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전국은 문화재단의 시대이다. 2014년 지역문화진흥법 이후 광역시도‧시‧군‧구 단위의 문화재단이 전국적으로 설립되면서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경기도에도 31개 시‧군에 경기문화재단을 제외한 15개의 문화재단이 운영되고 있다. 2001년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출범한 부천시의 부천문화재단은 타 지역의 재단 설립과 운영의 벤치마켓 대상기관이기도 하다.

기초자치단체가 설립하는 문화재단은 지역문화진흥법을 근거로 해 지역문화진흥을 목표로 설립하는 전문기관이다. 지역문화진흥에 관한 중요한 시책을 심의, 지원하고 지역문화진흥 사업을 수행 담당하게 된다. 양평군에도 문화재단의 설립이 임박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와 염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문화재단이라는 전문기관의 등장은 지역민들이 생활에서 밀접하게 문화예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전문’ 경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지역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의 출연기관으로만 인식돼서는 안 된다. 지역에 맞는 재단의 독립성, 개방성, 자율성의 범위와 역할에 대한 연구 검토와 더불어 지역문화 발전 비전을 제시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계와 더불어 공론의 장을 확대해 공감대를 형성해내야 한다. 수요와 공급이 적절할 때 운영의 만족도가 높아지게 마련이다. 현장의 수요에 대한 관심과 진단은 크고 넓을수록 좋고, 이를 통한 다양한 사업 도출과 적용은 공급적 측면으로 이어져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물론 우리 양평군 역시 이런 사전조사와 연구용역, 그리고 다양한 공감대 형성을 위한 장이 펼쳐지고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대부분의 지역문화재단은 소속 공연장이나 미술관, 문화재 관련 공간운영과 지역축제, 문화예술지원사업, 생활문화예술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출범하게 된다. 양평군이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문화재단의 활동범위를 생각해 본다. 전문적인 경영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나 사업으로 양평군립미술관과 축제, 관광, 예술관련 지원사업, 문화재 관련사업, 문화예술교육사업, 청년문화사업, 도시문화재생사업, 생활문화예술사업 등이 떠오른다.

문화재단이라는 전문기관이 설립되고 운영을 하게 된다면 무엇보다 전문성을 가진 인적구성이 제일 중요하다. 일을 누가 하느냐이다. 문화예술계의 영역도 넓고 깊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넘나들기가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양평은 오랜 기간 군 중심으로 문화예술사업이 이뤄져 왔다. 말하자면 재단의 운영 측면에서 볼 때 양평군 문화예술계에 헤게모니가 형성돼 있고, 이 헤게모니로부터 얼마만큼 문화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 염려된다.

무엇보다 문화재단에서 가장 우선해야 할 사업은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사업이다. 기초예술은 인체의 심장과 같다. 심장이 튼튼해야 맑은 혈액을 몸 구석구석 전달해 줄 수 있듯이 단단한 기초예술을 토대로 생활문화예술, 문화예술교육사업 등으로 이어져 확대 재생산될 수 있는 구조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양평 관광과도 연계돼야 한다. 양평군은 자연환경과 더불어 수도권과의 교통편이 좋다. 이런 지리적 강점을 살린 문화관광의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한다. 양평의 친환경에 적합한 문화관광콘텐츠 개발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양평은 ‘문화+관광’이어야 한다. 문화와 관광에 역점을 둔 문화관광재단으로는 전북문화관광재단, 전남문화관광재단, 영주문화관광재단, 청송문화관광재단 등이 있다.

양평군 문화재단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단시간에 이뤄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지역과 함께 할 양평의 문화예술플렛폼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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