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행복버스 2호가 지난 16일 운행을 시작했다. 마을은 축제 분위기였고, 서종면사무소 외벽에는 주민들이 군수에게 보내는 감사편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번 사업은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고, 민관이 호응해 1년 6개월 만에 성과를 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농촌형 교통모델인 행복버스가 양평에 첫 도입된 곳도 서종면이다. 2014년 10월, 65세 이상 노약자를 대상으로 운행을 시작한 서종행복버스 1호는 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지역과 면 중심지를 연결해 목욕탕, 병원, 면사무소, 주민자치센터 등 생활편의시설과 문화시설 이용이 원활하도록 했다. 1호는 자율방범기동순찰대가 운행을 맡았는데, 행복버스는 운송사업자가 아닌 한정면허 사업자도 가능한 때문이다.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는 물론 주민 의견으로 노선과 배차시간을 정하는 맞춤버스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 운행 이듬해인 2015년에는 경기도 민원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YP서종행복버스 타고 행복해요!’로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행복버스는 2017년 청운면에 이어 올해 용문면, 양동면, 단월면에서도 운행을 시작했고, 이달에 서종행복버스 2호가 추가로 개통했다.

2호 서종행복버스는 학생들이나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노선과 배차시간을 조정한 점이 돋보인다. (인구정책 측면에서 특히 더 그렇다.) 한 주민은 출근하는 자녀를 아침마다 양수역까지 데려다줘야 했는데 큰 부담을 덜었다고 반겼다. 9시 등교제가 시행됐는데도 버스시간에 맞춰 일찍 학교를 가야했던 학생들도, 날마다 승용차로 자녀를 등교시켜야 했던 학부모들도 좀 더 여유 있는 아침을 맞이하게 됐다.

서종행복버스 2호는 금강고속에서 위탁운영을 맡아 6개 노선을 운행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 행복버스는 자율방범대나 주민자치위원회 등 면내 단체가 한정면허를 취득해 12~15인승 승합차로 운행해왔다. 금강고속이 25인승 버스로 운행함에 따라 편의성이 증대됐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기존 노선을 줄여야하는 운송사업자 입장에서도 버스구입은 물론 운행거리를 기준으로 지원금을 받는 행복버스는 꺼릴 이유가 없다.

양평군은 국도비(50%) 매칭 계속사업인 행복버스를 다른 면으로도 신설‧확대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제3차 양평군 대중교통계획’에 따르면 대중교통수단은 수도권과 양평군을 연계하는 광역버스, 양평읍을 중심으로 11개 면을 연계하는 간선버스, 간선버스가 닿지 않는 곳을 운행하는 지선버스, 오지와 지역 거점을 운행하는 행복택시 등 4가지로 나뉜다. 이 체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충분한 버스 운행대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양평군은 행복버스 도입을 통해 지선버스가 확보된다면 간선-지선체계가 무난하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참에 「대중교통 이용촉진 및 편의증진 기본 조례」제정을 제안해 본다. 원주시는 2017년 시의원의 공동 발의로 이 조례를 제정해 대중교통 육성‧지원을 지자체장의 의무로 규정했고, ‘모든 시민은 대중교통정책에 협력하고 공공의 안전과 이익에 부합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 시민단체, 교통약자, 학생, 학부모단체, 운송사업자 및 종사자, 시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중교통이용촉진 및 편의증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양평군의회가 조례를 제정하고, 주민자치위원회가 나서 읍면별 위원회와 12개 읍면 협의회를 구성해 양평군의 대중교통을 혁신해나가길 제안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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