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옥 서종면 새마을회 면부녀회장

꼬끼오……!

어느 날 이른 아침. 핸드폰에 알람을 맞추어 놓고도 긴장감을 풀지 않고 잔 탓에 알람보다 한 시간이나 먼저 일어나 울어대는 닭소리에 눈이 번쩍 떠집니다.

오늘은 새마을이 거리 청소와 풀 뽑는 날!

집 마당의 풀은 한 뼘이 훌쩍 넘었음에도 별 신경이 쓰이지 않는데 왜 서종 거리의 풀들과 길거리의 쓰레기는 티끌만큼만 보여도 눈에 그렇게나 성큼 다가오는지. 아직 어둑어둑한 서종체육공원의 주차장에는 스물스물 한 대 두 대씩 새마을 식구들의 차가 자리 잡기 시작합니다. 긴 장화를 신고, 초록색 조끼를 입고, 손에는 호미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이 새벽녘에 이런 광경이란 참으로 가슴이 벅차고 뜨거워지기까지도 합니다.

보온병에 타온 따끈한 커피를 마시며 우리는 조를 짜서 짝을 지어 서종의 새벽 거리를 만끽하며 출근하는 차들을 뒤로한 채 강가 언저리부터 자리를 잡고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풀 뽑기에 정신을 비워버립니다.

“손에 손 잡고 벽을 넘어서 우리 사는 세상 더욱 살기 좋도록” 이런 노래 들어 보셨지요? 우리 새마을의 노래인양 우린 어느새 노래 가사 대로 마음을 하나로 모았습니다. 누군가가 억지로 시킨다고 이 나이에 마음 없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서로와의 약속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어떤 새벽에는 자는 아기를 업고 나오시는 분도 계셨습니다. 어떤 분이 사정이 생겨서 못 나오시면 다른 분들이 그 몫까지 채워 주시고…. 저는 참으로 복이 많은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형식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서로가 너무 소중해서 지극히 형식적인 인사를 꼭 해야만 하겠습니다.

서종면 새마을협의회장 장인순, 총무 서광운, 부녀회 총무 방종선, 문호1리 부녀회장 김혜경과 광역지도자 이동헌, 문호2리 부녀회장 이상인과 지도자 조상문, 문호3리 부녀회장 이종숙과 지도자 박제문, 문호4리 부녀회장 강영분과 지도자 박여룡, 문호5리 부녀회장 차귀임과 지도자 구본원, 문호6리 부녀회장 이상미과 지도자 박인호, 수능1리 부녀회장 안점순과 지도자 김학수, 서후1리 부녀회장 유찬희와 지도자 박관기, 서후2리 부녀회장 최영자과 지도자 오구열, 도장1리 부녀회장 신순임과 지도자 양우상, 도장2리 부녀회장 윤점숙과 지도자 윤효상, 정배1리 부녀회장 조종애과 지도자 정영석, 정배2리 부녀회장 박우옥과 지도자 박우형, 수입1리 부녀회장 김소희과 지도자 박태중, 수입2리 부녀회장 김현주, 수입3리 부녀회장 김행자과 지도자 조희승, 노문리 부녀회장 이혜진과 지도자 우광필, 명달리 부녀회장 이선숙과 지도자 김주백.

저와 협의회장이신 장인순 회장은 아무리 열정이 있고 노력을 한다고 해도 서종 19개리의 부녀회장님들과 지도자님들의 손에 손 잡고가 없다면 우리는 아무런 그 어떤 것도 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우리 새마을 가족이 심은 들깨는 가을에 조그만 도움도 쉽게 받지 못하는 어려운 고아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겨울에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어 드릴 김장을 위해 배추 심을 준비도 차근차근 하는 중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이 노력하는 저희 새마을을 도와주실 수 있는 기회는 금연을 하셔서 담배꽁초를 줍느라 허리를 구부리는 일을 덜 하게 해주시는 것입니다. 꼭 도와주세요. 여러분 사랑합니다.

 

* 이 글은 서종면주민자치위원회가 발행하는 <서종사랑> 2019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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