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송 숙명여자대학교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객원교수

제12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2019. 9. 19~21)가 ‘어느 마을에서 왔니껴, 모두 편하이껴’라는 슬로건으로 개최됐다. 마을만들기전국대회는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 전국지속가능발전협의회,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 지방분권전국회의가 주최하는 전국단위의 행사로 ‘열린 마음으로 교류하고 성장하는 마을만들기 전국대회’라는 취지로 12회째 이어져 오고 있었다.

이번 안동에서의 행사 프로그램은 대토론회, 개막식, 기획 컨퍼런스, 자유주제 컨퍼런스, 마을탐방, 문화탐방, 청년토크콘서트, 네트워크파티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는 자유주제 컨퍼런스의 ‘나는 마을공동체 내에서 안전한가?’의 사례발표자로 참가하게 되었다.

마을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마을 문화가 변화해야 한다는 점과 마을 문화를 기획할 수 있는 문화기획의 역량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전통적인 마을문화는 내가 태어나 자라고 삶이 지속되던 개념에서 이주와 정주의 넘나듦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변화의 수용과 정착을 위한 문화가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지역이나 마을 활동가들을 위한 문화기획 분야의 역량을 강화시켜 내 지역에 맞는 내 지역에 필요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찾아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수미 대표는 “2018년 귀농귀촌 인구가 50만을 넘어섰고, 이들 중 영농기술의 미습득, 주민과의 마찰로 인해 역귀성 인구가 40%에 해당한다”고 했다. 본인도 이주해온 5년 동안 농업에 관련한 다양한 공부하고 직접 농업에 종사하기보다 주위의 농업과 연관된 ‘체험’이라는 키워드로 성주를 삶의 터전으로 확장시켜 냈다고 한다. 귀촌 5년 동안의 정착과정을 “합리적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많은 상황들과 학연, 지연, 혈연으로 뭉쳐진 법보다 위의 ‘텃새’로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정주민들의 심리를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가한 군위군에서 오신 박신주(소보마실)대표는 “귀농귀촌은 자기가 잘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해야 한다”며 “작목과 농사에 집중하지 말고 마인드 교육과 시골살이를 하며 주민들과 관계를 먼저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농촌공동체가 깨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더 이상 이 지역에 자신의 자녀들이 살지 않기 때문에 지역을 위해 헌신하거나 투자하는 일이 무의미해진 어르신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대동계에서 이루어지던 십시일반(十匙一飯)의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마을예산이 없어 못하는 행사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토론자로 참여한 심상용(안동시귀농귀촌협의회)회장은 “귀농은 이민이고, 창업이다. 농부들은 개인사업자로 보고, 모두가 경쟁자로 생각하고 남이 잘되는 것에 배 아파하는 게 현실이다. 다 농사짓지 말고 분업화시켜 나가야 한다. 기능적인 공동체가 필요한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안에 주민들 외에도 타 지역의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공동체 모임을 형성해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기능을 나눠 활용할 부분을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마을공동체 내에서 안전한가?’라는 주제 속에서는 ‘사람’, ‘개별성’, ‘기능적공동체’, ‘가슴으로 이해’, ‘문화예술의 역할’까지 생생한 경험과 다양한 접근방법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편, 우리 양평군의 마을만들기는 안녕한지 궁금해졌다. 지역단위로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도 있고, 전국마을만들기 네트워크에서는 매년 실시하는 전국대회와 매월 진행하는 대화모임도 있다. ‘대화모임’은 마을만들기를 활성화하고 전국의 마을만들기 주체 간의 연대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매월 전국을 순회하며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전국대회는 전북 진안에서는 4회가 진행되었고, 속초, 수원, 서울, 정읍, 안동 등에서 진행되었다. 이런 행사를 주최함으로써 우리지역의 마을만들기 사업을 알리고 전국의 마을만들기 활동가와 관계망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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