품전시회. 주민들이 찾아 전통바느질 작품을 감상했다.

양평문화원은 지난 6월부터 ‘2019 생활문화시설 인문프로그램’ 공모사업으로 ‘인문학자와 함께 읽는 동양고전’과 ‘옛 바느질로 내 마음 풀다’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수강생들은 20회 수업을 통해 조민숙 토리공예공방 대표와 전통바느질 작품을 만들고, 차영익 태동고전연구소 연구원과 논어(論語)를 배웠다.

지난 1일 양평문화원 1층 로비에는 호박노리개, 모시연잎다포, 예단보자기, 두루주머니 등 옛 바느질 작품이 전시됐다. 수강생들의 작품전시회로, 전통바느질의 섬세함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이 주민들을 맞았다.

전통바느질 수업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참여자간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각바늘겨례, 맘부주머니, 조각보자기 등 바느질 기술을 배우는 수업인 듯 하지만 옛 물건에 담긴 이야기도 듣고, 작품을 만들며 나오는 이야기, 수업이 끝난 후 적는 ‘작품이야기’를 통해 나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수업에 담겼다.

조민숙 대표는 “대중강좌로 진행하면서 더 많은 분들이 전통공예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바느질은 기능, 기술적인 것 뿐 아니라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다. 작품을 만들며 각자의 느낌이나 생각을 나누고 어린시절, 부모의 세대를 복기하는 과정 속에서 지금의 나와, 앞으로의 나를 생각하는 여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여성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지친 마음을 해소할 수 있길 바란다”며 웃었다.

이승희(45)씨는 “수업을 통해 또래뿐 아니라 먼저 삶을 겪은 선배들도 만나고 옛 분들의 삶을 배우고, 지금 살아가는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수업을 통해 내가 더 단단해지고, 쌓여있던 것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느꼈다. 앞으로 이런 강좌가 더 많아져 더 많은 분들이 규방공예를 경험하고, 전통적인 우리나라의 문화를 살리고 보존하는데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논어 수업 모습

같은 날 문화원 2층에서는 ‘인문학자와 함께 읽는 동양고전’ 수업이 열렸다.

“사씨왈 학자능소지내외지분, 개가이낙도이망인지세.” 차영익 교수와 20여명의 문화원 회원들이 논어를 낭독하며 익혔다. 동양고전의 정수 ‘논어’ 완독을 목표로 진행한 수업은 일방적 강연이 아니라 참여자가 수업에 참여하고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차 교수가 선 낭독 후 구절과 관련된 이야기, 자신의 경험을 들어 설명을 하면 학생들이 질문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며 토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차영익 교수는 “대중강의는 처음이었는데 이전까지 강의를 나선 제가 선생님이었다면 이번에는 수업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논어가 공자가 경험하며 느낀, 사는 이야기인 만큼 경험이 많은 선생님들이 배우기에 좋은 내용이었다”며 “논어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며 수업을 하다 보니 진도는 느리지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채울 수 있는 시간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명숙(73)씨는 “20회가 끝이라는 게 아쉬울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다. 주입하는 수업이 아니라 선생님과 같이 나누는 수업으로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었다”며 “‘수신재가치국평천하’라 했으니 우리만 배우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분들, 위정자들도 배웠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홍(75)씨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현대사회에서 공자의 글을 읽으면서 우리사회가 가야할 길 부족한 면을 생각하게 해주는 수업이었다” 며 “고전교육을 많이 발전시키고 젊은 층에도 보급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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